친정엄마와의 관계가 힘들어요.
엄마와는 뭐랄까...흉보면서 닮는다는데..엄마한테 숙이지 못하는거 보면 제가 엄마를 닮았나 싶기도 해요.
(실제로도 제 동생이 가끔 제가 성질부릴때면 엄마같다고 해요. 엄마가 아빠나 저희를 질리게 할때 하는 행동을..
가끔 남편한테 하고있는 절 발견합니다)
결혼하고 나니 엄마를 여자로써 보면 너무 안타깝고 불쌍해요.
(돈없는 시댁, 시부모님 병수발, 시동생 뒷수발, 자상하지 못한 남편, 바람피던 남편, 줄줄이 말아먹는 사업...등등)
그 안에서 자식둘 키우시느라 그러셨는지..
엄마는 많이 억세지고 세졌어요.
딱 그래요. 여장부 스타일..센 스타일.
자식들한테도 그게 내려온거죠.
본인 마음 표현도 잘 못하고, 자식들이 본인의 보상인데..그만큼 못따라준거에 대한 아쉬움도 크고(학교,결혼 등등)
그래도 저 어디 아프다고 하면 음식도 해다주시고 그래요.
그럴땐 또 저도 엄마한테 잘해요. 아빠 흉보면 맞장구도 쳐주고, 용돈이나 선물도 잘 해드리고..
한번씩 틀어지면 정말 엄마의 고함소리....지긋지긋해요.
시끄럽다. 니가 어른을 가르치는거냐.
한가지로 기분안좋으면, 온 식구들한테 그게 나와요.
가끔은 엄마가 분노조절장애가 아닐까..싶어져요.
엄마본인은 그걸 몰라요. 그리고 아무도 본인편이 아니라고 인생을 헛살았다고 해요.
저는 엄마인생을 보상받게 해주려고 나온 자식이 아닌데...
어떨때는 제가 좀 일찍 결혼한게 이런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랬던거 같기도 해요.
가끔은 엄마가 저를 질투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냥 엄마의 표현이 서툰건지 모르겠는데....
제가 남편한테 이런저런 대우를 받았다고 하거나, 아니면 시댁에서 이러저러해서 속상했다고 하면..
그래 좋구나~ 이런말보다는..
"아빠는 그때 엄마한테 이렇게 상처줬다. 넌 참 팔자 좋구나~"
"그정도로 뭘 그러니? 그때 할아버지가 엄마한테 이렇게 상처를 줬는데..넌 아무것도 아니야~"
마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늘 이런식으로 얘길해요.
어떤때는 그냥 소소한 제 얘길 하는게 꺼려져요 ㅠㅠ
엄마는 기본적으로 자식이니까 엄마한테 숙이고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근데 그게 잘 안되요.
저도 받아들이지 못하는거겠죠.
얼마전에 엄마와 말다툼이 있었고, 제가 그뒤에 전화를 했지만 또 얘기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엄마가 소릴지르고,
전화를 끊고..며칠 뒤 좀 가라앉으신 엄마한테 문자가 왔어요.
전 아직 아무답을 못했어요.
그냥 또 이렇게 되풀이 되는게 지겹고, 다른 가족들도 엄마때문에 너무 힘들다는걸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전 결혼해서 그나마 나와있지만, 싸우고 나면 집에있는 동생한테 제일 미안해요.
저야 그러고 당분간 안보면 되지만, 저때문에 화난게 동생한테 화풀이 될게 뻔하니까요.
(아빠는 좀 덜 미안해요-_-; 아빠때문에 엄마눈치 본게 하루이틀이 아니기때문에)
많이 횡설수설했는데요..
제가 엄마가 이러는게 너무 힘들다고 말하면 사태가 더 악화될까요?
아이조차 못맡길정도로 엄마와의 관계가 두렵다는걸 솔직히 말해야할까요?
아니면 그냥 저도 엄마한테 사과하고 지나가야 할까요?
엄마한테 측은지심을 갖고 잘 해보려고 해도...잘 안되네요.
임신중인데...어떨땐 제 뱃속의 아이와 제가, 엄마와 저와의 관계처럼 될까봐 두렵기도 해요.
고견을 들려주세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