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기 데리고 회사간다는 이야기에 대한 반응 보고..

... 조회수 : 1,332
작성일 : 2012-03-12 16:16:02

전 중소기업 9년 경력 직장인, 현재는 대학원 다니는 아기 엄마입니다.
전 당연히 그 분이 아기 데리고 가셔도 좋겠다 생각했는데, 부정적인 반응이 많아서 놀랐어요.
반대의 이유는, 프로답지 못하다, 공과사를 구분못하는 것 같다,  앞에선 좋다해도 뒤에서는다 욕한다 그런 ...

하지만 적어도 제 직장 생활 중에서는 어린 아기를 양육하는 젊은 직원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서로 배려해주는 분위기가 강했구요, 회사도 점차 그런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였고, 
아까 어디 댓글로도 달았지만 요즘 HRD 에서도 일과 삶의 조화라는 주제,
그러니까 직원들의 개인적 삶이 직장 생활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배려해야만
결국 기업의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논의가 상당히 부각이 되고 있을 정도로 기업쪽의 분위기는 바뀌어가잖아요.
S전자의 경우 결혼기념일 축하 메시지와 선물을 매년 보내주기도 하는데, 
그것도 다 이런 맥락에서 나온 조처들이지요. 눈가리고 아웅이긴 하지만요.
그래서 저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이 생각하실 줄 알았었는데 의외였어요.

한참 왜 같은 여자분들이 더욱 저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까 생각을 해봤는데, 조금 서글퍼요.
회사에서 여직원으로 살아가면서, 육아나 가사문제 때문에 조금도 배려받지 못했던,
그래서 아기엄마고, 딸이고, 부인이지만 그런 자기 사정을 철저하게 감추고 살아야만 도태되지 않을 수 있었던
우리 윗세대(전 30대 후반) 여성분들의 경험이 그런 시선에 녹아 있다고 느껴졌거든요. 
조금이라도 애 엄마 티 내면 욕먹지 않을까 걱정하며 힘들게 사회생활했던 그 경험들이요.

가끔 40-50대 여자 선배들 중에서, 그런 강철같은 분들을 보게 되요. 
절대 개인적인 사정으로 양해 구하지도 않고 남자보다 더 강하게 해야 성공한다고 외치는 분들이죠.
그런 분들은 실제로 육아휴직 챙겨 쓰는 것을 나쁘게 말씀도 하시더군요. 우리땐 못그랬다, 
그러면 남자들한테 욕먹는다, 프로가 아니다, 여자들이 뒤쳐지게 된다...
그 선배들 덕분에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그 분들 피눈물 많이 흘리며 살아온 것도 다 알아요. 정말 고맙고 존경합니다.

앞으로 원하는 건 이제 그런 피눈물 안흘리고 다같이 행복하게 사는 것 아닐까 합니다.
지금도 변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 변해야지요. 
직장다니는 것이 가족에게 희생과 갈등을 불러오는 그런 직장 말고, 
직장 내 탁아시설에 내 아기를 맡기고, 점심시간에 아기 보고 다시 올라와서 즐겁게 일하는 곳,
육아 때문에 정시칼퇴근해도 비난 받지 않는 직장, 
육아휴직 눈치보지 않고 써도 되는 곳, 아빠도 육아휴직 가능한 그런 곳이 점점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런 곳이라면 당연히, 
육아휴직 신청 서류 제출하는 날, 귀여운 아기와 함께 회사에 나타나는 것이 
전혀 어색하고 이상하지 않겠죠. 














IP : 147.46.xxx.1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2.3.12 4:39 PM (14.52.xxx.59)

    반대글 썼어요
    나중에 후기보고 진작 이렇게 말했으면 그런 글 안썼지 ㅎㅎㅎ했지만요
    어느분이 계약직 여사원 얘기도 했지만
    상황따라 다르지요
    가령 2-3년 일한 회사이고,직업이 외환딜러같은거라면 가라고 할수 있나요??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거죠
    전 도우미분이 애기 데리고 와서 내 애랑 그집애 같이 보다가 정말 열받았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어쨌든 공사는 구분해야 하는게 맞아요

  • 2. ...
    '12.3.12 4:56 PM (211.196.xxx.253)

    회사는 공적인 공간인데... 휴직 중에 아기 데리고 들르는 건 몰라도 일하는 중이라면 아기와 함께는 정말 곤란할 듯 해요.

  • 3. ..
    '12.3.12 5:05 PM (211.253.xxx.235)

    배려를 고마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는 여자들이 많았으니까요.
    아기 아프면 당연히 조퇴해야하고 그 사람 하던 일 내가 떠안아 허덕거려야하고.
    뻑하면 어린이집 잔치니 뭐니, 근무시간에 아가랑 통화는 물론이요.
    핸드폰에 아기 사진 깔아놓고 열심히 그것만 들여다보고 있기 등등.
    정시 칼퇴근이 하고 싶으면 자기 일을 다 해놔야죠.
    일은 안하고 칼퇴근은 해야하고 우리나라 육아환경이 어쩌구 어쩌구 하면서
    남에게 일은 미루고, 월급은 다 받아가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2595 일본 후쿠시마 원전 4호기의 현재 상황.. 이래요.. 2 오직 2012/03/13 3,100
82594 여드름 올라온 중학생 아들 먹거리좀 알려주세요. 3 청춘 2012/03/13 1,379
82593 스님 룸에 2 유명한 .... 2012/03/13 1,625
82592 친정엄마와의 관계 힘들어요 2012/03/13 1,878
82591 전기요금 절약법에서... 2 절약 2012/03/13 1,801
82590 요즘 감기가 질기네요.. 1 11 2012/03/13 848
82589 중학생 바람막이점퍼 1 2012/03/13 1,706
82588 점뺀 자국이 빨개요 5 점뺏는데 2012/03/13 2,307
82587 박그네는 옆에 누가..... 1 별달별 2012/03/13 870
82586 봄만 되면 지름신 내리시는 분 있으세요 7 이런~ 2012/03/13 1,546
82585 교회가 그래도 ...간판이... 별달별 2012/03/13 873
82584 샤넬 빈티지 미듐 팔려고 하는데;; 혹시 주의할점 있을까요 3 가방 2012/03/13 2,301
82583 인터넷 티비.. 하나, 쿡, 메가...만족하세요?? 1 영화 2012/03/13 976
82582 이승철의 잊었니를 듣다 보니 봄 탈거 같아요.. 2 잊었니 2012/03/13 1,688
82581 목사는 아무나 되는거예요? 12 근데요 2012/03/13 2,396
82580 울산 김밥 맛있는 집 좀 알려주세요 4 ... 2012/03/13 2,147
82579 너무 빨리 읽어요. 4 엄마표영어 2012/03/13 853
82578 한그릇 음식 뭐 즐겨드세요? 19 저녁준비 2012/03/13 4,440
82577 MBC, 노조 집행부 전원 재산가압류 신청 논란 “악질적 노조탄.. 8 세우실 2012/03/13 1,118
82576 법원 정말 대단한듯...허아.. 법원 2012/03/13 865
82575 홍삼 어디서 사서 드세요? 7 부실 2012/03/13 1,900
82574 정말 열심히 모은 5000만원 어떻게 할까요 4 푸른하늘 2012/03/13 3,120
82573 강아지출산질문이요?? 3 ??? 2012/03/13 1,349
82572 그냥.. 위로받고 싶어요 13 인생의 한 .. 2012/03/13 2,992
82571 국비무료학원 출석 안하면 자비 내야 되나요? 5 ... 2012/03/13 1,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