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남편이래도 무심코 낭비하는거 너무 싫어요.

알뜰이 조회수 : 2,088
작성일 : 2012-03-11 20:46:03

제가 자랄 때 친정이 부족함은 없었어요. 아니 여유로웠다고 해야 맞죠.

그런데 남녀차별이 좀 유별나서 저는 용돈이 늘 궁했고,

딸이라서 부모님한테 용돈 받을 때마다 항상 자존심 상했었어요.

언니들은 부모님 기분 봐가면서 타고 그랬는데

저는 대학생 때가 되니깐 그럴 바에야 아예 돈을 안받고 말겠다.. 이럴 정도였어요.

어느 날엔 아버지가 궁금해 하시면서 너는 공기먹고 사냐고 물어보시더군요.

당연히 알바도 하고 그랬지만, 쓰는 건 지극히 검소하게 쓰는 게 체질화 되었어요.

남들 예쁜 옷 사고 좋은 악세사리하고 그래도

저는 돈이 없으면 못사는 거라고 생각하고 꾸미지 못하는 것도 별로 아쉽게 생각하지 않고 살았어요.

학교 졸업하면서 바로 직장에 다니기 시작해서

지금껏 한번도 안 쉬고 근 30년 일하고 있네요.

저희 살림은 시댁이나 친정에서 정말 단돈 일전한푼도 도와준거 없어서

젊을 땐 정말 하나도 돈이 없어서 천원에도 벌벌 떨면서 넘넘 고생 많이 했어요.

첫째 어릴 땐, 바로 다음주면 돈이 하나도 없게 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적도 많거든요.

아껴서 살면서 부지런히 저축해서 지금은 여유있지만

지금도 제가 검소하게 생활하는 건 마찬가지예요.

오히려 저는 비싼 거를 사면 불편해요.

 

저는 저한테 쓰는 것도 쓸데없는데 돈 쓰는 거 싫어하거든요.

음식을 해도 재료비가 너무 많이 든다거나 하면 싫구요,

제 생활 모든면에서 허례허식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그렇지만 애들 학비라든지 집을 산다든지.. 이런 데에는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

필요한 지출이라고 생각하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아요.

솔직히 제가 저 자신을 위해서 쓰는 건 제 수입에서 아주 극도로 작아요.

 

그런데 우리 남편은,

낭비를 하는건 아닌데 제가 뭘 살 때 아끼느라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으면,

그런거 아낀다고 돈 남는거 아니라고 하면서 툭 써버려요.

지난번에도 소셜커머스에 나온 레스토랑이

남편 직장 근처에, 원래 잘 가던 좋은 곳이 나왔길래 이런 식당도 소셜커머스에 나왔다고 하니까

자기가 사람들하고 가겠다고 하면서 사달라더군요.

얼마전에 제가 그거 유효기간 얼마 안남았는데

당신이 안 갈거면 내가 친구들하고 가겠다니깐 자기가 갈거래요.

근데 오늘 물어보니깐 그새 유효기간 끝나서 못갔다고 하더라구요.

매사에 이런 식으로,

꼭 낭비를 하려고 한다기 보다는 생각없이 돈을 버리는 일이 잦아요.

 

울 남편이 볼펜은 좋은 거 쓰는걸 아주 좋아하거든요.

자기 마음에 드는 볼펜 좋은 거 사고선 잃어버려서 또 사고,

고급 머플러도 사주면 하고 다니다가 어디에 풀러놓고 와요. 잊었다면서요.

 

저는 그런거 정말 돈이 아깝거든요.

근데 남편은 소셜커머스 식당도 유효기간 끝나서 못 간게 별로 아깝지도 않나봐요.

저는 그거 값만 생각해도 속이 너무 상하고

그돈이면 다른 거 할 수 있는거 정말 무궁무진한데 말이예요.

제가 속이 좁은건가요?

 

IP : 118.46.xxx.20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3.11 8:50 PM (112.151.xxx.134)

    당연히 그런 생각없는 낭비는 아깝고 화나죠.

  • 2. ^^
    '12.3.11 9:19 PM (183.100.xxx.68)

    참 멋진 님이시네요
    글 읽으면서 반성해요... 제가 원글님 남편분이랑 조금 비슷한 것 같아서..^^; 당연히 원글님 입장에선 남편분이 계획없이 쓰는것처럼 보일거예요 속좁은거 아니예요.

  • 3. 알뜰이
    '12.3.11 9:35 PM (118.46.xxx.201)

    제가 너무 경제적인 거에 집착하는거 아닌가 걱정이 되어요.
    오늘 오후 내내 남편이 그거 유효기간 넘어서 버리게 된거 생각하면서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손에 일이 안 잡혀요.
    사실 남편도 그거 일부러 그런 게 아닐텐데
    이미 일어난 일 쿨하게 넘기지 못하는 벤뎅이 속알딱지 맞죠.. 제가..
    그거 땜에 계속 속 상해하는게 돈 낭비한 것보다 더 문제가 될수도 있는건데
    제가 왜 그걸 이렇게까지 속상해 하는지 제가 저를 모르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6667 밥이 달아요 어흑ㅠ 5 ... 2012/04/12 1,125
96666 부모님과 1박2일 근교 여행 추천부탁드려요 2 주말여행 2012/04/12 1,625
96665 옥탑방 왕세자, 왜 자꾸 일을 꼬아~ 11 .... 2012/04/12 3,084
96664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이유 다시 힘을 .. 2012/04/12 622
96663 이상한 조금전 부정선거 동영상..벌써 다음 검색어에 1 .. 2012/04/12 1,005
96662 잼여사 아세요? 5 꽤예쁘네요 2012/04/12 1,118
96661 (한명숙 여성부장관 되기 전까진) 클릭 금지 1 오물 글임 2012/04/12 602
96660 민주당 정동영건에 대해 왜이리 조용한가요? 4 호호 2012/04/12 1,373
96659 한명숙도 사실 여성부장관 되기 전까진 6 ... 2012/04/12 1,551
96658 근데 김대중, 노무현 같은 분이 우리나라에 또 나올 수 있을까요.. 6 84 2012/04/12 1,112
96657 결혼하기 전에 남편될 사람 떡이되도록 술 맥여봐야 하나요?? 13 송파껍질 2012/04/12 3,113
96656 그리고 이름 네자인 사람 있잖아요.남윤인순 같은 7 ... 2012/04/12 2,039
96655 13석, 어떤 의미인가요? 대단한건가요?? 아울러 시민오빠 지못.. 14 통진당 2012/04/12 2,813
96654 lte요금제 쓰시는 분... 2 스마트폰 2012/04/12 982
96653 확실히 남자볼때,,그집안 분위기가 참 중요한거 같아요.. 8 루비 2012/04/12 2,981
96652 민주당은 선거 전략이 너무 정치적이고 갈등과 분열 조장형이였죠... 8 ... 2012/04/12 945
96651 길에서 핸드폰을 주웠는데.. 4 주인 2012/04/12 1,360
96650 제 남편 곤장을 칠까요? 주리를 틀까요? 41 여러분의 의.. 2012/04/12 8,218
96649 킹투하츠 앞부분 놓쳤네요. 알려주세용. 3 이와중에 2012/04/12 940
96648 진중권 방금 전 트윗 42 ㅇㅇ 2012/04/12 7,001
96647 선거 끝난 뒤가 더 재밌네요 ㅋㅋㅋ 8 깔깔깔 2012/04/12 1,673
96646 김용민이 정말 문제는 문제였군요(펌) 13 ... 2012/04/12 3,217
96645 야권연대 944만표 > 새누리 932만표 ..대선 분명 가능성 .. 6 루타 2012/04/12 1,096
96644 몸이 너무 피곤해서 죽고싶어요. 19 2012/04/12 22,882
96643 저같이 이제 막 진보에 눈을 뜨기 시작했는데 나꼼수는 듣기힘든 .. 54 용기내어 2012/04/12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