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남편이래도 무심코 낭비하는거 너무 싫어요.

알뜰이 조회수 : 1,821
작성일 : 2012-03-11 20:46:03

제가 자랄 때 친정이 부족함은 없었어요. 아니 여유로웠다고 해야 맞죠.

그런데 남녀차별이 좀 유별나서 저는 용돈이 늘 궁했고,

딸이라서 부모님한테 용돈 받을 때마다 항상 자존심 상했었어요.

언니들은 부모님 기분 봐가면서 타고 그랬는데

저는 대학생 때가 되니깐 그럴 바에야 아예 돈을 안받고 말겠다.. 이럴 정도였어요.

어느 날엔 아버지가 궁금해 하시면서 너는 공기먹고 사냐고 물어보시더군요.

당연히 알바도 하고 그랬지만, 쓰는 건 지극히 검소하게 쓰는 게 체질화 되었어요.

남들 예쁜 옷 사고 좋은 악세사리하고 그래도

저는 돈이 없으면 못사는 거라고 생각하고 꾸미지 못하는 것도 별로 아쉽게 생각하지 않고 살았어요.

학교 졸업하면서 바로 직장에 다니기 시작해서

지금껏 한번도 안 쉬고 근 30년 일하고 있네요.

저희 살림은 시댁이나 친정에서 정말 단돈 일전한푼도 도와준거 없어서

젊을 땐 정말 하나도 돈이 없어서 천원에도 벌벌 떨면서 넘넘 고생 많이 했어요.

첫째 어릴 땐, 바로 다음주면 돈이 하나도 없게 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적도 많거든요.

아껴서 살면서 부지런히 저축해서 지금은 여유있지만

지금도 제가 검소하게 생활하는 건 마찬가지예요.

오히려 저는 비싼 거를 사면 불편해요.

 

저는 저한테 쓰는 것도 쓸데없는데 돈 쓰는 거 싫어하거든요.

음식을 해도 재료비가 너무 많이 든다거나 하면 싫구요,

제 생활 모든면에서 허례허식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그렇지만 애들 학비라든지 집을 산다든지.. 이런 데에는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

필요한 지출이라고 생각하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아요.

솔직히 제가 저 자신을 위해서 쓰는 건 제 수입에서 아주 극도로 작아요.

 

그런데 우리 남편은,

낭비를 하는건 아닌데 제가 뭘 살 때 아끼느라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으면,

그런거 아낀다고 돈 남는거 아니라고 하면서 툭 써버려요.

지난번에도 소셜커머스에 나온 레스토랑이

남편 직장 근처에, 원래 잘 가던 좋은 곳이 나왔길래 이런 식당도 소셜커머스에 나왔다고 하니까

자기가 사람들하고 가겠다고 하면서 사달라더군요.

얼마전에 제가 그거 유효기간 얼마 안남았는데

당신이 안 갈거면 내가 친구들하고 가겠다니깐 자기가 갈거래요.

근데 오늘 물어보니깐 그새 유효기간 끝나서 못갔다고 하더라구요.

매사에 이런 식으로,

꼭 낭비를 하려고 한다기 보다는 생각없이 돈을 버리는 일이 잦아요.

 

울 남편이 볼펜은 좋은 거 쓰는걸 아주 좋아하거든요.

자기 마음에 드는 볼펜 좋은 거 사고선 잃어버려서 또 사고,

고급 머플러도 사주면 하고 다니다가 어디에 풀러놓고 와요. 잊었다면서요.

 

저는 그런거 정말 돈이 아깝거든요.

근데 남편은 소셜커머스 식당도 유효기간 끝나서 못 간게 별로 아깝지도 않나봐요.

저는 그거 값만 생각해도 속이 너무 상하고

그돈이면 다른 거 할 수 있는거 정말 무궁무진한데 말이예요.

제가 속이 좁은건가요?

 

IP : 118.46.xxx.20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3.11 8:50 PM (112.151.xxx.134)

    당연히 그런 생각없는 낭비는 아깝고 화나죠.

  • 2. ^^
    '12.3.11 9:19 PM (183.100.xxx.68)

    참 멋진 님이시네요
    글 읽으면서 반성해요... 제가 원글님 남편분이랑 조금 비슷한 것 같아서..^^; 당연히 원글님 입장에선 남편분이 계획없이 쓰는것처럼 보일거예요 속좁은거 아니예요.

  • 3. 알뜰이
    '12.3.11 9:35 PM (118.46.xxx.201)

    제가 너무 경제적인 거에 집착하는거 아닌가 걱정이 되어요.
    오늘 오후 내내 남편이 그거 유효기간 넘어서 버리게 된거 생각하면서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손에 일이 안 잡혀요.
    사실 남편도 그거 일부러 그런 게 아닐텐데
    이미 일어난 일 쿨하게 넘기지 못하는 벤뎅이 속알딱지 맞죠.. 제가..
    그거 땜에 계속 속 상해하는게 돈 낭비한 것보다 더 문제가 될수도 있는건데
    제가 왜 그걸 이렇게까지 속상해 하는지 제가 저를 모르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1481 울아들 보약 한달꺼를 지었는데 아무래도 속은거 같은느낌.. 5 올리 2012/03/11 1,432
81480 어릴때 아들딸 차별해놓고 나중에 딸한테 효도를 요구하는 부모 1 아들딸차별 2012/03/11 9,386
81479 비비크림 바른후 클렌징오일...?클렌징크림...? 4 ........ 2012/03/11 5,060
81478 신들의 만찬 드라마 보세요? 17 ㅎㅎ 2012/03/11 3,795
81477 영어 품사에 대해 질문 있어요 6 ㅜ.ㅜ 2012/03/11 1,914
81476 술 잔뜩 취해서 한말이요ᆢ 8 그냥못넘겨 2012/03/11 2,512
81475 주진우 기자님 새 책 소식 10 영스 2012/03/11 1,987
81474 지잡대라는 표현 참 많이 거슬려요. 24 .... 2012/03/11 6,007
81473 4학년이면 스스로 숙제는 알아서 하고 있지요? 1 .. 2012/03/11 1,009
81472 '성추행' 고대의대생 명예훼손 혐의에 '母' 눈물 호소 20 sooge 2012/03/11 3,706
81471 블로그 포스트하단에 이전글,아래글 이거 어떻게 하는건가요? 블로그 2012/03/11 509
81470 도대체 연산 학습지는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건지요? 5 ........ 2012/03/11 4,637
81469 자녀 키를 부모 키보다 더 크게 키우신 분께 비결 여쭈어요!!!.. 8 ........ 2012/03/11 3,633
81468 존 박 좋지 않으세요? 20 .. 2012/03/11 2,301
81467 알라딘 슈퍼바이백 사용하신 분 계세요? 1 이럴 수가'.. 2012/03/11 1,974
81466 두고두고 보는책 있으세요? 32 아그네스 2012/03/11 3,892
81465 급해요!! 초6, 학습지 꼭 해야 하는 것을 알려주세요!! 2 ........ 2012/03/11 1,100
81464 초3 국어 노마 시 좀 알려주시면 너무 감사해요~^^ 4 학부모 2012/03/11 714
81463 매매, 전세 고민입니다. 8 이사 2012/03/11 2,132
81462 도시가스비가.. 엄청나게 나왔네요 41 충격 2012/03/11 11,859
81461 케이블에 외국인 퀴즈쇼 하네요 키키키 2012/03/11 926
81460 잠실 트리지움 vs 리센츠 8 잠실 2012/03/11 8,126
81459 헐액성 성격에 맹신하는 사람들 보면.. 5 83... 2012/03/11 1,338
81458 갤럭시s2 쓰시는 분들.. 7 ㅇㅇ 2012/03/11 1,437
81457 와이즈 캠프 하시는분 계신가요??? 5 아카시아 2012/03/11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