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릴 적 정말 무서운 기억 하나.

올라~ 조회수 : 5,178
작성일 : 2012-03-11 02:55:54

어릴적에.. 그러니깐 제가 우리나이로 5살 아니면 6살 때 일이예요.

너무 어린 나이지만 아직까지 그때 그 장면의 색깔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거든요.

저희 집은 안방이 있고 안방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방이 하나 더 있었어요.

거실에서 안방 문 열고 들어가면 안방.

그 안방이랑 연결된 다른 문을 열면 아주 작은 복도가 있고 그 복도 오른쪽엔 안방에 딸린 화장실.

그리고 그 복도 끝엔 아주 작은 방이 있었어요.

그 방으로 가려면 안방을 꼭 통해야만 했죠.

물론 그렇다고 그 방이 엄청난 밀실은 아니고 아마 지금 개념으론 드레스룸쯤 됐을거예요.

그 방에 창문이 있었는데 그 창문이 다용도실로 나있었거든요. 그러니 아주 밀폐된 방은 아니었죠.

그래도 제가 유치원생 때라 그런지 그 방이 왠지 무서웠어요. 저 혼자 속으로 그 방은 귀신이 사는 방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그 방엔 절대 안들어가고.. 그런건 아녔어요.

저희 아버지는 의사셨는데 젊은 시절이라 그런가 그 당시 당직이 잦았거든요.

아버지가 당직인 날엔 엄마랑 저랑 언니랑 셋이서 그 끝방에 있는 작은 침대에서 같이 잤어요.

그런건 오히려 정겨운 기억으로 남아있죠.

아버지가 집에 오는 날엔 네 식구 모두 안방에서 이불깔고 잤어요.

안방에 누우면 그 작은방으로 향하는 방이 보이는 방향으로 누워서 잤어요.

그러던 어느날..

하루는 온 식구가 안방에서 자다가 제가 한밤중에 잠깐 깼어요. (라고 저는 기억하고 있어요.)

근데 그 작은 방으로 향하는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어떤 긴 머리의 여자가 걸어들어와선 우리 식구가 자는 옆에 쪼그리고 앉았어요.

그리고 자는 우리 네 식구를 말없이 바라봤어요.

그 여자는 약간 마르고 키큰 여자였고 머리가 길었어요.

아무 표정없이 쪼그리고 앉아 자기 무릎에 턱을 괴고 우리를 내려다 봤는데요,

그 여자는 빨간색/흰색의 세로 줄무늬 바지를 입고 있었어요.

전 막연히 저 여자가 귀신이구나.. 생각하고 너무 무서워서 그냥 자는척 했어요.

실눈 뜨고 보면 그 여자가 멍하니 우릴 내려보고 있었어요.

저는 그게 꿈인지 실제인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스물아홉살인 지금도 저는 그 날 밤 우리집 안방의 정경을 정말 또렷하게 기억해요.

그 여자의 정체가 뭘지.. 가끔 궁금해요.

IP : 110.13.xxx.2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3.11 3:06 AM (175.114.xxx.75)

    꿈이겠죠........

  • 2. ...
    '12.3.11 3:06 AM (119.67.xxx.202)

    ㅎㅎㅎ 저도 무서워용....

  • 3. 올라~
    '12.3.11 3:08 AM (110.13.xxx.2)

    죄송해요 공포물로 느껴지셨다면..
    전 그런 의도로 쓴건 아니고 밤이 깊다보니 예전 기억이 갑자기 떠올라서요.

    꿈이라고 하기엔 정말 생생하거든요. 제가 일곱살 되기 전에 그 아파트에서 이사했으니 확실히 많이 잡아도 여섯살인데... 정말 생생해요.

  • 4. 올라~
    '12.3.11 3:10 AM (110.13.xxx.2)

    그때 자는 척 하다가 그 여자가 갔을까 싶어 눈을 떴는데 어느 순간 그 여자가 없어져서 혹시 다른 쪽으로 이동했나 싶어서 고개를 들어 방 안을 둘러봤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그리고 고개를 들어서 베란다쪽으로 나있는 안방 창문의 간유리에 비친 집밖의 가로등 불빛까지 다 기억나거든요...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봤더니 그 쪽방으로 향하던 그 여자의 뒷모습이 보여서 다시 눈을 감았어요.

    거기까지 기억이 나요.

  • 5. ㅇㅇ
    '12.3.11 3:11 AM (175.114.xxx.75)

    끝은 어떻게 되었나요? 그 여자는 사라졌나요? 어떻게??
    님이 잠들었겠죠?

  • 6. ...
    '12.3.11 3:12 AM (115.126.xxx.140)

    귀신을 신비롭다고 하는 사람은 첨보네요.
    자기 전에 신비로운 이야기 들으려고 들어왔다가
    식겁하고 나가요.

  • 7. ㅇㅇ
    '12.3.11 3:13 AM (175.114.xxx.75)

    그 얘기를 가족들에게 했나요?

  • 8. ..
    '12.3.11 3:17 AM (113.10.xxx.28)

    으 무서워요. 쪽방에 사는 귀신인가봐요. 소름이.

  • 9. 올라~
    '12.3.11 3:20 AM (110.13.xxx.2)

    엄마한테 했어요. 지금도 엄마한테 그 얘기 하곤 하는데요. 뭐 다들 쟤가 헛것봤나봐 하고 넘어가는 분위기예요. 그래서 제가 더 긴가민가 하는것 같아요.

    근데 저희 집만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저 어렸을때 (80년대~90년대 초반)에는 방에 원형 형광등이 있고
    그 형광등에 줄이 하나 달려 있어서 그 줄을 잡아당기면 가장 밝게-밝게.. 이런 조도 조절이 되고..
    또 한번 줄을 잡아당기면 쌩뚱맞게 빨간불이나 초록불이 들어왔었잖아요.

    요즘은 그런 거 없던데...

    근데 엄마가 아버지 당직인 날엔 꼭 그 끝방에서 셋이 같이 잘때
    불을 다 꺼놓지 않고 빨간 형광등(?)을 켜놓고 잤거든요.

    아마 저희 무섭지 말으라고 그러신것 같은데 전 그게 왠지 무서웠어요. 그 조명의 색깔이.
    그래서 그 조명때문에 (빨간빛..빨간바지..등등) 제가 꿈을 왜곡해서 기억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모르겠어요.

    무섭다기보단 제겐 정말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로 남아있어요.

  • 10.
    '12.3.11 3:32 AM (203.170.xxx.6)

    저도 추가요, 모두 유럽 가시고 저 혼자 집에 있는 며칠째였는데 (제가 20대 후반쯤 미혼일때) 누군가가 누워있는 제 어깨를 막 주무르더군요,

    그 날 피로해서 어깨도 목도 뭉친 상태인데 주무르는 느낌이 너무 부드럽지만 손길이 힘도 있어서 일단 누군지 모르지만 너무 무서워서 뒤를 돌아볼수 없었어요, 내가 이런 도둑에게 이런꼴을 당하다니 뭐 이런 생각까지 한듯...

    그런데 10분쯤 지났을까요(제가 돌아누웠던 쪽에 시계가 있었음) 그 느낌이 사라져서 죽을 각오하고 뒤를 돌아봤더니 아무도 없었어요
    게다가 문도 닫혀 있었고 아무소리도 없었구요, 지금도 미스테리예요

    목과 어깨 통증이 덕분에 한달은 나아졌었어요 만성화 되었었는데요 그떄잠깐 좋아졌었죠,

  • 11. 올라~
    '12.3.11 3:33 AM (110.13.xxx.2)

    수수께끼님 말씀도 맞는것 같아요. 저도 제가 만들어낸 환상인지 정말 귀신을 본건지 아직도 헷갈리네요.
    근데 위에 리플에도 썼듯이 그 쪼끄맣던 시절에 20년도 넘었는데
    우리집 안방 간유리에 맺혀있던 가로등 불빛까지 다 기억나요 ㅠㅠ(저희집이 낮은층이었거든요)

  • 12.
    '12.3.11 3:37 AM (203.170.xxx.6)

    원글님 저도 위에 썼듯이 제 기억도 환상은 아닌것이 꿈도 아닌것이...제 앞에 있던 시계의 초침을 계속 보고 있었거든요 10분동안..그 무서운 느낌..잊지 못해요, 분명히 뒤에서 주물렀거든요 어깨를...

  • 13.
    '12.3.11 3:38 AM (119.192.xxx.98)

    실제로 귀신 본적 있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 들으면 더 실감나기때문에 소름이 끼치는데요..ㅠ
    귀신은 얼굴이 희미하지만 눈알이 없어요..
    그런데, 마주친적 있거든요.ㅠㅠ
    그리고, 귀접한 적도 있어요..
    귀접 뭔지 아세요?
    어떤 남자가 나를 꼭 안고 있는 느낌이요..
    아무리 발버둥쳐도 안떨어지는 그 기분나쁜 느낌...
    이걸 어디다 말했더니 귀접이라 하더군요..
    전 영혼도 귀신도 믿거든요..ㅠ

  • 14. 헐.
    '12.3.11 3:40 AM (175.198.xxx.62)

    진짜 무섭네요 불 다 끄고 스마트폰으로 게시글 읽다 덜덜~~

  • 15. ...
    '12.3.11 3:40 AM (119.67.xxx.202)

    무서운데 계속 들어와보는 나는 뭔가....ㅋ
    점점 더 무서워지고 있어요, 댓글이....

  • 16. 올라~
    '12.3.11 3:42 AM (110.13.xxx.2)

    저는 가위를 참 자주 눌리거든요. 제가 처음으로 가위 눌린게 15살 중2 여름이었어요. 너무 생생해요. (생생이라는 말 너무 남발하는것 같은데 진짜 생생이란 말밖엔...;;)

    꿈에서 제가 초등학생으로 돌아갔었어요. 저는 사립초등학교를 나와서 나름 다양한 교실이 많았는데, 건물 지하실엔 탁구실, 미술실, 바이올린실, 첼로실 등이 있었어요. 방과후 수업시간에는 지하실에도 애들이 많았지만 정규 수업시간이 이뤄지는 오전에는 거의 안쓰니깐 꽤 어둡고 뭔가 음침했어요.

    애들이 다들 무서워했어요 그 지하실을. 요즘같은 최신 사립초등학교가 아니라 수십년된 정말 낡은 건물이었거든요.

    꿈에서 제가 그때 그 초등학교 지하실에 혼자 덩그러니 있었어요.
    지하실은 복도가 꽤 길었어요. 그 복도 양옆으로 특별실이 있어구요.

    갑자기 지하실의 양쪽 끝에 있는 철문이 철컥 닫히고 한치 앞을 못볼만큼 캄캄해졌죠.

    저는 정신없이 앞이 하나도 안보이는 상태로 달리기 시작했고,
    실제로 제 귓가에선 꺄르르...하는 여자 웃음소리가 입체음향처럼 울렸어요.

    그리고 몸을 움직일 수 없었죠.
    한참을 용을 쓰다 깨어나서 거실로 나가려다 전 정말 기절할 뻔 했어요.

    어떤 남자 그 새벽 어두운 거실에 혼자 서있는거예요.
    확실히 잠에서 깨서 이게 남들이 말하던 가위눌림이구나 하는 자각까지 한 상태인데...

    우리집 거실에 왠 남자가 우두커니 서있는거예요.

    전 정말 미친듯이 고함을 질렀고...

    알고보니 우리 아버지가 술먹고 들어와서 안방을 못찾고 혼자 거실을 배회하고 계셨던 거였어요.

    ㅠ-ㅠ

    지금도 그때 얘기하면서 가족끼리 깔깔댑니다 ㅠㅠ

  • 17. ..
    '12.3.11 10:03 AM (211.224.xxx.193)

    귀신이 어딧어요? 있다해도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요

  • 18. 아줌마
    '12.3.11 10:09 AM (211.246.xxx.185)

    전요.
    학교가 예체능학과가 있는 학교인데
    여기가 예전에 애기능터자리에요
    그래서 반평짜리 레슨실서 레슨하다가 창밖에
    애기 손본 애들 많아요
    야자 하다보면 ㅋ선생님 뒤따라 복도
    다니는 애기귀신 본 애들도 있고요
    전 예전 자는데 뒤에서 제입에 손가락을 넣길래
    아들인가보다하다
    생각해보니 .ㅠ 혼자자더라고.
    무셔서 얼음되서 숨도 못쉬고.
    우리사무실서 터주신을 꿈속에서 봤습니다.
    그담달 사무실서 고사지내고 대박 났습니다.
    시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안계신데 꿈속에 어떤분이 가부좌틀고 앉아서
    인사받으시길래ㅠ누군가 했는데.
    시댁 첨 인사가서 앨범에 계신 시아버님이시드라고요.
    미칩니다.

  • 19. ,,,
    '12.3.11 2:10 PM (222.232.xxx.206)

    35년전,,마당에 재래시,화장실 쓰던때,,초록전구달아 놓인셧던 아버지,,,ㅋㅋ어릴적 밤마다 화장실 가면서 무서웠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5139 지금 심상정님 지나가시네요 2 ㅎㅎ 2012/04/12 1,231
95138 베이킹 소다 어떻게 쓰세요?? 2 봄순이 2012/04/12 1,540
95137 선거후 인간관계 6 따스한 빛 2012/04/12 1,224
95136 서울에 삽니다. 2 .. 2012/04/12 703
95135 변희재vs윤도현 한 치의 양보 없는 '트위터 설전' 20 세우실 2012/04/12 3,699
95134 송호창씨는 변호사에 인물도 좋고..스타 정치인 가능성이 있어보임.. 7 할수없오 2012/04/12 1,692
95133 벽과 장롱 안에 곰팡이가 잔뜩 꼈는데 주인한테 말하면 되나요? 2 방법이있나요.. 2012/04/12 1,582
95132 우리 알바라 매도하지말고 다 품고 갑시다 1 이제 2012/04/12 469
95131 일없다고 대놓고 잠자는 신입사원... 어캐해야 할까요? 18 아오 2012/04/12 5,181
95130 냉장고 700~870 리터 8 김냉도없어요.. 2012/04/12 1,950
95129 우리집 만 그런가요? 인터넷 연결하려면... 3 인터넷 2012/04/12 869
95128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중에 제일 싫은..ㅠ 34 2012/04/12 4,824
95127 왜 간통녀들은 잘사는 걸까요 ? 33 궁금 2012/04/12 13,278
95126 갈색으로 염색했거든요...;;;;; 2 이 분위기에.. 2012/04/12 1,140
95125 이곳에 진보라는 이름으로 들어오시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59 상식이 통하.. 2012/04/12 2,072
95124 티몬에서 사기당한것 같아요~!! 2 sjee 2012/04/12 6,115
95123 저의 생각입니다. 2 광팔아 2012/04/12 506
95122 성적이 오르긴 꽤 올랐지만,만점 못받아온 아들,내쫓아야할까요??.. 26 엄마의 지혜.. 2012/04/12 3,017
95121 티비에 아이 심리문제로 많이 나오던 신의진 의사? 3 .. 2012/04/12 2,137
95120 북한 소식이 사라졌다 3 인터넷 메인.. 2012/04/12 1,221
95119 돼지고기 냉동한후, 구워먹어도 될까요 3 삼겹살 2012/04/12 790
95118 총선에 대한 의의와 앞으로의 전망 6 공존의이유 2012/04/12 768
95117 검찰 오늘 원혜영당선자 사무실 압수수색. 3 바빠 바빠 2012/04/12 1,396
95116 언제까지 인상쓰고 있을순 없죠. 2012/04/12 424
95115 82cook 회원님들 감사드립니다...^^ 6 오솔길01 2012/04/12 1,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