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애낳고 이상해진건지..다 불쌍해요
어지간하면 불쌍해보여서 작은거에도 막슬퍼진다는거에요.. 살아있는 것들이..조금이라도 안좋게되면 막 너무 불쌍해요 ..예를들면,
유니세프 광고 나오면 눈물나서 티비 돌려버리고요. 뉴스에 어린이관련 범죄가나오면 하루종일 머리속에 맴돌고.
비단 어린이관련해서만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것에 이럽니다
해물짬뽕 먹고 나오다가, 그집 수족관을 보게됬는데 조개들이 한가득 망태기에 빽빽히 담겨있더라고요..조개들이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하다가,,애써 조개는 뇌가없을거야..모를거야..혼자 부정해보고..
또, 냉장고에 있는 계란들 보면서, 이것들도 다 하나하나 생명인데 이렇게 추운데서 피지도못하고 죽어있구나..
방금전 대게요리는 대게를 수돗물에 죽이고 삶는다는글보고,,또막불쌍해요..살아있을때 삶으면 다리가 떨어진다고...얼마나 괴롭게 바둥거리면 지 다리가떨어져나갈까..
첨에는 아이부터 시작해서.. 동물들..이제는 나무도 불쌍해보입니다..막 잘리고 패인 나무보면 안쓰럽고..
저 이거 산후우울증인가요?
1. ㅇㅇ
'12.3.9 10:01 PM (175.114.xxx.75)산후우울증 같네요
2. 콩나물
'12.3.9 10:14 PM (211.60.xxx.104)우울증 아닌것 같아요
엄마가 섬 그늘에...
자장가 부르며 눈물나고
전 상냥팔이 소녀 읽어 주다가 넘슬퍼서 엉엉울었어요. 제 아이 또래 아픈사연보면 펑펑울고
그런 감성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그런다네요
애들이 어느정도 크니 안 슬퍼지던데요?
임신중 잘 놀라는것. 아이 출산하고 감정적이 되는것. 그리고 출산후 일년인가? 이년인가? 성욕이 없는것 모든게 아이를 보호해서 키우기위한 본능적인것 같아요3. 불쌍.
'12.3.9 10:16 PM (223.33.xxx.15)궁금한게..산후우울증이 저처럼 4~5개월에 올수도있나요? 호르몬변화때문이면 언제까지이럴까요,,그좋아하던 csi도 넘잔인해서못보고있어요. 로앤오더는 예고만봐도 치떨리고ㅜㅜ 하필 아동성범죄 에피로 광고하고,.,아 진짜 생각할수록 열받아요,.아동성범죄로 호기심자극해서 시청자 현혹하겠다는발상자체가...
4. ㅎㅎ
'12.3.9 10:17 PM (211.41.xxx.106)저도 님 정도는 아닌데, 애 낳고 세상 만물이 다 유정하고 눈물겹고 짠한 듯 했어요. 모든 새끼 가진 존재와 새끼들이 다 막 그랬네요. 지금도 tv에 꼬물거리는 애 나오면 눈을 못 떼요.
님은 그 정도가 조금 격하고 넓긴 하지만(심지어 조개!!) 아이 가진 어미의 당연한 감정의 범주 같아요.5. 콩나물
'12.3.9 10:18 PM (211.60.xxx.104)자연스러운거에요
임신할때 사소한걸로 예민해서 성격이상해 지는거 생각하면...
호르몬이죠
그만큼 예민하게 아이를 잘 돌보겠죠6. 불쌍.
'12.3.9 10:32 PM (223.33.xxx.15)댓글이 힘이되네요... 이러다 정말이상한 사람될까봐 혼자 고민많이했거든요.. 자연스러운거라고 ..이 한마디가 필요했었나봐요..
7. ...
'12.3.9 10:35 PM (79.194.xxx.204)ㅎㅎㅎㅎㅎ조개!!!!
저도 임신하고 막달 되도록 엄청 예민해져서 화도 잘 내고 눈물이 많아져서 마구마구 울고 그러는데;; 이게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걸까요?;;
하지만 그런 기분은 이해가 돼요. 저도 강아지를 키우고나서 아~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기른 동물을 먹을 수 있단 말이냐, 로 시작하더니 살아서 의식이 있는 소나 닭, 돼지는 먹지 말아야지, 사람을 믿고 살았던 애들인데 얼마나 불쌍한가, 로 퍼져나가서 한동안 무정란이랑 두부, 콩, 이런 것만 주로 먹었어요...생선은 잘 먹었는데 어쩐지 생선이랑 어패류는 별로 안 불쌍해서-_-;;ㅎㅎㅎ
제 생각에 우울증은 아니신 것 같고, 그냥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때가 아니실까요??8. 저도 그런데요
'12.3.9 10:42 PM (14.52.xxx.59)전 좋은것 같아요
좀 지나면 아이들 아픈 프로 보면서 모금번호 누르게 되고,유니세프 뭐뭐 단체에 기부하시게 될거에요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고,더불어 살면서 생명있는 것들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거니 뭐 나쁜거 아니지요
남일같지 않다,,이 말 ..아이 키우면서 동감합니다9. 약간 다르지만
'12.3.9 10:48 PM (115.143.xxx.50)저는 활어(꿈틀거리는 낙지와 입을 뻐끔거리는 회를 친 회)를 보면 쟤네들은 살아서 저런 아픔을 겪고 있구나 해서 먹기 싫어져요.
그렇다고 채식주의자는 아니고 살아있는것에만 느끼는 감정이에요.10. 맞아요
'12.3.9 11:02 PM (112.186.xxx.61)저도 아이 낳기 전에는 아이들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불쌍한 아이들 나와도 그냥 불쌍하구나 그랬지 막 감정이입하거나 그러지 않았거든요
근데 요새는 불쌍한 아이들 아픈 아이들 이야기만 들어도 넘 안쓰럽고 눈물나구요..
선천적으로 불편한 아이들 보아도 그냥 아이도 부모님도 그냥 안쓰럽구요..(동정이 아니니 오해는 마세요)
저는 혼자서도 잘 살수 있는데 뭐가 문제야 그랬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낳고 나니까 내가 참 어리석었구나..내가 이렇게 온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나의 부모님
남편의 부모님 그리고 기억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이렇게 살수 있었구나..
싶은게 참 겸손하게 그리고 인정을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11. 엄마라서
'12.3.9 11:17 PM (175.212.xxx.66)아기를 키우고 사랑을 주고 받고 하면서
마음이 많이 보드라워지고 공감력이 커져서 그렇다고 생각되네요^^
저 역시 애 키우기 전에는 까칠한 아줌마였는데
애 키우다보니 제3세계에 노동착취 당하는 아이들 기사 읽으면서도 막 눈물이 나더라구요^^
아기 어렸을때 이런 성향(?)이 심하다가 애가 크면서 좀씩 무뎌지는 것 같긴해요...12. 돌쟁이엄마
'12.3.10 12:12 AM (58.234.xxx.152)저도 이거 82에 여쭤보고 싶었어요. 저는 생물 땜에 눈물이 나는 정도는 아니지만 TV를 보면서 아이가 넘어지면서 아프다고 우는데 저도 왈칵 눈물이나고 그래요 픽션인데도.. 왜 이런건지ㅜㅠ
13. 저두요
'12.3.10 12:44 AM (175.198.xxx.219)저도 아기 낳고나서 보험 광고만 봐도 울었어요.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는 드라마에 입원해 있는 장면만 봐도 눈물이 나요.
살아가면서 내 삶의 경험이 점점 깊어지면서 다른 이들에 대한 공감이 더욱 깊어지는 것 같아요14. 옐로리본
'12.3.10 9:48 AM (14.52.xxx.114)저도 눈물이 원래 많은 편인데, 엄마가 되고 나서는 만화 보다가도 울고 댓글보다 가도 울고 ... 가끔은 공감 싱크로율 500% 인 내 자신에게 화가 날 정도에요. 님.. 내 속으로 배아파 한 생명이 태어나고 그 생명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고 계신겁니다. 진정한 아줌마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15. ^^
'12.3.10 12:53 PM (222.112.xxx.121)네 이웃을 사랑하라, 대자대비의 맥락이 아닐런지요~
실천만이 남으신 듯..^^16. 이젠엄마
'12.3.10 5:03 PM (121.50.xxx.24)ㅎㅎ 저도 그랬어요..
그게 점차 없어지긴 하는데
예전엔 혀를 쯔쯔거리면서 봤던 프로들을 이젠 아예 못봐요..너무 가슴이 아파서...ㅡ.ㅡ;;17. tim27
'12.3.10 5:03 PM (121.161.xxx.63)음..이게...말이죠..
이기간이 좀지나 ..... 아이가 자라서 "엄마 대게 요리 해줘요 먹고 싶어요" 하면 싱싱한 활대게를 사다가
움직이는 대게 다리를 찜통 속에 깔끔히 넣고 뚜껑을 닫고 있는 그날을 맞이 하게 되더라구요....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더 많이 더 넓게 세상을 넉넉한 사랑으로 바라 보게도되구요.
소녀때는 비오는날 빗소리가 참 좋았는데 ,봉사활동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만난 후에는
비오는 날 비가 새는 방에 사는 사람들 먼저 기억을 하게 되더라구요....
산후 우울증은 아니고 이런게 성장이구,성숙되어져가는 인생길인가봐요.18. 댓글 보다가
'12.3.10 5:22 PM (211.41.xxx.106)김연수의 리기다소나무숲 어쩌고 하는 단편 보면 원글님이나 댓글님들의 이런 맘을 적나라하게 마주쳐요. 멧돼지 사냥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냥의 하수 중에 암퇘지를 잡기 위해 새끼를 먼저 잡는 게 있대요. 사냥견이 새끼 돼지 다리를 물어놓으면 어미가 도망을 안 가고 맴돈대요.
등장인물 중 엽사의 경험담 중에 신출귀몰 어미를 잡기 위해서 새끼 돼지를 탕탕 다섯마리를 연이어 다 죽이고 짐을 싸서 퇴각했대요. 일행이 왜 가냐니까 스스로 따라오게 돼 있다고, 과연 어미가 산밑까지 따라 오는데, 총을 쏘기 직전 어미 눈과 마주쳐 보니 눈이 텅 비어 있더라고 해요. 그 뒤로 살아있는 걸 죽이질 못했다는 경험담도 나와요. 어미가 새끼가 다 죽고 나니 스스로 죽을 길인 줄 알면서도 지 죽으러 찾아온 거라고...ㅠㅠ 한참 울컥했었어요.19. 그냥
'12.3.10 6:03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감성이 풍부해져서 그런거같아요.
저는 옛날에(결혼하기전) 버스에 타서 사람들을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사람들도 다 엄마가 힘들어하면 낳아서 이쁘게 키운 사람들이겠지..
행색은 다르지만 하나같이 소중한 사람들이구나...사느라고 얼마나 고생이많을까....
요즘은 내가 먹는 육고기들에게 미안해하며 별 생각없이 살아요20. 부처
'12.3.10 7:26 PM (183.98.xxx.14)만물의 고통에 공감하고 자비심을 갖게되어 살생을 하지 않는 게 부처의 마음이잖아요. 그걸 경험하셨다니, 참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홀몬변화든 뭐든, 연민과 자비심 같은 높은 차원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아이가 준 선물이 아닐까 싶어요.
21. mmm
'12.3.10 8:07 PM (122.34.xxx.199)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아이를 낳으면 아이나 생명에 관련된 것에 무척 예민해지게 변한대요. 그래서 아이 유괴나 이런것에 유독 못견뎌하는 집단이 어린 아가를 둔 엄마라네요. 그러다 아이가 어린이정도로 자라면 그 호르몬이 서서히 덜 분비된대요.
물론 자식을 낳고 기른지라 출산전보단 그부분에 예민하겠지만요. 아마 아직 아이낳은지 얼마안되셔서 그러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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