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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달걀~ 하면 생각나는 추억이나 기억 있으세요?

ㅎㅎ 조회수 : 1,708
작성일 : 2012-03-07 16:42:46
저는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자연이나 가축등에 관한
추억이 많아요.

가난한 집이었지만 막내였던 저는
유일하게 시골학교 병설유치원에 다닐 수 있었어요.
어찌 어찌 다니게 된 병설유치원 이었지만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죠
부모님은 일하느라 항상 바쁘셨거든요.

저희때는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다니고 했던터라
시골길을 왕복 두시간씩 걸어다니곤 했었어요.
어렸지만 유치원때도 그랬고
어쩌다 할아버지가 데리러 오시기도 하셨고요.

유치원 봄소풍때
다른 친구들은 엄마들이 같이 따라와 주었는데
저는 그때도 혼자 다녀왔어요
같은 마을 친구 엄마가 챙겨 주시긴 했고  (엄마도 부탁을 하셨던 거 같아요)

호숫가였는지 둘러 앉아 점심을 먹는데
친구들은 엄마옆에 앉아서 엄마가 챙기는 도시락을 먹고
저는 좀 떨어져서 혼자 도시락을 먹었어요
친구 엄마가 00이도 이리와서 같이 먹자. 하시는데
그 자리가 참 어렵고 낯설고..
근데 혼자여서 외로운건 둘째치고

친구가 먹던 새하얀 삶은 달걀이 너무 먹고 싶은거에요.ㅎㅎ
엄마도 달걀 삶아서 나랑 같이 와주지..하고 섭섭했던 기억.


초등학교 때는 암탉이 알 낳는 곳만 쫓아 다니면서
갓 낳은 따끈하고 말랑한 달걀을 꺼내 들고 다니던 기억.

가장 따스했던 기억은

초등 3학년때  수업 마치고 열심히 걸어 집으로 돌아오니
엄마가 정지(부엌)에서 불을 때고 계셨어요.
정지 문턱에 기대서  엄마~ 나 배고파~했더니
아이고~ 우리 딸이 배가 고픈가보네  계란후라이 하나 해줄까?
하시는거에요.

사실 닭도 키우고 달걀도 매일 한두개씩 나오긴 했어도
달걀이 귀하긴 했거든요.
반찬으로 매번 먹었던게 아니었고
할아버지나 할머니도 계셔서 맘껏 먹을 수 없던터라
저 혼자 달걀 하나 후라이 해먹는 일이 흔하지 않았어요.


계란 후라이 하나에 세상 다 가진 듯 뛸 뜻이 기뻤던
그날 그 장면이 기억나네요.ㅎㅎ
IP : 112.168.xxx.63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3.7 4:48 PM (121.167.xxx.225)

    저는 우유마셔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삼각형 비닐팩에 든 서울우유 2개가 아침마다 배달되어 왔는데
    하나는 아버지, 하나는 오빠 몫이었거든요.
    언니 둘은 그런데 별 관심없어보였는데
    저는 나름 귀염받던 막내라 그랬는지 오빠한테만 우유가 가는 게 약올랐어요.
    어쩌다 오빠가 수학여행이라도 가면
    제가 그 우유를 얼른 챙겨
    설탕을 들이붓고
    한 숟갈씩 소중하게 먹었던 기억이 나요.
    어른되어서는 우유만 마시면 배탈나서 아예 눈길도 안주는데 말이죠.
    그런데 친정어머니에게 이 얘기하면 펄쩍 뛰어요.
    아들 딸 차별해서 키운적 없다고 말이죠. ㅋ

  • 2. ..
    '12.3.7 4:50 PM (116.39.xxx.119)

    전 초등학교 4학년때 엄마가 계란 사오라고 심부름 시켰는데 사가지고 나오다가 슈퍼앞 계단 앞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12개중에 10개가 박살....깨진 계란 어쩌지 못하고 멍하니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뚝뚝...이게 뭔가 싶었던것 같아요.
    그걸 본 슈퍼 아저씨가 괜찮다면서 새 계란을 주셨어요...눈물 닦고 집에 와서 엄마한테 이야기하니 아이고 미련한것아..이걸 받아오면 어쩌냐....ㅋㅋㅋ
    담날 엄마가 슈퍼 가셔서 계란값 다시 지불하셨어요..그때 웃겨서 인상에 남았던것이 엄마가 깨진 계란 버렸냐고 물으셨던것....먹을게 나름 귀하던 시절이라 아까우셨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원글님 글 읽고 나니 왜 눈물이 나는지..그때가 그립네요. 돌아가고 싶어요. 부모님 그늘로...

  • 3. ...님
    '12.3.7 4:51 PM (112.168.xxx.63)

    저는 우유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거 돈 주고 배달시켜 먹을 형편도 안돼었고.ㅎㅎ
    다만 학교에서 그때 우유 지원인가 뭔가를 해줘서
    학생들이 우유를 먹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우유..설탕 타서 먹으면 참 맛있긴 했는데..ㅎㅎ

  • 4. 지금은
    '12.3.7 4:51 PM (114.203.xxx.174)

    한판씩 사지만, 어릴때 구멍가게에서 한두알 사오던거 생각나네요.
    도시락에 후라이 얹어 오는게 너무 맛있어 보여서
    엄마 졸라서 싸갔는데, 생각보다 별로여서
    한번만 싸가고 말았던 기억도

  • 5. ...
    '12.3.7 4:53 PM (119.197.xxx.71)

    완전 유기농계란 이였겠네요. 아마 다시는 그런맛 보기 힘드실거예요. 얼마나 맛있었겠어요.

    저는 부활절 생각나요. 저는 지금 성당 다니지만 어릴땐 엄마따라 교회다녔거든요.
    그 교회는 부활절때 마다 직분가진 분들이 계란을 얼마씩 삶아 직접 포장도 하고 그림도 그려서
    교회로 가져가야했어요.
    매년 힘들었는데 엄마가 계란 500개를 외칠때 저는 옆에서 기절했잖아요.
    삶고 또 삶고 그리고 또 그리고 친구들 불러다 같이 했었는데 애들도 첨엔 계란먹고 좋아하다가
    나중엔 지쳐서 ㅎㅎ

  • 6. ...
    '12.3.7 4:56 PM (122.43.xxx.33)

    40 여년 전..
    쥐가 계란을 훔쳐 가는 것을 보았어요.

    이모네가 양계장을 해서 여름에 놀러가서 자려고 누웠는데
    깜깜한 곳에서 계란 세개가 동동 떠가는 거에요.
    어렸을 때라 옆에 있던 이모에게 달걀 귀신이 나타 났다고..ㅠ.ㅠ.

    나는 무서워 죽겠는데 이모는 태연하게 도로 자더라구요.
    밤새 무서워 잠도 못자고 아침에 이모부에게 이야기 하니..

    쥐가 두발로 서서 계란을 안고 꼬리로 받치고 훔쳐 간다고..
    지금 생각해도 우스워요.ㅎㅎㅎ

  • 7. 맞다!
    '12.3.7 4:56 PM (112.168.xxx.63)

    ...님 진짜 그때 계란은 정말 맛있었던 거 같아요. 꼬소하고요~

    그러고 보니 저도 부활절 계란 만드느라 바빴는데
    고등학교때 기독교학교여서.ㅋㅋ

  • 8. ㅋㅋㅋ
    '12.3.7 4:58 PM (112.168.xxx.63)

    ...님 진짜 깜깜한 곳에서 계란이 떠가는 거.ㅎㅎㅎㅎㅎ

    가끔은 암탉이 지가 낳은 달걀을 쪼아서 먹어대서 그러기 전에
    달걀 꺼내기 바빴던 적도 있고.

    한동안 암탉이 달걀을 몰래 낳는지 안보인다 싶더니
    한겨울에 짚더미 속에서 수십개씩 나오거나
    나무 쌓아놓은 곳에서 수십개 나온 적이 있거나 그래요.ㅎㅎ
    꽁꽁 다 얼어가지고.ㅎㅎ

  • 9. .....
    '12.3.7 5:01 PM (175.194.xxx.113)

    달걀...하면 떠오르는 추억 하나.
    어린 시절 어느 날 엄마가 까만 오골계 병아리 한 쌍을 사 오셨어요.
    알고 보니 늘 몸이 약한 제 동생 몸보신용으로 키워서 잡아먹으려고^^;; 사 오신 거였는데
    집에서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었던 우리 자매는 그 오골계들을 애완동물처럼 애지중지 키웠죠.

    그 병아리들이 자라서 어른닭이 되어 첫계란을 낳았을 때
    엄마가 이른 아침에 저를 살짝 깨워서
    아직 따뜻한 계란에 참기름을 몇 방울 넣어서 후루룩 마시라고 주시더군요.
    날계란 싫어했는데, 어린 마음에도 귀한 것 먹이고 싶어하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져서
    한 입에 호로록 마셨어요.

  • 10. 저두
    '12.3.7 5:02 PM (124.62.xxx.5)

    국민(초등)학교때 항상 소풍갈때면 찐계란3개랑 킨사이다(병)을 꼭 싸가지고 갔어요.

    엄마가 갈때하나.점심먹으면서하나 .올때하나 이렇게 먹으라고 알려주셔서 그말에 순종했답니다^^.

    지금도 야외로 놀러나갈때면 꼭 챙겨가는것이 찐계란이랍니다.

  • 11. ..
    '12.3.7 5:04 PM (125.152.xxx.221)

    소풍....삶은 계란...

    그리고 초5학년 때 짝꿍 만날 계란 부침 마름모 꼴로 썰어서 도시락 반찬으로 싸 왔는데

    소금을 들이 부었는지 넘 짰어요.....항상....그 맛이 아직도 안 잊혀져요.

  • 12. ..
    '12.3.7 5:12 PM (121.162.xxx.172)

    초딩때 뭐 실험 한다고 날댤걀을 가지고 갔다가...
    하교 하면서 청 멜방 치마 주머니에 넣었는데
    아마 누가 툭 치면서 깨진거 같아요.
    울면서 수도가에서 주머니에서 꺠진 달걀을 긁어내어 싯는데...

    그때 완전 인기 짱이던 남자애가...
    도와줬어여.

    전 그냥..덩치큰..비주류 여자애..ㅠㅠ

    근데..갠 그냥 도와준거 같은데 ...그래봐야 신발 주머니 들어 주고 치마 좀 잡아주고..
    청치마라..애매~했거든요.

    개 좋아하던..울반 야리야리 하던 여자애가..질투를 한건지..
    다음날...하교 길에 갑자기 울어 버리면서 애들이 왜 그러냐고 하니까 ...
    나 때문이라고 해서 완전 당황

    그 다음날 삼자 대면...완전 웃겨
    난 뚱...하니 관심없음...
    남자앤..뚱하니 관심없음...
    그 울던애...(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자기가 왜 울었는지 완전 열심히 설명...

    하교 하지도 못하고 나무 그늘에 둘러서...완전 코메디 였죠...보다 못한 우리반 덩치 큰(머리일찍큰) 남자애가...넌 관심없고 넌 관심없고 너 혼자 쇼하냐는 식으로 정리하고...제 손끌고 나와버림...

    그남자애도 친구였음...

    여튼 꽤 오랫동안 그 여자애와 그 패들은 저한테 눈을 흘기고...
    저는 제친구들 하고 비웃어 주고 그랬어여.

    그 달걀의 찐덕한 느낌과 물려서 꽤 불쾌한 기억이죠

  • 13.
    '12.3.7 5:15 PM (114.203.xxx.174)

    윗님 어린이 드라마 한편 찍으셨네요

  • 14. 달걀 여스알
    '12.3.7 5:15 PM (183.100.xxx.68)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이 단편소설에 제일 먼저 떠올라요.
    달걀 삶아서 사랑방 손님 가시는 길에 들려보내고 언덕에 올라 기차를 바라보던 옥희 엄마....

  • 15. 급 삶은달걀이
    '12.3.7 5:16 PM (112.168.xxx.63)

    땡기네요 진짜.ㅎㅎㅎ

    ..님은 어린이 드라마..ㅎㅎ

  • 16. 저도
    '12.3.7 5:39 PM (211.51.xxx.2)

    저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얘기하려고 로그인했어요.
    달걀하면 삶은 달걀 하면 저 소설이 먼저 떠올라요.
    달걀이라고 부르면 삶은 달걀.. 계란이라고 부르면 계란후라이~
    계란 삶아야겠어요. ㅎㅎㅎ

  • 17. 밤에 삶은달걀
    '12.3.7 5:40 PM (221.162.xxx.177)

    맨입에 3개 먹고 자면 죽을 거 같아요.~ㅠㅠ



    급, 삶은달걀 먹고싶네요.
    지금 미장원서 머리하고 있는데 시술 끝나면 사 먹으러 가야겠어요.

  • 18. ^**
    '12.3.7 5:49 PM (118.217.xxx.91)

    제가 65년생인데 국민학교 시절 도시락 싸가면 보리 섞었나 검사 하는데 저는 쌀밥 위에 계란후라이 넣어 주셨어요 , 걸리지 말라고 ㅋㅋ아버지가 보리밥을 싫어 하셨어요 ~쏘세지도 그때 반찬으로 싸가고 ,,,,,,,,,부모님이 시골이라도 여유로워서 먹는건 잘 먹고 산거에 감사드려요

  • 19. 다뉴브
    '12.3.7 6:00 PM (121.165.xxx.175)

    어렷을 때 계란 삶아서 엄마가 주는데 그땐 노른자가 글케 맛없어서 흰자만 먹었네요 ㅎㅎ 서른 중반인데 주변에 또래들 가끔 계란 좋아하는 거 보면 별로 이해 안갔어요. 국수 같은 데 올라온 계란 선뜻 주는 거 보면 그들이 넌 어렸을때 유복하게 자랐나보다고 농담을 하더라구요 ㅎㅎ 엄청 여유로운 집은 아니었지만 먹는 건 잘 먹고 큰듯 ㅋㅋ
    근데 이런 제가 방금 전 계란 삶아서 네개 한자리에서 먹어치웠네요. 임신중인데 갑자기 계란이 땡기지 멉니까 ㅎㅎ 먹고나서 이 글 읽으니까 더 재밌네요^^

  • 20. 88
    '12.3.7 6:48 PM (59.27.xxx.178)

    전 엄마가 계란한줄 사오라고 했는데
    파는 사람도 초등학교 오빠
    우리둘이 계란한줄을 5개로 해야할지 6개로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6개 가져가서 다시갔다 온적있어요

  • 21. ㅎㅎㅎ
    '12.3.7 6:49 PM (180.67.xxx.23)

    울엄마는 나와 다섯살 차이나는 남동생을 은근...히 편애하셨어요.ㅎㅎ
    나는 -- 사람이 좋으니까 진짜 누굴 돼지로 아나..;; -- 항상 도시락반찬에 시금치 계란 부침 (그것도 아주 대강대강 ㅋ) 그리고 김치..
    무슨 국기도 아니고 ..삼색반찬..ㅎ
    친구들과 같이 밥먹을라 치면 너무 창피한거예요. 아시지요.
    도시락 잘 싸고 반찬 맛깔나게 해주는 아이가 은근 대접받는 느낌이 들고 .. 어찌 그리 부러웠던지..
    물론 착하고 무난한 성격인 난 그때는 아무말도 안하고 ;;;
    하지만 너무 야속했다는 거.. 그래서 계란 후라이..별로 안좋아함..ㅎㅎㅎ 먹기는 잘먹지만요.
    그런데 울 동생이 고3이 됬는데 나랑 4살차이..
    어머나..
    엄마가 차를 사시고..그떈 나름 강남 8학군에 살았거든요.
    아침마다 소고기를 전을 부쳐주질않나..
    전 그때 대학생이라 관심을 안가졌는데..아니 냄새가 나는걸 ..어떡하냐구요.
    학교끝나면 학원델다주고.. 델꼬오고.. 난 완전 카레만있음 되는줄알고..
    울 엄마 한테 한마디..

    엄마.. 내가 착해서 가만히 있었지..
    엄마 닭튀김 시켰을때..다리 는 아빠와 동생만 주고는 해서
    난 아직까지 닭다리 맛이 뭔줄 모른다우..ㅎㅎㅎㅎㅎㅎ

    이젠 옛 추억이 된 계란 후라이.. 입니다 ^^

  • 22. 동구리
    '12.3.7 8:12 PM (210.118.xxx.252)

    저는 엄마가 일을 하셔서 도시락을 그렇게 잘 챙겨주시기 못했어요...집도 어려웠구요.

    초등학교 때 처음 도시락을 싸서 가게된 학년인데(3학년인가요?)
    담임선생님이 도시락 검사를 하셨어요.

    엄마가 밥과 계란말이 딱 2개만 넣어주셨는데..

    선생님이 보시고는 반찬은 최소한 3가지를 싸와야지 하고 혼을 내셨어요.

    아마도 영양을 고려하라는 의미셨겠지만..
    그게 얼마나 민망하고 서운하던지요...

    계란말이는 엄마가 특별히 싸주신 반찬이었는데요..

    옆자리 짝꿍이 "네가 싸온 계란말이 제일 맛있어"하면서 먹어주는데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나요..

    그 다음부터 엄마가 반찬을 더 넣어주신게 김치였네요..^^

    계란보면 짝꿍이었던 경희가 생각이나요..
    어린나인데도 절 생각해서 맛있게 계란말이 먹어주던 모습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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