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시댁 어머니 두 분다 80 앞자리를 보고 계십니다.
그런데 해가 지날수록
삶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보이는게
눈에 보입니다.
3대 거짓말도 있다지만
제가 생각해도
무엇때문에 죽음을 떠올리고 싶겠습니까.
두려움, 사후세계에 대한 불안, 지금의 안락함 등등이 작용하여
누구든 죽음을 멀리하고 싶은게 정상이겠지요.
그런데
장수사회가 오기전에는
어느 정도의 세대교체가 자연적으로 되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세대가 70~80에 명을 다 하셨고
자식은 50~60에 노후를 맞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장수사회가 되다보니
70~80의 자식이 90~100세의 부모를 모시는 것이
너무 흔한 일이 되어갑니다.
부모 세대의 온갖 역경들은
노후에 어느 정도(평범한 가정 기준)는 보상을 받아서
자식들의 보살핌 속에서
별 걱정(돈, 건강 등)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그런대로 복지의 혜택도 받고 있고
조금만 아프면 온갖 약과 치료가 명을 연장시켜
정말 돌아보면 요양병원이 교회보다 많을 정도입니다.
의식이 가물거려도 한쪽팔에는 링겔을 달고 살아 가는것은
병원장들이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생명윤리도 중요하지만
날로 늘어가는 강렬한 삶의 욕구들을 다 채우고
부모가 부가 없을 경우
취직도 안되고 절망스런 20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 부모만 오래 살면 그만이다는 생각도
저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생명을 어찌 할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
정치권의 복지 논리에 늘어나는 노인병상
찌들어가는 젊은이들의 비율이
점점 안타깝습니다.
늙은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고
너도 늙어봐라고 말씀하실 듯 합니다.
그래도,
더 오래 살고 싶어서
아득바득 조금만 아파도
스스로 119를 부르는 우리 집 두 어머니를 볼 때
자기 어머니니까
그 모든 요구에 충실히 따르는 아들을 볼 때
생의 강한 열망이 보기 싫어 집니다.
언제까지...
저 역시 50대입니다만
제가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내야만 하는
긴 세월이 두렵고 싫습니다.
아마 저의 자식들은 저를 모실까 생각해보니
당치 않는 이야기같습니다.
답이 없는 이야기지만
긴 세월을 살아감의
무거운 숙제가 제 앞에 놓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