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정어머니 얘기를 하고 싶네요.
올해 일흔다섯 되셨어요. 5년 전에 혼자 되셨구요. 작년에 아버지랑 같이 오래 사시던 동네를 떠나서
오빠네 근처로 이사오셨거든요. 원래도 활동적인 분이시라 어딜 가나 사람들이 뭉치는 분인데
(제가 가장 부러운 부분.. ^^;) 그래도 70대 중반에 또 사람 사귀는 건 쉽지 않다 하시더군요.
무엇보다 이전 동네와는 다르게 동네분들 평균 연령이 40대이다보니 딸뻘 아줌마들과 알고 지내시는 게
쉽진 않으시겠죠.
그래서 두둥!!!
엄마의 결심은 구청에서 무료로 해 주는 교육프로그램을 들으시는 거예요.
원래 문자메세지나 이메일 정도는 하시던 분이었는데 뭔가 제대로 해 보시겠다며 한글자격증 도전에
나서셨어요. 아직 건강하시긴 하지만 그래도 쑤시고 아픈 다리와 침침한 눈을 주물러 가며
하루에 4-5시간씩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맹연습중이시랍니다.
엄마, 그거 따서 뭐 하실려구요? 여쭸더니
나에 대한 선물이자 도전이야. 하시더군요.
저희 엄마, 환갑 때부터 시작하신 생활영어도 학원이나 구청 프로그램없이 EBS 회화강좌만 들으시고
이젠 상당히 수준급에 이르신 분이랍니다. 몇년 전 미국여행을 같이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짐 풀고
있는 사이 근처 수퍼에 가서 체리 한 봉지를 사 가지고 오셔서는
딸, 내 영어가 먹힌다, 되게 신기해! 하시던 분입니다.
길에서 외국인이 길을 물어와도 젊은 사람들 다 피하는 와중에 나서서 길 가르쳐 주시구요.
정말 배움에 나이는 없다는 말, 엄마를 통해 느끼고 깨닫습니다.
참, 저희 엄마 자격증 시험이 이번주 토요일이예요.
이 글 읽으시는 분들, 맘 속으로 응원 좀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