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편이 저와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미국에서 아빠와 아이들만 캠핑을 갔는데 모두 곰에게 잡혀 먹었다는 기사를 봤다. 아빠가 먼저 잡아 먹히고, 아이가
잡아먹히며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
가끔 저만 집에 있고, 남편과 아이들만 캠핑 다녀온 적이 있었거든요. 저희 집도 아빠와 아이들만
캠핑을 가끔 가니까 남편이 그 기사를 흥미롭게 읽고, 저희에게 얘기해준건데....
6학년인 큰 딸아이가 갑자기 너무 불쌍하다를 연발하더니 그 곰의 배를 갈라보았냐고 묻는 거예요.
그래서 저와 남편이 웃으며 "당연히 갈라보았지"라고 했더니 "아빠와 아이들 나왔어?"라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그럼, 나왔지"했더니 정말 믿는거예요. "휴, 다행이다" 이러면서요.
남편과 제가 너 설마 이 말을 믿는건 아니겠지?라고 했더니 매우 슬픈 얼굴로 그럼 죽었냐고 하도 애처롭게
물어봐서 아니라고 안죽었다고, 동화에도 나오지 않냐고, 동물들은 씹지 않고 넘겨서 그 곰도 배를
갈라봤더니 아빠와 아이들이 그대로 나왔다고 했더니 정말 믿는거예요.
6학년이 이런 말을 듣고 배를 갈라봤냐고 묻는거나, 다들 살았다고 하는 말을 믿는거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순수하게 키우려고 노력하기는 하지만 아이가 너무 도가 지나치게.... 뭐랄까.... 순수하다 못해 요즘 아이들과
달라도 너무 달라 앞으로 커가면서 고생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지금까지는 학교생활 잘하고 있고, 비슷한 친구들이랑 교우관계도 좋기는 한데, 이런 대화를 나누고나니
문득 걱정도 되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