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학습지 선생님 일을 한다고 ot에 참여 했던적이 있었어요.
여러 사람들이랑 모여서 몇날 몇일 숙식하며 같이 공부도 하고 그랬었는데
거기에 참 특이한 여자가 있었어요..
절대 웃지 않음..
뭐든 대체로 무시..
예를 들어 지방국립대를 나온 어떤 여자에게 대놓고
"거기? 거기 서울에서 공부 못하고 돈 많은 애들이 가는 학교~"
누가 스튜어디스 시험보다 떨어졌다구 하면
정말 그 여자를 민망하리만큼 한참 쳐다보고 썩소 날려주는.. ( 네가 그 몸매에 그 얼굴에 승무원 시험은 무슨~ )
자기 소개후 서로에게 별명 붙혀주는 시간엔
사업하다가 망한후 여기 왔다는 남자분에게
" 거덜난 인생" 이라 명명해줘서 날 기함하게 만들었던 그 여자..
누가 좋은 마음으로 카라멜이라도 사서 하나씩 주면
" 나 이딴거 안먹어. 너나 먹어" 를 연발.. 연발....
근데 특이하게도 출신학과가 " 문예창작과" 였어요
글쓰는 사람 특유의 인간에 대한 이해.. 따뜻함.. 내가 하는 말이 저 사람에게 미칠 파장을 고려하는 배려심..
그런게 전혀 없는 사람이었어요..
근데 정말.. 정말.. 특이했던건..
사람들이 그 여자를 절대 무시하지 못했다는거..
분명 속으론 싫어했을수는 있지만 절대 표를 내진 못하고 그 여자가 썩은 표정으로 한마디씩 던져주는
비수같은 말들을 다 존중해 줬다는거..
그때 내 나이 26살..
그 여자 나이 32살..
아직 어린 나이에 사람사이에 氣싸움.. 단지 "착함"으로 결정지어지지 않는 인간관계의 이면을 본듯한 느낌..
내가 사람에게 호감사기가 힘든 형편이면( 이런말 비겁하지만.. 그 여자는 자신이 내리 깍던 사람들보다 결코 객관적으로 조건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학벌이나 외모나....)
차라리 비호감으로 쎄게 나가는게 인간관계에 더 도움이 되는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의문은 서른 중반을 넘어선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