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적당히 유들유들한 남편 두신 분들이 부럽네요..

0000 조회수 : 3,184
작성일 : 2012-03-07 04:37:05

하기사 적당하다는 기준이 모호하긴 하죠.

 

저는 남한테 폐를 끼치는 것도 싫어하고 누가 폐끼치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내가 피해입는 게 아닌 한 약간 한번 귀찮은 것 정도는 그럭 저럭 눈감을 정도의 아량은 있구요.

 

남편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 도움 청하는 것, 싫은 소리...이런 말 전혀 못하고 해보려고도 안하는 사람이에요. 그게 때로는 너무 고지식해 보이고 답답하고 그러네요.

 

얼마 전에 냉장고 들였거든요.

새제품에 왠 스크래치가 있고 ( 한 두군데가 아님. ) 사실 찝찝했어요. 그런데 남편은 어떻게 된 건지 전화해보려고도 하지 않고 쓰는 데 지장없는데 불만 전화하기 싫다고 그러네요.

 

흠..제가 깐깐한 사람 같았으면 찝찝해서 새 제품으로 교환해달라고 컴플레인 걸었을 텐데 저도 금전적인 피해가 생기는 건 아니고 그저 기분상의 문제라 걍 쓰자 넘어갔습니다. 그래도 그 때 남편이 전화하는 것 조차 미적미적 불편해 하는 모습이 조금은 실망스러웠어요.

 

이번에 쓰던 소파를 넘기게 되었는데요. 인터넷 무료드림했거든요. 소파 필요없고 우리는 서재 꾸리느라 책상이 필요해서요. 흠..그리고 중고가게에서 헌 책상을 봐뒀죠.

 

그런데 우리가 차가 없어요. ( 아..택시 잘 안 잡히는 곳이에요. )

중고 가게는 차 타면 2분? 1분이면 갈 거리구요. 걸으면야 20분 거리지만..

 

남편 혼자 그 무거운 책상을 이고 올 생각 하니 안되서 혹시 소파 가져가시는 분한테 1,2분이니 드라이브 부탁 드리면 너무 민폐인가 말했죠.이러자고 소파 드린 건 아닌데^^; 여쭤보면 어떨까? 하면서요.

 

다시 말하지만 그럴려고 무료드림한 건 아니구요.

 

물론 1분이든 2분이든 소파 공짜로 줬다고 차 좀 얻어 탈 수 있을까요? 이런 부탁이 어이없을 수도 있죠.

근데 또 사람 사는 정이 그렇잖아요. 의외로 또 흔쾌히 도움 주실 수 있는 분을 만날 수도 있는 거고..

제가 그런 부탁 받았다고 생각하면...1,2분 드라이브 거리인데 그냥 책상 실어 드릴 것 같아요.

 

남편은 누구한테 부탁하는 게 너무 불편하대요. 책상 혼자 이고 말지...

 

근데 어떤 생각이 드냐면...남편이 참 곧고 바르고 싫은 소리 할 줄 모르고 다 좋은데...참..세상 사는 수완이 너무 없구나 답답하더라구요.

 

남편이 틀렸다. 잘못했다는 말이 아니에요. 남편 말이 맞아요.

 

그런데 누구 등쳐 먹고살자는 것도 아니고...고생하느니 말 한 마디 이쁘게 하면서 조금 쉽게 갈 수도 있는 건데..

살다가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도 좀 하고 남이 아쉽다고 하면 들어주기도 하고..( 남편 다른 사람 많이 도와줘요) 허풍 뻥뻥 치는 것도 못봐줄 일이지만 조금은 유들유들하게 세상 좀 편하게 살 줄 아는 것도 필요한데.....자꾸 답답한 건 몰까요.

IP : 94.218.xxx.222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과
    '12.3.7 5:38 AM (183.106.xxx.79)

    남자들 그런얘기 하는것 어려워할수도있어요 저는 제가 부탁해요

  • 2. 저는..
    '12.3.7 5:43 AM (49.50.xxx.237)

    남자들이 대체적으로 그렇지않나요.
    저도 제가 합니다.
    거의 모든 상황정리를 제가 해버려요.
    냉장고도 그냥 님이 전화하고
    차 문제도 님이 전화해버리면 편할거같네요.
    절대 안고쳐지구요. 저는 하나에서 열까지 제가 다...
    남편은 돈만 벌어다 주면 땡입니다.

  • 3. 그래도
    '12.3.7 5:47 AM (123.98.xxx.2)

    염치없이 막 부탁하는 사람보다는 낫지 않나요. 적당히라는 게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서 누군가 보기엔 염치 없어 보일 수도 있어요. 차 태워 달라는 말은 저도 남편도 못할 것 같아요. 그런 부탁 받으면 들어주긴 하겠지만 속으론 좀 웃을 것 같아요..
    하긴 저희 남편은 집에 차가 없을 때 가족들이 태워주겠다는 것도 굳이 마다해서 추운 겨울에 생고생. 제가 엄청 짜증냈었죠. 말 못하는 건 그렇다쳐도 왜 굳이 거절을 하냐고!

  • 4. 원글
    '12.3.7 5:51 AM (94.218.xxx.222)

    아...남자들이 원래 그런 거였나요. 몰랐네요. 그런거구나 생각해버리니 오히려 마음이 낫군요.
    소파는 벌써 가져가기로 시간정해서요. 뭐 혼자 그 개고생 하고 나면 나중엔 조금 잔머리 좀 굴리고 싶어질지도..-.-;

  • 5. 사과
    '12.3.7 5:55 AM (183.106.xxx.79)

    저는 그런부탁할수도있고 누가부탁한다면 기꺼이 도와줍니다 책상 을 이고오다니요

  • 6. 원글
    '12.3.7 6:16 AM (94.218.xxx.222)

    주면 기분 좋게 줘요-> 기분 좋게 드립니다.

    남편이 그 무거운 걸 혼자서 이고 올 ( 이고 올 수나 있을지 그것도 잘 모르겠네요) 생각을 하니 마누라로서 혹시나 싶었던 거죠. 정말 차가 있었을 때 ( 긴축 재정으로 차를 올 1월에 처분했어요) 거기 1분도 사실 많이 친 거에요. 혹시나 오시는 길이면 조금 불편하시더래도 얻어 탈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여쭤요...이쁘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 싶었던 거죠.
    저도 뭐 여간해서는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는 스탈이거든요. 근데 뜻하지 않게 또 맘 후덕하신 분 만날 수도 있는 거고.

    아뭏든 결론은 뭐 남편 혼자 고생 좀 하겠죠.

  • 7. ##
    '12.3.7 6:36 AM (125.187.xxx.175)

    저희 남편도 길 물어보는 것조차 싫어해요.
    처음엔 보조 맞춰준다고 그냥 묵묵히 따라다녔는데 1시간을 헤매도록 길을 물어볼 생각도 안해서 제가 폭발했어요.
    그담부턴 제가 다 물어보고 후딱후딱 길 찾아 갑니다.
    답답해요.

  • 8. 그런데
    '12.3.7 6:56 AM (123.98.xxx.31)

    처음에 무료드림 광고낼때 얘길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나중에 얘기하면 아무래도 좀 그렇죠

  • 9. .....
    '12.3.7 8:29 AM (49.50.xxx.237)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다시 로긴했어요.
    예전 신혼때 전세값 백만원을 올려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92만원을 제직장에서 이리저리 구했답니다.

    나머지 팔만원만 좀 구해오라고 했더니 빈손으로 퇴근했더라구요.
    남자들은 남한테 아쉬운소리 정말 못하나보다 하고 그 이후론
    별 기대 안하고 삽니다.

    그런데 우리남편은 남한테 그런소리는 못해도
    저한테 요구는 잘하네요.

  • 10. 뭔소리
    '12.3.7 8:57 AM (58.143.xxx.120)

    남자들 나름입니다. 성격이라는거죠. 스스로 고생 더하며 사는 사람들이지요.
    융통성 적고 옆에 사람 좀 힘들게 하는 요소 맞습니다.
    시장보면서도 물건 흥정하고 잘 깍는 남자분도 계십니다.
    세상 살아가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본인도 가족도 편하지요.

  • 11. ...
    '12.3.7 9:18 AM (125.187.xxx.159)

    저희남편도 똑같은 성격...
    저는 그런거 답답해하는 성격...
    덧붙여...제가 나서서 도움청하려하면 화내며 뜯어말리는 성격이에요. 더 고약하죠.
    고생도 혼자 하면 좋은데 저까지 고생시켜요.
    아....말하니 갑자기 짜증돋는다

  • 12. ..
    '12.3.7 10:14 AM (210.109.xxx.249)

    우리 남편도 좀 그런편인데 필요할땐 저보다 더 잘 나서요.
    복비도 깎고 인테리어 하는데 이러저런 요구 잘하고
    저도 아쉬운 소리 안하고 물건값도 안깎는데 필요할 땐 또 하고 그러네요.

  • 13. ㅁㅁㅁ
    '12.3.7 10:40 AM (218.52.xxx.33)

    제가 원글님 남편같은 성격이고,
    제 남편은 유연성이 넘치는 사람이예요.
    어느정도는 불편한거 해결 탁탁 잘하고 좋아요.
    그런 면에 이끌리기도 했고요.
    궂은 일에 제 손 안대고 코 푸는 것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 그걸 제게도 요구할 땐 아주 미쳐버리겠어요.
    규칙 안지키고 ,융통성이라는 이유로 이리저리 다른 사람에게 과한 요구까지 하는걸 못참겠어요.
    제가 보기에 심한건 남편에게도 얘기해서 웬만큼은 벗어나지 않게 하고는 있지만, 남편은 제가 융통성 없다고 뭐라고 하고.
    자기 주변에 그러고 다니는건 괜찮은데, 제 주변에 그러라는건 너무 창피해요.....
    어떨땐 차라리 원글님네처럼 부보가 똑같은게 나아요.

  • 14. ㅁㅁㅁ
    '12.3.7 10:46 AM (218.52.xxx.33)

    부보-->부부
    아, 제 남편은 그주변에서는 가장 강도약하게 유도리 있는 사람이예요.
    그나마도 바르게 살고 싶어하는 성향이고, 뭐 부탁할 때 상대 기분 살펴서 즐거운 분위기 만들어서 화기애애하게 자기 요구를 관철시켜요.
    다좋은데, 그런 능력없는 제게는 그런 요구를 하지 말아줬음 좋겠다는거예요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0431 부산 . 진구쪽에 점 잘 빼는 곳 추천해 주세요^ 이뻐질래 2012/03/08 1,514
80430 어디다팔까요 3 중고 2012/03/08 949
80429 걷는거나 자전거 타는거나 나중에 걸을일 있을때 체력단련에는 도움.. 4 ........ 2012/03/08 1,139
80428 수두접종 2 번하는게 좋을까요? 3 .. 2012/03/08 1,069
80427 한국은 출산율이 0.5로 팍 떨어져도 유럽 핀란드보다 더많이 태.. 4 출산율 2012/03/08 1,473
80426 방사성 물질 어묵에 있을 수도` 8 방사성 2012/03/08 2,081
80425 축의금 책정 1 결혼 축의금.. 2012/03/08 734
80424 화훼장식기능사 시험준비 하려구요. 1 정보좀.. 2012/03/08 1,915
80423 아이가 항상 머리가 아프다는데 도와주세요 15 mri 2012/03/08 8,162
80422 아이가 지금 학교 끝나고 병아리 사오는 중이라는데.. 14 괴로워 2012/03/08 1,904
80421 지방간이 심한 남편 아침식사로 뭘 해줘야 하나요? 홍삼 먹어도 .. 4 냠냠이 2012/03/08 4,231
80420 아이한테 ~하면 ~된다라고 협박할때 상대도 생각해 줬으면. 2 .. 2012/03/08 731
80419 지인 딸 이름을 시아버지가 지어오셨다는데 55 민트커피 2012/03/08 9,702
80418 [스크랩] 제주해군기지 진실은 이렇습니다 2 막내 2012/03/08 922
80417 선물 추천 좀 해주세요~까칠한 고등2학년 남자아이예요 1 봄비랑 2012/03/08 585
80416 택배 분실사고 누가 책임져야 하나요 5 peach 2012/03/08 1,713
80415 믹서기 추천 해주세용 2 초보살림꾼 2012/03/08 999
80414 [속보]나경원 4월 총선출마 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7 ㅋㅋ 2012/03/08 2,876
80413 [불펜펌]4컷만화.커피로 잠깨는 법 ㅋㅋㅋ 4 ㅋㅋ 2012/03/08 1,869
80412 거실등을 떼고싶어요. 8 거실등.. 2012/03/08 1,414
80411 바삭바삭하게 부침개 붙치는 방법 공유해주세요~~ 16 부침개노하우.. 2012/03/08 3,758
80410 6학년인데 수학학원 안보내시는 분.. 13 어떻게 2012/03/08 2,562
80409 제빵기에 요쿠르트 제조 기능없어도 요쿠르트 만들 수 있나요? 5 제빵기 2012/03/08 1,088
80408 남편은 따뜻한 위로...가 안되는걸까요 안하는걸까요? 2 이익 2012/03/08 962
80407 레이저프린터 재생잉크 써도 괜찮나요? 7 2012/03/08 1,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