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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적당히 유들유들한 남편 두신 분들이 부럽네요..

0000 조회수 : 3,039
작성일 : 2012-03-07 04:37:05

하기사 적당하다는 기준이 모호하긴 하죠.

 

저는 남한테 폐를 끼치는 것도 싫어하고 누가 폐끼치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내가 피해입는 게 아닌 한 약간 한번 귀찮은 것 정도는 그럭 저럭 눈감을 정도의 아량은 있구요.

 

남편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 도움 청하는 것, 싫은 소리...이런 말 전혀 못하고 해보려고도 안하는 사람이에요. 그게 때로는 너무 고지식해 보이고 답답하고 그러네요.

 

얼마 전에 냉장고 들였거든요.

새제품에 왠 스크래치가 있고 ( 한 두군데가 아님. ) 사실 찝찝했어요. 그런데 남편은 어떻게 된 건지 전화해보려고도 하지 않고 쓰는 데 지장없는데 불만 전화하기 싫다고 그러네요.

 

흠..제가 깐깐한 사람 같았으면 찝찝해서 새 제품으로 교환해달라고 컴플레인 걸었을 텐데 저도 금전적인 피해가 생기는 건 아니고 그저 기분상의 문제라 걍 쓰자 넘어갔습니다. 그래도 그 때 남편이 전화하는 것 조차 미적미적 불편해 하는 모습이 조금은 실망스러웠어요.

 

이번에 쓰던 소파를 넘기게 되었는데요. 인터넷 무료드림했거든요. 소파 필요없고 우리는 서재 꾸리느라 책상이 필요해서요. 흠..그리고 중고가게에서 헌 책상을 봐뒀죠.

 

그런데 우리가 차가 없어요. ( 아..택시 잘 안 잡히는 곳이에요. )

중고 가게는 차 타면 2분? 1분이면 갈 거리구요. 걸으면야 20분 거리지만..

 

남편 혼자 그 무거운 책상을 이고 올 생각 하니 안되서 혹시 소파 가져가시는 분한테 1,2분이니 드라이브 부탁 드리면 너무 민폐인가 말했죠.이러자고 소파 드린 건 아닌데^^; 여쭤보면 어떨까? 하면서요.

 

다시 말하지만 그럴려고 무료드림한 건 아니구요.

 

물론 1분이든 2분이든 소파 공짜로 줬다고 차 좀 얻어 탈 수 있을까요? 이런 부탁이 어이없을 수도 있죠.

근데 또 사람 사는 정이 그렇잖아요. 의외로 또 흔쾌히 도움 주실 수 있는 분을 만날 수도 있는 거고..

제가 그런 부탁 받았다고 생각하면...1,2분 드라이브 거리인데 그냥 책상 실어 드릴 것 같아요.

 

남편은 누구한테 부탁하는 게 너무 불편하대요. 책상 혼자 이고 말지...

 

근데 어떤 생각이 드냐면...남편이 참 곧고 바르고 싫은 소리 할 줄 모르고 다 좋은데...참..세상 사는 수완이 너무 없구나 답답하더라구요.

 

남편이 틀렸다. 잘못했다는 말이 아니에요. 남편 말이 맞아요.

 

그런데 누구 등쳐 먹고살자는 것도 아니고...고생하느니 말 한 마디 이쁘게 하면서 조금 쉽게 갈 수도 있는 건데..

살다가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도 좀 하고 남이 아쉽다고 하면 들어주기도 하고..( 남편 다른 사람 많이 도와줘요) 허풍 뻥뻥 치는 것도 못봐줄 일이지만 조금은 유들유들하게 세상 좀 편하게 살 줄 아는 것도 필요한데.....자꾸 답답한 건 몰까요.

IP : 94.218.xxx.222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과
    '12.3.7 5:38 AM (183.106.xxx.79)

    남자들 그런얘기 하는것 어려워할수도있어요 저는 제가 부탁해요

  • 2. 저는..
    '12.3.7 5:43 AM (49.50.xxx.237)

    남자들이 대체적으로 그렇지않나요.
    저도 제가 합니다.
    거의 모든 상황정리를 제가 해버려요.
    냉장고도 그냥 님이 전화하고
    차 문제도 님이 전화해버리면 편할거같네요.
    절대 안고쳐지구요. 저는 하나에서 열까지 제가 다...
    남편은 돈만 벌어다 주면 땡입니다.

  • 3. 그래도
    '12.3.7 5:47 AM (123.98.xxx.2)

    염치없이 막 부탁하는 사람보다는 낫지 않나요. 적당히라는 게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서 누군가 보기엔 염치 없어 보일 수도 있어요. 차 태워 달라는 말은 저도 남편도 못할 것 같아요. 그런 부탁 받으면 들어주긴 하겠지만 속으론 좀 웃을 것 같아요..
    하긴 저희 남편은 집에 차가 없을 때 가족들이 태워주겠다는 것도 굳이 마다해서 추운 겨울에 생고생. 제가 엄청 짜증냈었죠. 말 못하는 건 그렇다쳐도 왜 굳이 거절을 하냐고!

  • 4. 원글
    '12.3.7 5:51 AM (94.218.xxx.222)

    아...남자들이 원래 그런 거였나요. 몰랐네요. 그런거구나 생각해버리니 오히려 마음이 낫군요.
    소파는 벌써 가져가기로 시간정해서요. 뭐 혼자 그 개고생 하고 나면 나중엔 조금 잔머리 좀 굴리고 싶어질지도..-.-;

  • 5. 사과
    '12.3.7 5:55 AM (183.106.xxx.79)

    저는 그런부탁할수도있고 누가부탁한다면 기꺼이 도와줍니다 책상 을 이고오다니요

  • 6. 원글
    '12.3.7 6:16 AM (94.218.xxx.222)

    주면 기분 좋게 줘요-> 기분 좋게 드립니다.

    남편이 그 무거운 걸 혼자서 이고 올 ( 이고 올 수나 있을지 그것도 잘 모르겠네요) 생각을 하니 마누라로서 혹시나 싶었던 거죠. 정말 차가 있었을 때 ( 긴축 재정으로 차를 올 1월에 처분했어요) 거기 1분도 사실 많이 친 거에요. 혹시나 오시는 길이면 조금 불편하시더래도 얻어 탈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여쭤요...이쁘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 싶었던 거죠.
    저도 뭐 여간해서는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는 스탈이거든요. 근데 뜻하지 않게 또 맘 후덕하신 분 만날 수도 있는 거고.

    아뭏든 결론은 뭐 남편 혼자 고생 좀 하겠죠.

  • 7. ##
    '12.3.7 6:36 AM (125.187.xxx.175)

    저희 남편도 길 물어보는 것조차 싫어해요.
    처음엔 보조 맞춰준다고 그냥 묵묵히 따라다녔는데 1시간을 헤매도록 길을 물어볼 생각도 안해서 제가 폭발했어요.
    그담부턴 제가 다 물어보고 후딱후딱 길 찾아 갑니다.
    답답해요.

  • 8. 그런데
    '12.3.7 6:56 AM (123.98.xxx.31)

    처음에 무료드림 광고낼때 얘길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나중에 얘기하면 아무래도 좀 그렇죠

  • 9. .....
    '12.3.7 8:29 AM (49.50.xxx.237)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다시 로긴했어요.
    예전 신혼때 전세값 백만원을 올려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92만원을 제직장에서 이리저리 구했답니다.

    나머지 팔만원만 좀 구해오라고 했더니 빈손으로 퇴근했더라구요.
    남자들은 남한테 아쉬운소리 정말 못하나보다 하고 그 이후론
    별 기대 안하고 삽니다.

    그런데 우리남편은 남한테 그런소리는 못해도
    저한테 요구는 잘하네요.

  • 10. 뭔소리
    '12.3.7 8:57 AM (58.143.xxx.120)

    남자들 나름입니다. 성격이라는거죠. 스스로 고생 더하며 사는 사람들이지요.
    융통성 적고 옆에 사람 좀 힘들게 하는 요소 맞습니다.
    시장보면서도 물건 흥정하고 잘 깍는 남자분도 계십니다.
    세상 살아가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본인도 가족도 편하지요.

  • 11. ...
    '12.3.7 9:18 AM (125.187.xxx.159)

    저희남편도 똑같은 성격...
    저는 그런거 답답해하는 성격...
    덧붙여...제가 나서서 도움청하려하면 화내며 뜯어말리는 성격이에요. 더 고약하죠.
    고생도 혼자 하면 좋은데 저까지 고생시켜요.
    아....말하니 갑자기 짜증돋는다

  • 12. ..
    '12.3.7 10:14 AM (210.109.xxx.249)

    우리 남편도 좀 그런편인데 필요할땐 저보다 더 잘 나서요.
    복비도 깎고 인테리어 하는데 이러저런 요구 잘하고
    저도 아쉬운 소리 안하고 물건값도 안깎는데 필요할 땐 또 하고 그러네요.

  • 13. ㅁㅁㅁ
    '12.3.7 10:40 AM (218.52.xxx.33)

    제가 원글님 남편같은 성격이고,
    제 남편은 유연성이 넘치는 사람이예요.
    어느정도는 불편한거 해결 탁탁 잘하고 좋아요.
    그런 면에 이끌리기도 했고요.
    궂은 일에 제 손 안대고 코 푸는 것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 그걸 제게도 요구할 땐 아주 미쳐버리겠어요.
    규칙 안지키고 ,융통성이라는 이유로 이리저리 다른 사람에게 과한 요구까지 하는걸 못참겠어요.
    제가 보기에 심한건 남편에게도 얘기해서 웬만큼은 벗어나지 않게 하고는 있지만, 남편은 제가 융통성 없다고 뭐라고 하고.
    자기 주변에 그러고 다니는건 괜찮은데, 제 주변에 그러라는건 너무 창피해요.....
    어떨땐 차라리 원글님네처럼 부보가 똑같은게 나아요.

  • 14. ㅁㅁㅁ
    '12.3.7 10:46 AM (218.52.xxx.33)

    부보-->부부
    아, 제 남편은 그주변에서는 가장 강도약하게 유도리 있는 사람이예요.
    그나마도 바르게 살고 싶어하는 성향이고, 뭐 부탁할 때 상대 기분 살펴서 즐거운 분위기 만들어서 화기애애하게 자기 요구를 관철시켜요.
    다좋은데, 그런 능력없는 제게는 그런 요구를 하지 말아줬음 좋겠다는거예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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