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베스트 오른, 어제 종일 울었다는 저희 딸이요.

아이고.. 조회수 : 1,484
작성일 : 2012-03-06 22:07:56

제 글이 베스트까지 갈 줄은.. ;;

오늘도 한번 더 여쭤보려고 82들어왔는데 베스트에 제 글이 있어서 가슴이 콩닥콩닥하네요.

 

네, 어제 등원해서 하원할 때 까지 울었다는 저희 딸이 오늘은 두번째 등원을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두어번 오늘 가기 싫은데, 나중에 더 커서 그냥 학교 가고 싶은데.. 그러다가

아침 잘 먹고 순순히 옷 갈아입고 머리 빗고 가방 메고 다녀오겠습니다 - 배꼽인사하고 아빠랑 잘 나갔어요.

남편이 오후에 출근하는 사람이라 지금까지도 문화센터 같은 곳은 아빠랑 다녀서 등원도 아빠랑 하고 싶대요.

 

역시 남편은 바로 돌아오지는 않았고 교실 들어가서 아빠 여기 있으라고.. 붙잡길래

한 30분 있다가 나오는데 애가 또 울었대요. 선생님이 달래주니 울음 멈추기에 집에 왔는데

남편도 영 신경이 쓰이는지 다시 가서 아직도 울고 있으면 그냥 데려오겠다고 어린이집에 다시 갔어요.

그런데 이번엔 애가 다른 애랑 섞여서 활발하게는 아니지만 제법 어울려 놀고 있길래 그냥 혼자 돌아왔구요.

점심 나올 무렵에 먹기는 하는지 걱정되서 남편이 또;; 가서 보고 왔는데 혼자서 다 먹고 반찬 더 달라고 하더랍니다.

 

어제 너무 힘들어하기에, 제 마음도 힘들어서 오늘도 많이 울고 밥도 한술 안뜨고 있으면

보내지 말아야지, 내가 더 데리고 있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어제와는 또 너무 다르게 밥도 다 먹고 (저녁에 담임샘 전화 말씀으로는 밥을 더 달래서 더 먹었다네요)

하원차량에서 내리는데 아직은 얼굴에 긴장이 서린 표정이긴 했지만 한결 나아진 얼굴로 내려서 한시름 놨어요.

 

어린이집 입학 상담할 무렵부터 저도 남편도 원장선생님 자주 찾아 이것 저것 물어보고 확인하고

어제 오늘 겨우 이틀 등원시키면서 애 아빠가 빼꼼 - 살펴보려 서너번 들여다 봐서 그런지

담임샘도 원장샘도 문자로, 전화로, 차차 적응하는 것 같다, 밥 잘 먹었다, 울음 그쳤다, 알려주시고..

 

3월이라 어린이집 분위기 정신 없을텐데 그거 감안하면서도

제 아이가 가 있다고 생각하니 아무 마음놓고 믿고 맡기고만 있을 수도 없고 해서

이렇게 유난떠는 부모가 되어 버렸네요 ;;  부모가 좀 더 대범하고 이성적이어야 할텐데요..

 

오늘은 다녀와서 '내일 안갈거다. 내일도 울거다' 소리는 좀 덜했어요.

첫아이다 보니 이런 과정이 자연스러운 것인지.. 어제는 종일 울었다는 녀석이

오늘은 또 갑자기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니.. 얘가 적응을 한건지, 그냥 엄마 보기에 그러라고 그러는 것인지..

제 자식이지만 속을 모르겠네요. 일단 며칠 더 두고 봐야 하겠지요..?

 

주변에선 작년부터, 동생 태어나기 전에 어린이집 보내라고 말씀들이 많았지만

최소한 세돌까지는 제가 끼고 키우고 싶어서 무리해서라도 아이 둘을 제가 다 돌보고 있었어요.

작은애가 태어난게 큰애 26개월 무렵인데, 지난 달에 생일상 차려주며 생각해보니

저희 큰애의 26개월 부터 36개월까지의 시간이 도통 저는 기억에 없는거에요.

그렇게 제가 정신없이 그저 먹이고 재우는 역할만 하는 동안 아이가 저 스스로 알아서 커버린거죠.

문득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큰애한테 너무 미안하고, 큰애는 큰애대로, 작은애는 작은애대로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것 같아서 이번 봄에는 어린이집에 반일반이라도 보내자 결심했지요.

아직도 큰애 한테는 미안한 마음이 더 들어요. 보통은 둘째 태어나면 둘째가 그렇게 예쁘다는데,

저는 첫애를 향한 마음이 더 애틋해서 그런지 둘째가 딱히 더 예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큰애도 아직 애기인데 많은걸 본의 아니게 양보하면서 참으면서 지내고 있는게 너무 안쓰럽더라구요.

제 마음은 그러면서도 당장 제가 힘에 부치고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자꾸 큰애 몰아세우고 혼내게 되고..

그런 저런 복잡한 마음에 기관의 도움을 좀 받자.. 생각한 것이지요.

 

큰애 한테는 올해 어린이집에 보내든, 내년에 보내게 되든간에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설 것 같아서 마음이 참 짠하답니다..

이왕 다니기로 결심한거 아이도 어느 정도 분위기를 익혀가는데

이렇게 잘 적응해서 신나게 건강하게 쭉 잘 다녔으면 좋겠어요.

 

 

IP : 121.147.xxx.8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3.6 10:13 PM (59.15.xxx.61)

    차차 적응 잘 할 것 같네요.
    어제 글은 저도 걱정스럽더구만...
    첫 날 갑자기 부모를 떨어져 낯선 곳에 가니
    많이 당황했나봐요.
    예쁘게 크길 바랍니다.

  • 2. 냉정
    '12.3.7 1:38 AM (125.141.xxx.221)

    집에서 많이 얘기해주시구요
    어제 글은 안 읽어봤지만 어린이집에 애기 보낼때 저렇게 애기가 울때 부모님이 저렇게 계심 부모님, 선생님, 아이 셋 다 한테 안 좋아요
    정말 매정하다 싶게 확 돌아서야해요
    그래야 아이는 그것에 대한 포기가 되고 선생님은 아이를 케어할수 있고(물론 부모님이 계신다고 케어 못하는건 아닙니다만), 부모님도 안심 못해서 안절부절...이것보단 탁 털어버리고 돌아서는게 좋아요
    대부분의 애들이 한달이면 적응하구요
    그 이후에도 계속 저런다..하면 애기한테 어린이집에서 어떤 일들이 있나 함 물어보세요
    한 학기동안 계속 저런다 하면 어린이집을 옮기거나 아예 안보내시는게 낫구요

  • 3. ,,
    '12.3.7 7:37 AM (147.46.xxx.47)



    제가 앞의글을 읽고 오해를 했었네요.오늘 올려주신 글을 읽으니..큰아이 위하시는맘이 크시네요.
    아이가 부디 잘 적응해서 어린이집 생활 즐겁게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별로 유난스런 어머니 아니시니...선생님과 상담 자주하세요.그래도 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6164 물감 묻은 옷 세탁법 좀 ㅇㅇ 2012/05/11 1,725
106163 배현진 술집여급 취급 당해보니간 정신이 번쩍 든거지.. 7 별달별 2012/05/11 4,388
106162 키친타올...알고 계세요? 15 멸치똥 2012/05/11 14,827
106161 이토 히로부미의 명언(자식 키우는 부모 들은 필독하세요) 27 명언 2012/05/11 6,921
106160 [원전]통관만 하면 사라지는 일본산 수산물? 4 참맛 2012/05/11 1,330
106159 제가 가진 재료로 스파게티 할 수 있죠? 그냥 자유게시판에 쓸게.. 4 검색하다지침.. 2012/05/11 1,318
106158 병설 유치원 종일제 보조원 일년차임다. 호칭으로 보면 수업을 안.. 아주 궁금녀.. 2012/05/11 1,380
106157 부여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어떤가요 1 0987 2012/05/11 1,907
106156 이번 댄싱 위더 스타는,,,, 별달별 2012/05/11 1,229
106155 김치 담구는 법 가르쳐 주는 곳 없나요? 11 김치교습 2012/05/11 2,501
106154 만두 맛나게 만드는법좀 알려주세요 3 만두 2012/05/11 1,190
106153 월 250이면 국민연금,의료보험비가 얼마나 나오나요?? 1 .. 2012/05/11 1,744
106152 울집앞에 롯데마트 들어온다,,, 2 별달별 2012/05/11 1,356
106151 이지상의 사람이 사는 마을이 방송됩니다. 라디오21 2012/05/11 496
106150 식기세척기. 쓰시는 분. 여기 와주세요~^^ 22 지혜수 2012/05/11 3,489
106149 74세 초등 1학년 신입생 할머니.. 이야기 Y 2012/05/11 1,093
106148 이승기 인물이 이젠 빛을 잃어가네요. 37 이승기 2012/05/11 11,319
106147 아이들 연필교정기(?) 써보신분 계세요? 1 악필 2012/05/11 829
106146 고1아들 15 걱정 2012/05/11 2,828
106145 길고양이 집에 데리고 올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16 .... 2012/05/11 4,242
106144 현명한 처사...있을까요? 2 혜리 2012/05/11 733
106143 MBC 노조원들 힘빠지겠네요. -_- 26 MBC 2012/05/11 7,834
106142 7세 아이 드림렌즈 끼고 있어요 질문 좀 드릴께요, 4 akfck 2012/05/11 3,426
106141 진작부터 비즈니스 마인드로 살았어야 했는데 3 ㅇㅇ 2012/05/11 1,513
106140 조현오에 대한 KBS,MBC의 조현오 보도는 이렇네요. 참맛 2012/05/11 1,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