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먼저 건져낼 것인지 묻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있습니다.
저는 딸 둘이라 군에 안보내서 군에 보낸 엄마들의 심정을 다 이해는 못해도
군에 보낸 아들 말만 해도 울적하는 엄마들이나 동서를 보면 안쓰럽더군요.
저의 아버지도 전쟁으로 행방불명되어서
제사도 제대로 못지내고 있습니다.
이후 어머니의 삶은 가시밭길 그자체였고요. 어머니 나이 겨우 23세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자식들 키우며 살아온 나날들이 매일 눈물바닥이셨습니다.
갖은 고생을 하시며 새끼들을 먹여살릴 방법이라면
똥이라도 이고다니며 행상하셔서
저희들은 대학도 졸업하고 밥굶지 않고 여행도 다니며 호사를 누리며
삽니다.
제사날도 모르고 9월 9일을 제사날로 잡아서
제사를 지냈습니다.
내 어릴적 어렴풋시 어머니가 제사날만 되면 목놓아 통곡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손에 못이 다 박혀 거북이 등딱지같은 손목으로 내손에다
용돈을 주셨던 어머니가 오늘은 너무 그립네요.
남편이 전쟁으로 목숨만 잃지 않았다면
편히 행복한 삶을 살고 계실것인데..
2년도 못된 짧은 결혼생활에 자식들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의 한수러운 삶이 내 마음속에는 응어리로
분노의 마음으로 가득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