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 넘도록 거의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저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낸
저희 큰 딸이 내일 어린이집에 입학해요.
지난 주에 원복받아올 때 부터 마음이 싱숭생숭.. 이상하더니 오늘은 종일 울적하기도 하고..
아직 이렇게 어린데 그냥 1년 더 데리고 있을까.. 그런 마음도 들었다가
10개월짜리 둘째 찡찡대면 또 그녀석 안아주느라고 큰애는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데
더 이상 그러지 말고 이왕 결정한거 잘 보내고 잘 다니고 해야지.. 하는 마음도 들었다가 그랬네요.
지금까지 늘 제 시선 안에 있고 제가 돌아서 있어도 뭘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다 알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 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제가 없는 곳에 저 꼬맹이가 혼자 덩그러니 가 있어야 한다니 그게 제일 마음 아파요.
당장 내일 아침 등원할 때 부터 웃으면서 안녕 잘 다녀와 할 수 있을지 걱정이구요,
지금 생각하기만 해도 막 울컥하고 목이 매이고 눈물이 맺혀서 어쩌지요 ㅠ.ㅠ
아직 혼자 밥도 잘 못 먹고, 다른 사람이 손잡는거나 자기 물건 손대는거 무척 싫어하는데,
낯선 곳에 가면 제 무릎에 딱 붙어앉아 꼼짝않고 한참 머무르는데..
말도 잘하고 목소리도 크지만 처음엔 말도 안하고 작은 소리로 내빼는데..
이 녀석, 모두 처음 보는 얼굴 뿐인 어린이집에 가서 어쩔런지.. 걱정도 되구요.
언젠가는 이렇게 제가 세상에 내 보내야 하는 때가 있기는 하겠지만
이제 갓 36개월짜리 너무 빨리 내 보내나.. 싶기도 하고.. 물론 더 어려서도 잘 다니는 애기들도 많지만요.
그 동안 집에서 제가 돌봤다고 딱히 잘 해 준것도 별로 없고 그다지 다정한 엄마도 아닌데 말이에요.
보토은 애들 재우고 나면 티비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제 시간을 만끽하는데
오늘 밤은 뭘 봐도 재미도 없고 손에 잡히는 일도 없고.. 그저 심난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