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에 나오는 언니 중 한 사람이 그렇습니다.
항상 모임에서는 제일 한가운데 자리에 앉아요.
어른이 계시거나, 그날 중심이 되는 분이 계시면 그 바로 옆자리에 앉죠.
대화의 모든 방향이 자기를 향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짜증내고 화내면서 모임 분위기를 망쳐버립니다.
한번은 회원 중 한 사람이 10년만에 아기를 낳았어요.
불임 때문에 너무 고생하던 거 다 아니까 사람들이
선물도 주고 남편분이랑 같이 나가서 저녁 먹는데,
아무래도 그분이 화제의 중심이 되겠죠.
그러자 나중엔 온갖 짜증에 투정 부리고 집에 가버리더군요.
다행히 동호회가 좀 나이 있는 사람들 모이는 곳이라
다들 그분이 그러려니 하고 그냥 잘 지내는 편이에요.
제가 보기에 진중권씨도 그런 스타일 같아요.
보통 자기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기가 무언가 먼저 나서서 솔선수범하고 위험을 무릅쓰는 경우는 없어요.
누군가가 뭘 열심히 해 놓으면 거기에 밥숟가락을 턱 올려놓죠.
그동안 진보진영에서 진중권씨만큼 여러 매체에서 활약한 사람이 없었고
말발 자체가 좋고 학벌이 인정되는 사람이라 중심이 되어 왔죠. 진보쪽에선.
갑자기 나꼼수가 나타나고, 나꼼수의 폭로 같은 건
진씨가 도저히 따라가거나 밥숟가락을 올려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에요.
자기가 진보 쪽 입으로는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모든 사람이 나꼼수를 주목하고 나꼼수 사람들이 대화의 중심이 되니까
깽판 놓고 망쳐 놓으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조지아대 공대 교수와의 디도스 이야기도
그걸 인정하면 나꼼수를 인정하는 게 되니까 블라 먹여버린 거 아닐까요.
나꼼수를 인정하면 자기가 중심이 될 수 없으니까.
동호회 그 언니나 진중권씨 같은 분 보면 참 불쌍해요.
어딘가에 가서 스스로 중심이 될 만한 능력이 없으니
말로라도 중심이 되려고 노력하는 거에요.
자신이 전세계에서 뭐든 제일 잘 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하나도 못하는 건 아니니
오늘은 이 사람이 중심이 되어도 내일 다른 곳에선 내가 중심이 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못하더라구요.
그냥 불쌍하게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