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에요.
6세 딸아이인데,
어릴 때부터 뭐 그닥 훈육의 필요성이 없던 아이였어요.
지금도 그 점은 다르지 않아요.
별 잔소리가 필요 없이 그냥 알아서 딱 하고,
아무도 눈치 준 사람도 없는데,
눈치도 좀 보는 편이라 제가 편할 때도 있구요.
그런데, 최근 한글 공부를 시작했는데,
외국에 사는지라 아무래도 한글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좀 힘들어하더라구요.
그래도 또 역시 잘 따라오더니
며칠 전 하기 싫다 그러더라구요.
어르고 달래서 하고 있던 참이라 저도 좀 화가 나서
그러면 하지마라 그러고 그 날은 공부 안했어요.
근데 또 그냥 넘어가면 안되지 싶어,
제가 그랬어요.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는 없다. 엄마도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맨날 청소하고 밥하는 거다.
아빠도 출근하기 싫은 날 있지만 출근해서 돈 벌어 오는 거다.
하기 싫다고 다 안할 것 같으면 엄마도 청소 안하고 밥도 안할란다.
너 어린이집에 데려다주지도 않고 데리러 가지도 않겠다....
그랬더니 딸래미가 하는 말이,
난 엄마가 청소 안해도 상관없다. 밥안줘도 상관없다. 말 그대로 I don't care 랍니다.
왜냐하면 아빠가 있기 때문이라네요.
이리 말하는데 열받더군요.
열받는 김에 몇 마디 더했는데,
또 하나도 안지고 떽떽거리는 말투로 다 받아치고 일부러 옆에 와서
'I don't care, It's OK'하고 가네요.
벌써부터 말로는 조금도 안지려고 하니,
사실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따지고 보면 한글공부 하기 싫을 수도 있고.
하기 싫다고 말하는 게 정말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거나 도리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고.
즉, 딸아이가 진짜로 잘못한 일은 아니니까...저도 어떻게 더 말도 못하겠고.
그래도 뭔가 엄마로서 말이 안먹히는 거 같아 기분도 안좋고.
상황을 다 전해들은 아이 아빠는 그냥 넘어가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그 때는 다음 날 아침 그냥 웃으며, 안아주며 깨우는 것으로 넘어갔어요.
근데 또 어제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같이 앨범을 보는데,
3년이나 키워주신 외할머니보다 이제껏 한 5번이나 봤나 싶은 친할머니가
더 보고 싶다는 거예요.
바로 며칠 전에 외할머니가 보내주신 로보카폴리 컵은 좋다고 쓰면서,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니 또 얄미워져서...제가 또 몇마디 했더니.
이번에도 역시 안지네요.
저도 알아요.
저 상황들이 제가 좀 감정적이었다는 거.
하지만 엄마가 좀 유치할 지라도 아직 6살이면 먹혀야하는 거 아닌가요.ㅠㅠ
아, 정말 이 상황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입 똑똑한 딸 키워보신 선배님들 조언 좀 부탁드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