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 둘.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가끔 둘러보면 뿌듯한 집(물론 전세이긴 해도) 불안하긴 해도 내 일도 있고.
건강도 그럭저럭 괜찮고...
겉으로 보면 멀쩡합니다.
그렇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10년째 놀고 있는 남편, 당연히 같은 집에만 살 뿐 서로 얼굴도 바라보지 않고 말도 않고 저는 밥도 차려주지 않은 채 3개월째..
아이에게 이런 모습 보여주는 것도 자존심 상하고 죄책감들고...
친정 부모님도 시부모님도 이제 모른 척하시고(하긴 그분들이라고 무슨 뾰족한 수 있겠나요?)
뼈속까지 스며드는 추위,고독...
길 가다 갑자기 남편이 미워지고 저주라도 퍼붓고 싶다가도 이래봤자 아무 소용없다 싶어 잠시 멈춤..
이집으로 이사오면서 처음으로 마음먹고 좋은 가구 사러 다닐 때 불길한 예감처럼 계속 들었던 생각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은데 좋은 가구가 무슨 소용인가?"
결혼 할 때 들었던 예감.. "내가 몇 천도 않되는 결혼식 비용 때문에 그와 결혼을 해야하나"어쩜 그리도 같은지....
이제 제게 남은 것은 아이 먹이고 가르치고,
늙어 죽는 일 밖에 남지 않았나요?
이제 다시는 사랑할 수 없고, 사랑받을 수도 없고...
죽고 싶지도 않고 살고 싶지도 않고...
시간이라도 빨리 흘러가라고 영화만 매일 2편씩 보고 있어요.
항상 제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때마다 하고 싶었던 일... 시작할까요? 그럼 살고 싶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