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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담양 관방제림 매점에서 뚜껑 딴 음료 교환한 애기엄마아빠..

그러지마세요 조회수 : 1,954
작성일 : 2012-03-01 22:32:28

 

저는 광주에 살아서 휴일이나 주말이면 담양 곳곳으로 가깝게 나들이 자주 다녀요.

오늘도 관방제림으로 아이들 데리고 산책다녀왔어요.

담양 죽녹원이라면 아시는 분이 더 많겠지만 저는 애기들이 어려서 죽녹원 길 걷기가 힘들어서

죽녹원 건너편의 관방제림 산책로를 더 자주 찾고는 한답니다.

 

큰애 걸리고, 작은애 유모차에 싣고 남편과 산책중에 좀 좁은 길이 나왔는데

앞서가던 다른 가족들이 그집 세살이나 되어보이는 남자아이에게 음료수를 먹이느라

한 가운데 멈춰서는 바람에 옆으로 비켜갈 수가 없어서 본의아니게 그 가족의 대화를 듣게 됐어요.

 

관방제림 끝 쪽에 간이 매점이 하나 있는데,

아이가 목 마르다고 해서 아이 아빠가 '하늘보리'를 사왔더군요.

아이가 한 모금 마시더니 이거 아니고 물 달라고 그래요.

그랬더니 그 아이 엄마가 뚜껑을 다시 닫고 남편에게 주면서 '게토레이'로 바꿔오라고 그러더군요.

그러더니 정말 그 아이 아빠가 '뚜껑을 열고 아이가 한 모금 마신 그 하늘보리'를 바꾸러 매점으로 갔어요.

 

그 순간 저희 큰애가 갑자기 큰 길로 뛰쳐나가서 저희 남편은 작은애 유모차를 붙잡고

저는 큰애를 잡으러 그 가족 옆으로 비켜 달려갔어요.

저희 아이가 매점과 반대쪽으로 달려가는 바람에  앞에 있던 그 가족에게

'그러시면 안되는거 아니냐' 한마디 했어야 했는데 그 말을 못한게 아직도 너무 후회가 되네요.

 

저희 아이가 달려나가는 쪽을 보면서 흘낏 뒤돌아 그 가족을 보니

정말 그 매점에서 '게토레이'로 바꿔들고 그 옆에 있는 놀이터로 가더군요.

매점에 손님이 많아서 주인 아저씨도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고 그냥 바꿔주는 모양새였어요.

 

겨우 저희 아이를 잡아서 저희 가족도 그 놀이터로 갔는데 '하늘보리'를 '게토레이'로 바꾼

그 가족은 이미 어딘가로 가 버렸고.. 매점에는 여전히 손님이 많고..

매점사장님께 아까 보니 다른 손님이 한입 마신 음료를 새걸로 바꿔가더라.. 라고 말이라도 해 줬어야 했을지..

 

저는 인터넷 공공 게시판에 글을 어떻게 올리는지를 잘 몰라서,

유일하게 제가 익명의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글을 올리는 이 게시판에 글을 써봐요.

혹시라도 그 애기 엄마나 아빠가 건너건너라도 이 글을 보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어요.

그 집 세살짜리 아이는 뭘 보고 배울까요, 어떻게 자랄까요. 

뭐랄까.. 불쾌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말로만 듣던 그런 현장을 제가 목격하고 보니 마음이 참 착잡하네요.

 

하늘보리니 게토레이니 하는 구체적인 브랜드 이름을 굳이 적은 것도

혹시라도 그 부모가 보면 조금이라도 뭔가라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구체적으로 적었어요.

아.. 그 순간 제 아이를 한 눈으로 지켜보면서라도 그 부부에게 '그러지 마세요' 라고 말 했어야 했는데,

그들을 제지하지 못하고, 그게 부끄러운 행동이라는걸 알려주지 못해 제 마음이 스스로 너무 부끄러워요.

IP : 121.147.xxx.19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3.1 10:40 PM (119.192.xxx.98)

    근데, 그런 행동 하는 사람들이 좀 거칠고 교양없는 사람들이라
    남이 뭐라고 지적 하면 적반하장식으로 나오고 골치 아파져요.
    그래서, 그런 광경을 보더라도 엮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못본척 하기도 하는거죠.

  • 2. 진짜요?
    '12.3.1 10:41 PM (220.116.xxx.187)

    물 달라고 했는데, 게토레이로 바꿔오라고 했어요?

  • 3. 바꿔와???
    '12.3.1 10:43 PM (211.234.xxx.229)

    설마요..이건 당신이 마시고 다시 게토레이로 사와,한거겠죠..지자식 먹일 음료를 그따위로 사기치는 염병할,오라질,개만도못한,미친 아빠가 있을라구요-_-

  • 4. 네 그랬어요
    '12.3.1 10:52 PM (121.147.xxx.197)

    저도 그게 의아했어요. 애가 물 달라는데 엄마가 게토레이로 바꿔오라고 그래서 제가 더 주의깊에 보고 들었나봐요.
    정말 그 아빠가 바꾸러 가고 매점에서 교환하고 그걸 제 눈으로 보면서
    내가 방금 뭘 잘못 본건가 몇번이고 되짚어 생각해 보기까지 했어요.
    저희 남편은 그 부부의 대화를 듣지는 못했고 그 애기엄마가 뚜껑을 남편에게 건네주는건 봤다고 하니,
    한번 마신 음료를 다시 뚜껑닫아서 정말로 바꾼거에요. 애기가 한모금 마신거라 줄어든 테도 별로 안났을테구요.
    그런 사람들이 정말 있더라구요..

  • 5. 정말
    '12.3.1 10:58 PM (115.137.xxx.213)

    정말 찜찜합니다 슬프기도 하구요

    내 아이만 잘키운들...잘키우면 좋겠지만

    무슨소용일까 저런애 저런부모랑 우리 아이들이 어케들 살아갈까요?

  • 6. 845
    '12.3.1 11:38 PM (121.172.xxx.83)

    그게 똑똑한거라고..
    현명한거라고 믿고 사는 찌질이들도 많아요
    제 주변에도 둘 있는데..
    둘다 돈은 연봉1억정도는 만지는데도 그러고 살아요..
    정말 한심스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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