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아버님 오리지날 경상도 분이에요.
경상도 중에서도 완전 산골 출신이시고,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평소에 굉장히 무뚝뚝+과묵하세요.
대화 스킬 많이 부족하셔서 어쩌다가 본인 의견 말씀하실 때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버럭 하시거나
좀 얼토당토 않는 말씀을 하시곤 합니다.
신랑도 아버님이랑 대화하는거 싫어하고 많이 부딪히는 편이에요.
설날,
며느리들 친정이 멀어 점심 먹고 시댁을 나서 친정으로 향하곤 하는데
차례 후 진지 드시면서 멀리 운전하고 가려면 힘드니깐
명절 두 번 중 한 번만 친정에 가라고...
그리고 얼마 전,
주말부부하는 저희한테 아들이 주말마다 집에 내려가기 힘드니(1시간 반 거리),
저보고 격주로 시댁으로 올라와서 같이 지내라고 하시더라고요.
(참고로 저는 임신 4개월 중이고, 신혼 초기에는 신혼집을 신랑 가까운 쪽에 얻어
1년 동안 제가 3시간 거리를 운전하고 다녔어요.)
신랑은 자기도 무안했는지 나중에 전화로 아버님 말씀 염두에 두지 말라고 하던데
저는 화가 나기 보다는 아버님이 왠지 외롭고 자식들 더 곁에 두고 싶으신 마음을 말씀하신다는게
어쩌다 보니 저렇게 표현하신 것 같아 좀 짠 해요.
요새 기운이 많이 없어지신 것 같기도 하구요.
겉으로는 무뚝뚝 하셔도 속정은 깊으시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