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해서 살다보니 이런일도 생기네요....

극복 조회수 : 3,823
작성일 : 2012-02-27 17:36:17

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글을 왜 여기에 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들어주시고 조언해 주세요.

 

저는 이제 결혼1년 됐어요

남편은 꽤 가까운 친척분이 운영하는 회사에 다녔습니다.

근속연수 약4년이 넘습니다.

결혼한지 1년이 될때쯤이  저는 남편이 그분한테 빌려준돈, 그분이 쓴 카드값, 못받은 급여 등

총1억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고

가슴이 답답하고

아무튼 인생이 끝난것같은 절망적인 기분으로 1달을 보낸것 같습니다.

 

30여년 넘는 세월동안 사실 아주 평탄하게 살아왔고 큰 고비없이 성장했기에

이런 돈문제를 처음 겪어봤고 상상도 못할 만큼 저한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믿었던 남편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도 너무 컸고

그뒤에 따라온

저에 대한 자책으로 하루하루 눈물로 보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고  마냥 그렇게 살수는 없어서

마음을 추스리고  앞으로 몇년간은 절약하며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저 일로 인해서 대출을 좀 받았습니다. 아직 집은 없지만 빚도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는데 써보지도 못한돈을 대신 갚아주고 그 이자까지 내야합니다)

아끼고 아껴서 2년안에는 대출금 다 갚기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우울하고

막막한것은 말로 다 할수가 없습니다.

 

저한테 말할수 밖에 없는 상황에 다다라서야 남편이 밝힌 일에

사실 확인을 위해

그분과 직접 얘기하려 했으나

알고보니 그분이....

현재 구치소에 수감중이라고 하더군요.

깜짝 놀랬습니다.

 

사기죄로요....

투자껀이 있었는데 (본인이 진행하던것이 아니고)  

투자껀을 진행하던 회사를 투자자들에게 소개했던 일이었는데

원금을 다 못돌려준 게 원인이 되어서 투자했던 사람이 이 분을 사기죄로 고소했더군요.

투자회사는 이미 부도가 난 상황이라 받을수가 없을껄로 판단한건지 소개해준

이분을 사기죄로 고소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 대단하셨던 분이 지금 구치소에 3개월째 수감중 이십니다.

사실 저 그 분, 결혼전부터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일류대학에 유학파에, 집안도 부유한 분인데...

남들 보기에 좋은거 다 갖춘 그분...

제가 보기엔 믿음이 가지 않았습니다.

업무상 일이라도 약속시간 지키는걸 본적이 없고

일주일에 세네번 술자리.... 일이백은 기본으로 하는 룸싸롱 드나들고

귀가시간은 새벽2~3시 기본

출근시간은 정오 지나서.

갑자기 주말 오전이나 오후에 남편한테 전화해서 서류 찾아대고

일 때문에 만나자고 했다가 약속깨고..

세상 모든일은 혼자 다하는 것처럼 주말까지 바쁘게 다녔죠.

남들 다 일하는 오전시간엔 코빼기도 안비치고 오후 시간에 출근해서 밤 11시, 12시에  미팅을 한다는게

이해가 되시나요?

말이 좋아 미팅이지 다 접대고 본인이 좋아서 만들었던 술자리란걸 이제야 알겠네요

 

여기저기 투자해서 못받은 돈이 근10억원에 달하고

(모두 본가에서 나온돈입니다) 그로 인해 걸려있는 송사만 제가 알기로 3건.

 

아무리 본인이 오너라 하지만 회사가 규칙도 없고 비효율적인 업무방식에 저는 그분이 사실 정말 싫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전부터 남편에게  이직하라고 여러차례 말했었습니다.

그분이 그리 문제가 있는걸 알았으면

당연히 주변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전이될수 있는데

제가 경험도 없고 생각도 짧았던 걸까요...

그냥 사원인 남편은 3~4달 월급이 밀린 정도로만 알고 있었네요.

그리고 퇴사했는데, 알고보니 저리 큰 금액이 걸려 있었고

그로 인해 써보지도 못한 돈을 갚고 이자까지 내는 상황이 되었네요.

 

남들은 한창 재미있게 보낼 신혼생활을

저는 정말 벙어리 냉가슴 앓듯 지내며

속이 새카맣게 타들었네요.

 

그분이 구치소에 있다는 얘기 듣고

이 문제의 사실 확인을 위해 그분 가족과 통화를 하고

처음엔 저도 속상하지만 그 가족들도 마음고생이 말이 아니겠구나 싶어서

모진 소리 한번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그분에게 있지만

제 남편도  긴 시간동안 그 문제를 끌어오고 현명하게 처신못한 잘못이

너무나 크네요.

그래도 가족인지라 구치소에 있다는 얘기가 딱하기는 하지만...

그간의 그분 언행과 우리가족에게 끼친 피해를 생각하면

벌받는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저도 벌받는 중이겠죠.....

세상 물정 모르고 너무 평탄하게 편하게 살아왔는데....

이 일로 더 단단해 지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는 걸까요...

 

살아가는게 자기 뜻대로 안된다, 한치 앞도 알수 없다... 이런 말들

그저 제 수준에서 제 상황에서 벌어질수 있는 소소한 일들밖에 예상을 못했는데

결혼하고 살아보니

정말

상상조차 할수 없고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한 일을 겪고 있네요.

이제서야 사는게 정말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걸 뼈져리게 깨달았네요.

 

속상한 마음에

창피함을 무릎쓰고 글 올립니다.

 

 

 

 

 

 

 

 

 

 

 

 

 

 

 

 

 

 

 

 

 

IP : 118.32.xxx.13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2.2.27 5:39 PM (118.218.xxx.138)

    일단 안아 드릴께요..

  • 2. 원글님
    '12.2.27 5:42 PM (124.127.xxx.124)

    얼마나 힘드십니까. 저도 결혼해서 빚 문제로 그 웬수같은 돈 문제로 너무나 힘들었어요...
    그래서 원글님 안아드리고 싶네요.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남편과 이혼할 것 아니라면, 일단 남편에게 너무 다그치지 마셔요... 본인도 죽고 싶을 겝니다. 그리고, 평생 다시는 돈 문제로 님과 상의없이 일 저지르지 않겠다고 마음으로 혈서를 쓰도록 잘 타이르세요.

    제가 존경하는 집사님이, 남편이 30대 초반에 혼자 몰래 보증서줬다가 집을 날려먹었는데, 지금 15년 지난 이후, 집도 전셋집이지만 다시 마련하고, 두분이 아주 잘 사세요. 그 남편분은 아내분에게 정말 잘하구요.

    인생이, 돈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는 것이고, 아직 두 분은 젊으시니, 길게 보시고, 단 남편에게 금전적으로 더 현명해 지고, 절대 앞으로 비밀 없기로 다짐을 받아 놓으세요.

  • 3. 힘내세요
    '12.2.27 5:46 PM (175.211.xxx.206)

    누구라도 무슨일이든 겪을수 있어요. 저도 안아드리고 싶네요. 나중에 정말 님이 모든게 잘되어서 '우리 이런적도 있었지. 잘 이겨냈어'하며 남편분과 웃으며 함께 이야기 할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전화위복 꼭 보고싶네요.

  • 4. 극복
    '12.2.27 5:55 PM (118.32.xxx.136)

    감사합니다.
    처음엔 마니 다그치고 화내고 했으나
    지금은 앞으로의 계획과 진행사항을 서로 상의하고 노력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댁에 알리고
    시부모님께서
    앞으로 절대 둘 사이에 무슨일이든 비밀을 만들지 말고 어떤 일이든 상의하고 결정하라는
    좋은 조언을 해주셔서 가슴에 담고 늘 주의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남편에 대한 신뢰가 있고 본인 스스로 많이 반성하고 노력하고 있어서 인지
    이혼 생각이 들기보단
    해결방안에 대해서 궁리하게 되더군요.
    윗분들 조언도 새겨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5. 화이팅!!
    '12.2.27 5:56 PM (221.153.xxx.238)

    위로가 도리지 모르겠지만 저희 시부모님 , 어린 아들 둘 데리고 상경해서 정말 안해본 일 없이 고생 고생하며 못먹고 아끼고 아낀 돈으로 장만한 집을!! 사기로 다~~ 날리셨대요.
    그 심정이 어떠셨겠어요..정말 피눈물 나셨을텐데.. 그래도 마음 다잡고 다시 시작하자고..열심히 일하셔서
    아들 둘도 잘 키우시고 지금은 당신 땅에 집 짓고 건물 짓고 옛날 얘기 하시며 흐뭇하게 살고계세요.
    아무래도 시부모님의 부지런함과 존경스런 인품덕에 이렇게 행복한 날들이 오지 않았나..생각한답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분명 나중엔 더 웃으며 얘기 할 날들이 올거라 믿어요.
    힘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408 분당인데 운전연수 도와주실 선생님 소개해주세요 3 20년된장롱.. 2012/02/27 889
76407 일본산 카레나 소스류 좋아하시던 분 계시죠? 7 이런 2012/02/27 1,697
76406 저희 아이 심심해서 책을 읽는걸까요? 11 외동아이 2012/02/27 1,805
76405 채선당임산부 한사람 때문에... 11 임산부 2012/02/27 3,316
76404 한번 읽으면 정신없이 읽게되는 소설책 뭐 있을까요? 11 ww 2012/02/27 3,299
76403 ebs성공시대 그럼 누가 진행하나요? 3 라디오 2012/02/27 615
76402 그룹과외시 한명이 한동안 쉰다면 그동안 교육비계산은?? 4 ... 2012/02/27 1,250
76401 이혼이 늘어나야 할텐데 4 경제가 어려.. 2012/02/27 1,838
76400 서울 근교 납골당,묘지 추천바랍니다. 1 캐모마일 2012/02/27 2,455
76399 수원이나 분당에..맛있는 닭발 있을까요? 1 먹고싶어요 2012/02/27 760
76398 훈제오리 괜찮은곳 좀 알려주셔요. 9 은새엄마 2012/02/27 1,603
76397 안마의자 쓰시는 분들 없나요? 1 zzz 2012/02/27 781
76396 카톡문의드려요 5 카톡 2012/02/27 907
76395 면허 딴지 2주된 40대인데, 운전연수 학원 어디가 좋은가요? 1 초보 2012/02/27 1,008
76394 평범하지 않은 18개월 되어가는 아기 어찌 키워야할지.. 16 동동맘 2012/02/27 4,609
76393 시어머니와의 갈등 어떻게 푸세요? 지나친간섭..등등 6 mate 2012/02/27 2,245
76392 잠원동(고속터미널부근 포함) 치과 소개 부탁드려요. 1 치과추천 2012/02/27 1,290
76391 혹시 롯데백화점 상품권 행사 언제쯤 하는지 아시는 분~ 2 상품권 2012/02/27 2,086
76390 소개팅 후 에프터 17 하하 2012/02/27 9,291
76389 혹시 이 마크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시는 분 계시나요? 4 아일랜드 2012/02/27 860
76388 채선당 임산부 인터뷰 볼때부터 이상하다고 느낀게 저뿐인가요? 3 ㅇㅇ 2012/02/27 2,432
76387 캠스캐너 어플 쓰시는 분 계세요? 급해요..ㅠ.. 2012/02/27 906
76386 일반피부가 아토피 로션 크림 쓰면 안되나여? 4 아토로션크림.. 2012/02/27 864
76385 아까 전세가스렌지부분 문의드린사람인데요 19 이사 2012/02/27 1,128
76384 입었던 옷들 관리.. 어떻게들 하세요.. 8 모르겠어요... 2012/02/27 3,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