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82에서 처음으로 아이옷을 중고를 팔아보았습니다.
제가 하던 일도 있고 해서 딸아이옷이 좀 많은 편이죠.
예전에는 그냥 동네이웃들에게 작은 옷은 선뜻 나누어 주었습니다.
아무리 헌 옷이지만 빈폴이나 랄프로렌이나 미니보덴 같은 브랜드들이었지요.
가끔 " 언니 그거 중고로 팔아도 정말 비쌀텐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냥 웃었어요.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딸이 약간만 타이트한 옷을 입고 있어도 친한 아줌마들이 작다고 웃으면서 내놓으라고 그러더군요.
작은 옷을 뭘 그렇게 단물빠질때까지 입히냐면서.
어...기분이 나쁜데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서 그냥 애매하게 얼버무렸습니다.
하지만 귀뚫린 딸이 어느날 그러더군요.
이모들이 자기를 볼때마다 옷이야기 하는게 싫다구요.
저 이웃에게 밥한끼 얻어 먹은적 없어요.
생색을 내고 싶어서가 아니라...점점 의무가 되어가는게 싫더라구요.
그래서 1년전부터 친구딸에게 준다고 그러고 옷을 더 이상 풀지 않았어요.
옷장에 쌓인 옷을 보니까 맘이 안 좋네요.
제가 너무 속좁고 인격적으로 미숙한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요.
그러다 여기 중고장터가 관리도 잘 되는것 같고 해서 옷을 내놓았다가 좋아하시는분에게 팔게 되었어요.
너무 싸게 파는거 아니야, 어 너무 비싼가 혼자 고민하다가 가격검색해보다가 혼자서 별짓 다했네요.
그래도 왠지 기뻤어요.
기분도 좋고 성취감도 들고!
그런데 방금 옷을 사가신분이 옷이 크게 흠이 있다고 중고에도 규칙이 있다고 하시는데
그냥 순간 화가 났네요.
제가 옷장안에 쟁여놓았던 옷이라 제대로 살피지 않았나봐요.
하지만 알고도 판것처럼 생각하시는것 같아 혼자 기분이 나빴나봐요.
갱년기인가...요샌 욱하는게 느나봅니다.
괜히 혼자 화내고 혼자 기분이 나빠져서 에이 중고로 파는것도 관두자하게 되었습니다.
아... 나능 바보....
그냥 옷 돌려보내시라고 제가 돈 돌려드리겠다고 답하고나서 우울한 마음에 몇자 적습니다.
그래 확실히 갱년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