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백호란 이름도 거의 사라져가고….
“예. 사라졌죠. 그런데 어느 날 제작사 여직원이 전화를 해서 ‘선생님, 이상해요’ 그러는 거예요. ‘왜?’ 물으니까 ‘갑자기 주문이 1500장 들어왔어요’ 그래요. 한 달에 20장 팔리던 게. 그래서 내가 농담으로 ‘야, 임마, 그게 뭐가 이상해, 이제 정상이지’ 그랬다고요. 그러곤 잊어버렸지요. 그런데 또 전화가 왔어요, 추석 전날. ‘선생님, 1만5000장 주문이 들어왔어요’ 하는 거예요. 그제야 ‘아~ 장난이 아니구나’ 했죠.”
▼ 이유를 물어보셨을 텐데….
“‘왜 그런데?’ 물어보니까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냥 회사가 야단났다고. 공장을 풀로 돌려야 한다고. 그런데 그날 저녁에 인터뷰하자는 전화가 왔어요.”
▼ 어디서요?
“어느 신문에서.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얘길 하더라고요. 무슨 TV드라마에 내 노래가 나온다고.”
▼ 아~‘목욕탕집 남자들’?
“예.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장용 선생님이 그 노래를 부른다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35만장이 나갔어요.”
▼ ‘목욕탕집 남자들’ 쓰신 김수현 작가님은 이 노래를 어떻게 아셨대요?
“아~ 그것도 참, 선생님이 어느 날 차에 딱 탔는데,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그 대목이 라디오에서 나오더래요. 그래서 운전기사한테 ‘이게 무슨 노래냐?’ 물으니까 운전기사도 모르는 거지요. ‘야, 이거 알아봐라’ 그래서 카세트를 구해서 들으셨대요. 그러고 바로 드라마에 넣으셨고요. 사실 가수로서는 자존심이 상하죠. 내가 불러 히트한 게 아니고 다른 사람(장용)이 불러서 히트한 거니까(웃음).”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낭만에 대하여 좋아하는 분들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