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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KBS 기자가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

참맛 조회수 : 3,164
작성일 : 2012-02-19 19:23:22

익명의 KBS 기자가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

 

http://saveourmbc.tistory.com/268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뭐 이런 잡문도 감히 글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이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좀 지겨웠다. 술 마실 시간도 없는데 무슨 얼어 죽을 글……. 이런 거 쓴다고 뭐가 달라지기나 하나? 뭐 이런 패배주의. 2008년부터 햇수로 5년이다. 지칠 때도 됐다. 보도국을 걸어 가다가 컴퓨터에 얼굴을 처박고 기사를 쓰고 있는 동료 기자들의 어깨를 바라보면 토닥여 주고 싶다. “000야, 욕본다! 씨바.”

 

그런데 요즘 심상치가 않다. 최시중이 사퇴하고, MBC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 KBS에서는 보도본부장이 신임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불신임을 받고 날아갔다. 여기저기에서 ‘뭔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알량한 패배주의와 자기연민을 청산할 때가 됐나? 아마 그럴 수도.

 

2010년 봄 MBC가 파업을 했을 때 구호는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였다. 언론을 무자비하게 침탈하고 점령하려는 시대착오적인 권력에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보루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부러웠다. 샘이 났다. 얘네들은 아직 지킬 게 남아있구나.

 

같은 해 여름 우리 KBS가 파업을 했을 때 노조에서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KBS를 살리겠습니다”였다. 당시 노조 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BS는 지키겠다는 말도 감히 하지 못할 정도로 무너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미 권력에 의해 목이 졸려 사경을 헤매는 KBS를 그래도 살려보겠다는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쪽 팔렸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사실은 사실이니까.

 

2012년 겨울. 55년 만의 혹한 속에서 MBC 사람들이 다시 파업을 시작했다. 이번 파업의 제목은 “돌아갈게요”다. 어디로?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한다. MBC 노조가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린 ‘국민에 대한 사죄 동영상’에는 MBC 사람들의 현재 감정 상태를 잘 보여준다.

 

그 동안 진실을 외면했다고 '고백'하고 사실 또 질까봐 두려웠었다고 '변명'한다. 그래, 우리 모두는 그렇게 살아왔다. 동영상을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낯익은 MBC 기자들의 면면을 보니 우리 보도국 기자들의 뒤통수와 처진 어깨가 생각난다. 동영상을 보다가 갑자기 누가 말을 시켜서 깜짝 놀라 눈물을 닦아 낸다.

 

우리는 가끔 “이게 아니잖아!”하고 용감한 척 소리 지르지만 그건 잠시 뿐이었다. 다들 일상에서는 무력했고, 좌절마저 그다지 비장하지 않았다. 찌질한 일상을 버티는 힘은 흘러간 ‘명예로운 추억’뿐이다. 하지만 사실 다 부질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MBC 사람들은 동영상 후반부에서 다시 일어 설 수 있게 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말 ‘대담’하게도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다. “돌아간다”…… 그래 너희들은 돌아갈 곳이 있구나. 우리에게 돌아갈 곳이 있을까. 한 번이라도 '국민의 품'에 우리가 있었던 적이 있었을까. 이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MBC 사람들이 ‘일’을 시작했고, 그 와중에 KBS의 김인규 사장은 뭐가 그렇게 무서웠던지 재작년, 그러니까 2010년 파업을 핑계로 대규모 징계라는 카드를 던졌다. 징계 수준도 정직 6개월을 필두로 13명에게 감봉 이상의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면서 노조의 불신임을 받은 고대영 본부장 후임으로 ‘이화섭’이라는 KBS에서는 나름 ‘걸출한’(긍정적인 쪽은 아니다 하더라도 특정한 면으로 보면 일가를 이루신 분이 분명하다)인물을 막무가내로 임명했다.

 

말을 안 해도 알 수 있다. 김인규의 속뜻은 이럴 것이다. “자 이제 우리도 물러설 곳이 없거든. 이렇게 했다. 너희들 어쩔래? 해 보려면 해봐!” 이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 상황에서 전혀 필요 없는 징계, 지금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인사를 통해서 도대체 무엇을 얻고 싶을 걸까. 머리는 진짜 모자를 쓰라고 달고 다니는 걸까. 울고 싶은 애 뺨을 왜 자꾸 때리냐고!

 

이처럼 김인규 사장 일당의 세심한 도움으로 KBS도 어쩔 수 없이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기자협회에서 제작거부를 위한 투표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노조도 조만간 파업을 언제 들어갈지 결정할 것 같다. 다 은혜로운 X맨 덕분이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니까 경영진이 당황한 듯하다. “어? 너희들 왜 그래? 형량을 좀 깎아주면 되잖아~~~ 진정들 해~~~”


근데, 저기요. 좀 늦은 것 같거든요?

자 이제 숙제가 나왔다. 이번 우리의 구호는 무엇이어야 할까. 아니 무엇이 돼야 할까. 대부분의 KBS 기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부끄럽습니다.” 지금 우리가 만드는 뉴스가 부끄럽고, 우리의 조직이 부끄럽게 돼 버렸다. 이 수치심, 자기모멸, 자기부정의 굴레를 이제는 우리 스스로 끊어버려야 한다. 기대하시라.

IP : 121.151.xxx.203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m
    '12.2.19 7:24 PM (219.251.xxx.5)

    mbc,kbs 늦었지만 응원합니다.
    좌제동=789오면 무시합시다~~

  • 2. 좌제동
    '12.2.19 7:25 PM (122.36.xxx.42)

    평균 연봉 1억들 받아가시는 분들이
    파업이라니..차라리 회사가 싫으면 사직하고 나가세요..
    민영화로 회사를 바꾸자고 그럼 낙하산 인사도 없어지고 얼마나 좋와요..

  • 3. 쓸개코
    '12.2.19 7:25 PM (122.36.xxx.111)

    mm님은 너무 잘아시는군요~

  • 4. 좌제동
    '12.2.19 7:29 PM (122.36.xxx.42)

    당신들이 kbs 들어가라 연봉 5000만원 줄께...
    1억들도 파업한다고 한다..

    그돈 어디서 나냐
    kbs 수신료 누가 못올리겠 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ㅉㄸ

  • 5. ㄴㅁ
    '12.2.19 7:40 PM (115.126.xxx.146)

    이름 꼬라지 하곤

    좌제동이 뭐니 좌제동이...

    아이고 창의력하곤..
    하긴 어버이연합 꼴통들이 그렇지...

  • 6. 빨갱이 타령하는
    '12.2.19 7:46 PM (115.143.xxx.11)

    수꼴영감 가스통 잘 닦아 둬 내년에 들고나갈일 많을꺼야 물론 전경들에게 뒤지게 맞겠지만 ㅋ

  • 7. 김태진
    '12.2.19 7:46 PM (175.252.xxx.24)

    이름이 좌제동 ㅋㅋㅋㅋ
    쥐새끼랑 오십보 백보
    정신줄놓면 똥싸고 다니더라구요
    에요 ! 쥐새끼 찬양하는 미생물들아
    가끔은 (나는 누구인가?) 하면서 거울이라도 봐라

  • 8. 눈물나네요.
    '12.2.19 8:04 PM (116.127.xxx.24)

    언론에게 바라는 것은 진보를 편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예요. 진실! 그것 하나입니다!
    반드시!! 이기실겁니다 화이팅!!!

    (수꼴과 알바 쓰시는 분들께 충고해요...그런 글 쓰게하면 저희 같은 시민들을 더 자극할 뿐입니다. 공연히 돈 낭비마시고 그만두게 타이르세요. 그 돈이 부디 세금이 아니길......)

  • 9. 쫄지마요~
    '12.2.19 8:04 PM (180.66.xxx.63)

    KBS도 할 수 있어요 ^^ 응원합니닷!

  • 10. 좌제동
    '12.2.19 8:09 PM (122.36.xxx.42)

    회사 싫으면 그만 둬라.........

    한진중공업 처럼 모두다 자폭하지 말고.

  • 11. 지금이라도
    '12.2.19 8:16 PM (121.147.xxx.154)

    늦지 않았습니다
    응원합니다!!

  • 12. 좌빨기자들
    '12.2.19 8:18 PM (211.198.xxx.20)

    이놈들이 일할 생각은 안하구 맨날 데모질이지, 좌빨 입맛에 맞아야 공정방송이냐?, 우파한테 정권 뺐겼으면 찌그러져 있어야지, 맨날 트집질이야, 니들 정신병자같애,
    입진보들의 하는 짓이 항상 이렇지, 좌빨방송을 해야 공정방송인 듯 착각하고 있는 놈들

  • 13. ㄴ죽어라고 기어나오는
    '12.2.19 8:23 PM (115.143.xxx.11)

    정사충들 징그럽다 징그러

  • 14. 좌제동
    '12.2.19 8:37 PM (122.36.xxx.42)

    좌빨기자들.님 공감합니다

  • 15. 쥐박이out
    '12.2.19 8:46 PM (125.181.xxx.137)

    mbc.kbs 꼭 국민을 위한 공정방송이 다시 될수있을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 암흑기를 만든 주범들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리라 믿습니다!!

  • 16. KBS
    '12.2.19 8:55 PM (211.176.xxx.232)

    많이 늦었지만 제발 기계적 중립이라도 지켜주길...

  • 17. 누가알아준다고
    '12.2.19 8:59 PM (125.181.xxx.137)

    돈 몇푼 받아쳐먹을라고 영혼 팔아먹는 알바들이 참 안됫습니다..지금정권과같이 서민들의 삶을 더 팍팍하게 만들고 국민의 자유와 알권리를 억압하는 세상이 뭐가 좋다구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의 미래는 생각도 안하구 지금당장 몇푼받아쳐먹을라고 쥐새끼에 빌붙어서 영혼을 팔아먹는지....죽치고 앉아서 정권에 반하는 글들 올라오면 댓글 달아가며 알바비받고생활하는것보면 부자는 아닐터인데...뭐가 자신을 위한 삶인지도 모르는 뇌는 장식품으로 달고다니는 수구통알바들 인생이 정말 불쌍할따름이네요..

  • 18. ...
    '12.2.19 9:35 PM (112.155.xxx.72)

    실제로는 정치와 별 상관없이 사는 저의 삶도 지난 4년이 참 지옥 같았는데
    그런 정세와 늘 접목되어 살아야 하는 기자들은 그 삶이 참 힘들었겠다 그런 생각이
    나네요. 물론 제 정신을 가진 기자들에 한해서이겠죠.

  • 19. 죄송한데요.
    '12.2.20 7:34 AM (119.67.xxx.75)

    이젠 그 밥에 그 나물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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