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평소에 응급의약품 편의점이나 슈퍼판매에 반대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같이 약국도 많고 병의원도 많은 나라에서 상비약 준비해놓고 갑자기 아프면 근처 응급실이나
문연 약국 찾아가면 되지 왜 굳이 슈퍼판매 허용하려하고 난리냐 생각했었죠.
근데 제가 겪어보니 생각이 달라지네요.
전 임신 6개월 임산부고요. 남편이랑 둘이 살고 있어요.
임산부라 약먹을일 없고 남편도 워낙 건강체질이라 평소 약을 집에 잘 안놔두고 지내다
오늘 늦잠잔 남편을 나중에 깨우려다 보니 열이 펄펄 끓더군요.
체온계로 재보니 39도가 넘어서 응급실 가자고 했더니 남편이 귀찮다며 약먹음 되지.. 해서 집에 있는 몇 알 안남은 타이레놀 먹였더니.. 계속 열이 잘 안내리더라구요.
남편 몸도 너무 크고, 임신중이라 제가 남편 부축해서 병원데려가기 힘들거 같아 급한맘에
일단 근처 약국에서 해열제나 사서 먹이자는 생각에 핸드폰, 지갑 들고 무작정 나왔네요.
집 근처 30분 가량 다녀봐도, 약국 15군데 정도 되는데 약국에 다들 문을 닫았더군요.
그래서 114에 문연 약국 문의해보니 다시 1339안내 해줘서.. 1339로 전화했더니
근처 약국 두 군데 정도를 알려주는데 하나는 없는 번호.. 다른 하나는 안 받음..
다시 집으로 와서 인터넷 응급의료정보서비스 검색해서 우리 집 근처 약국 검색해서 일요일에 문 연 약국 찾았더니
꽤 많이 나오는데 일일이 전화걸어보니 다들 안받더군요...6번째 전화한 곳이 다행히 전화를 받길래
(여기는 지하철로 3정거장 정도 먼 거리의 약국이었어요)
택시타고 약 사러 다녀왔네요..넘 급한 맘에.. 다행히 지금은 남편 해열제 먹고 열 좀 내려서 잘 자고 있네요.
막상 다녀보니까 약국들 당번제 같은건 이제 거의 하지도 않는 거 같고
인터넷이나 전화 응급의료 정보서비스도 잘못된게 너무 많은거 같네요.
약사회의 입장은 당연히 슈퍼판매 반대일텐데요.
그렇게 반대하시려면 당번제나 응급의료서비스에 대한 대책을 세워두고 (물론 세운지는 오래됐겠으나..)
잘 지키시기라도 해야 국민들도 어느정도 서로의 어려움에 대해 동감하며 약사회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