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KBS 막내기수 38기 방송저널리스트 성명서

참맛 조회수 : 1,370
작성일 : 2012-02-18 10:32:26

KBS 막내기수 38기 방송저널리스트 성명서

http://www.kbsunion.net/461

 

38기 방송저널리스트 KBS 입사지원서

  

1. 가정환경 및 성장 배경 

저희가 그랬습니다. 말로는 이미 세상을 꿰뚫어보던 '언시생' 시절, KBS는 개념을 좀 탑재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MBC가 파업하면 <무한도전> 결방에 슬퍼했지만 KBS는 이조차 위로해주지 못하는 채널이었습니다. 신문이 그나마 배달음식을 먹기 위한 간이 식탁보로라도 쓰이던 대학가에서, 신뢰도와 영향력 1위 KBS9시뉴스는 '뭥미'였습니다. 네, 저희가

그랬습니다 사장님. KBS는 늙었다고, KBS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하고 다니는 그 얄미운 국민들의 실체가 바로 저희였습니다.

  2. KBS에 지원하게 된 동기

  저희가 그랬습니다. 2010년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로 선배들이 민낯을 내놓고 싸우도록 내몰았습니다. 하지만 선배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오지 말라 그랬지 언제 멀어지라고 했느냐.(훤♥)"는 국민들의 진의를, 선배들은 믿고 있었습니다. 개념탑재의 밤을 위해 로보트태권V까지 섭외하던 선배들의 센스를 보며, 거리로 거리로 진짜 국민들을 만나러 나오는 선배들의 진심을 보며, KBS에도 아직 희망이 있다고 감히 생각했습니다. 네, 저희가 그

랬습니다 사장님. KBS에 들어간다면 바로 저 선배들의 손을 잡아주겠노라고 다짐했던 발칙한 언시생의 실체가 바로 저희였습니다.

  

3. 가장 힘들었던 경험

  저희가 그랬습니다. 작년 8월 KBS에 입사해 이 조직의 현업에서 가장 많이 느끼는 건 '자괴감'이었습니다. 그건 감히 일을 막 배우기 시작한 단계의 저희가 논할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선배들 사이에 페스트처럼 만연한 자괴감은 막내인 저희들에게도 번졌습니다. 보도국 소속 기자로 있다가 시민단체의 집회에서 몰매를 맞을 뻔하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KBS가 언론이냐"며 밤을 샌 사건기자의 얼굴에 찬물을 뿌려주시던 아주머니의 얼굴을

기억합니다.(그날 다행히 비가 와 아무도 저희의 눈물을 보진 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선배들을 도운 프로그램의 데스킹 과정과 시청률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술담배로 찌들어가는 선배들의 피부를 보며 느꼈습니다. 2010년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마 저희 인생 가장 힘든 경험은 이제 시작될 것 같습니다.

  4. 앞으로의 포부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

  저희가 그랬습니다. 13명 선배들에 대한 징계는 부당합니다. 선배들은 다만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려 했을 뿐입니다. 조직원 대부분이 반대하는 인사는 부당합니다. 일할 맛이 나지 않는 언론사의 언론인들이 국민의 마음에 드는 뉴스와 프로그램을 만들 리 만무합니다. 이 부당함을 사장님께서 책임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KBS가 파업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헐, 그럼 뭐 보라는 거?"라는 친구의 카톡대신 "상관없음."이라는 카톡이 쏟아지는 막내들의 부끄

러움을 사장님께서도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장님께서 책임을 외면하고 선배님들이 거리로 내몰리길 바라지 않습니다. 길게는 30년 동안 KBS를 책임질 저희가, 더이상 KBS에 만연한 자괴감과 무기력과 냉소를 지켜만 보지 않겠습니다. 저희는 그렇습니다.

  징계의 부당함을 책임지고 부당한 인사를 철회해 주십시오.

봄이 오는데도 KBS에는 생기발랄함이 싹틀 틈이 없다면,

올 봄 38기 방송저널리스트가 기자와 PD의 정신을 절묘하게 섞어 만드는 첫 프로그램이 무엇이 될지는 명약관화합니다. 브라운관이 아닌 거리에서 만들어질 프로그램 말입니다.

이것이 KBS에 입사하기 위한 마지막 전형이라면 달게 치르겠습니다. 선배님, 함께 해주십시오.

  사랑합니다. 뿌잉뿌잉. ( )

  38기 방송저널리스트

 

강나루(보도국 사회2부), 고아름(보도국 사회2부), 길다영(다큐국 시청자칼럼), 김가람(교양국 스타인생극장), 김빛이라(보도국 사회2부), 김수연(보도국 정치부), 김은곤(다큐국 이카루스의 꿈), 문지혜(다큐국 세계는 지금), 박병길(교양국 탑밴드), 박상욱(교양국 명작스캔들), 상은지(교양국 의뢰인K), 서병립(보도국 사회2부), 신지혜(보도국 사회2부), 이승문(다

큐국 소비자고발), 이슬기(보도국 사회2부), 이원식(교양국 퀴즈쇼사총사), 임효주(보도국 정치부), 정연우(보도국 정치부), 최승현(교양국 6시내고향), 최준혁(보도국 사회2부), 홍성희(보도국 정치부) 이상 21명

IP : 121.151.xxx.203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9131 탤런트 주지훈, '마약 파문' 이후 지상파 복귀 확정 10 .. 2012/06/13 3,581
    119130 기사/집대출금 400조.퍼펙트 스톰이 몰려온다 4 프레시안 2012/06/13 2,230
    119129 일제고사로 인한 교육 파행, 이제는 끝낼 때다 샬랄라 2012/06/13 1,103
    119128 타블로 안믿는게 이상하다고들 하지만요.. 34 .. 2012/06/13 5,207
    119127 여행 가는데 이런 상황이면 어쩌시겠어요? 8 .. 2012/06/13 1,851
    119126 미술샘 계신가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여자아이 5 딸둘맘 2012/06/13 1,866
    119125 부자여행 3 여행 2012/06/13 1,408
    119124 비장 혈관 동맥류라는데, 이 병은 어떤 질환인지 아시는 분 계실.. 2 건강검진 2012/06/13 2,433
    119123 국민들이 민주당에 우경화를 요구하네요. 2 ... 2012/06/13 1,309
    119122 우리 강아지가 달라졌어요.. 강아지가 말을 안 듣는 분들 ~~ 5 다롱이 2012/06/13 3,744
    119121 아기가 엄마껌딱지가 되었는데 언제까지 이러는건가요? 8 흠.. 2012/06/13 4,444
    119120 누가 살고있길래...세상에서 가장 눈물나는 집 1 한겨레 펌입.. 2012/06/13 1,941
    119119 시아버지 퇴직관련문제.. 18 고민 2012/06/13 3,757
    119118 32개월 딸아이 어린이집 처음 간 날이예요. 2 곰돌이아내 2012/06/13 1,415
    119117 화장품이 원인이 되어 피부염 앓아보신 분 계신가요? 6 ㅠ.ㅠ 2012/06/13 1,957
    119116 칼블럭세트 쓰시는 분들께 질문이요 1 2012/06/13 1,376
    119115 무남독녀 외동딸로 자라신 분들.... 8 .. 2012/06/13 7,358
    119114 풀무* 냉면육수 괜찮을까요? 3 육수만들지 .. 2012/06/13 2,033
    119113 햇감자 쪄먹고 싶네요 6 2012/06/13 1,896
    119112 고1~서울이나 경기도안에 있는 대학 희망은 있는거죠? 9 고딩엄마 2012/06/13 2,618
    119111 중저가 노트북 어느제품이 좋을까요? 2 ㅈㅈ 2012/06/13 1,311
    119110 어렸을때부터 사교육 안시켜도 되나요? 5 교육 2012/06/13 2,036
    119109 노무현이 부르는 노래... 4 상록수 2012/06/13 1,105
    119108 머리감을때 샴프대신 비누쓰니 생각보다 넘 괜챦네요..ㅎㅎ 9 ^^ 2012/06/13 3,700
    119107 고추장양념 2 상큼한 여름.. 2012/06/13 1,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