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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주 작고 사소하지만 아련하게 잊지못할 기억과 풍경이 있으신가요.

.. 조회수 : 1,942
작성일 : 2012-02-17 10:48:47

물론 살면서 더 행복하고 좋았던 경험 많을거에요.

프로포즈를 받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듣거나, 시험에 합격한거나..등등

하지만 그것들과는 별개로 아주 이따금씩 생각나면 가슴한켠이 아련해오는 풍경이 있어요.

 

저는 20여년전 대학 신입생이던 봄날..

벚꽃 날리던 교정 잔디밭에서 따뜻한 햇살 맞으며 누워있었던 기억.

아 - 정말 행복하구나 라고 솜털하나하나 생생하게 느꼈던 최초의 기억이에요.

약간의 설레임과 느슨함. 여유로움.. 그리고 흥얼거리던 노래도 생각나네요.

 

 

IP : 61.253.xxx.48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2.2.17 10:57 AM (147.46.xxx.47)

    뭐 잔디밭에 누워본 기억은 없지만,
    어릴때 소풍때,체육대회때..꼭 한번은 하늘을 봤어요.구름이 천천히 흘러가고...
    무척 맑은모습이었는데..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고 느낀적이 많아요.
    혹시 나도 늙을까?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역시나

    저도 늙네요.지금 이순간을 그리워하는 또다른 순간 역시 먼 미래에 또 오겠지?하며
    어렸을적 향수에 젖네요..아 그리워라..ㅎㅎㅎ

  • 2. 전요
    '12.2.17 11:27 AM (61.76.xxx.120)

    한 30년도 전인가봐요.
    대학은 꿈도 못 꾸는 가난한 집 장녀였어요.
    어느대학을 가기 위해 부모님 몰래 시험을 치고 그 대학 면접보러 갔고,(합격은 해도 못갔음)
    교정에 공중전화박스 옆에 서 있었는데 어느 여학생이 자기 엄마 하고 통화
    하는걸 우연히 들었어요.
    다른건 기억이 안나고 자기 엄마한테 자기방 좀 따뜻하게 데워 놓으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도 평범한 말인데 저에게는 지금까지도 잊혀지질 않아요.
    저는 그때도 제대로 부모님 도움없이 공부하던 처지고
    가정을 도와야 하던처지라 부모님의 그런 따뜻함을 받을수가 없던 시절이였거든요.
    물론 저희 부모님은 경제적인것 빼고는 너무도 인성면에서는 바르게 교육해 주셨답니다.
    지금은, 같이 가난했던 남편 만나 열심히 살다보니 경제적인 고충은 전혀 안받고 사는데
    요즘도 그때의 저같은 청춘이 있겠죠?..
    계절적으로 딱 이때쯤이었던것 같네요.
    힘내라고 하고 싶어지네요.

  • 3.
    '12.2.17 11:33 AM (175.213.xxx.61)

    저는 초등학교땐가 중학교땐가...
    보통 1교시-2교시 정도 된 시간에 창가쪽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다가 문득 창밖을 내다보면
    텅빈 운동장에 햇살이 한가득 꽉 차있고 파란하늘에 아주 들릴듯 말듯하게 작은 비행기가 한대 지나가는 그 풍경이 잊혀지지 않아요
    그 생각만하면 너무도 아련하고 고요하고 퍙화로운 느낌이 나요

  • 4. 저는
    '12.2.17 11:34 AM (125.177.xxx.31)

    아주아주 옛날(사실 정확한 기억인지도 자신이없습니다)
    6살정도때 엄마아빠가 극장에 데리고 가셨다가 돌아올때 업어주시던 아빠의 등이요... 그당시 공군이셨는데 저를 업고 항공점퍼로 씌워서 집에 가시곤 하셨어요... 돌아가신지 너무 오래됐는데... 세월이 갈 수록 자꾸자꾸 더 보고싶네요...

  • 5. 아..윗분
    '12.2.17 11:35 AM (147.46.xxx.47)

    주르륵ㅠㅠㅠㅠ

  • 6. 시골풍경
    '12.2.17 11:37 AM (211.105.xxx.66)

    어릴때 도시에 살았는데
    초등학교때 방학시작하면 일주일간 시골 친척집에 가서 놀았던 기억이요!

    친척오빠 동생들과 넓은 마당에서
    오징어, 사방치기하며 놀던거랑

    밀인지 보리인지 밭에서 몰래 구워먹으며 서로 쌔까매진 입주위보며 웃던일

    소가 끌어주던 마차?위에 타고 물놀이 가던 한여름날
    목마르면 누구밭인지 모르고 수박이며 참외 무우를 몰래 먹던일..

    겨울이면 간식 없다고 작은어머니가 직접 만들어 주신 맛난 찹쌀떡!

    추운 겨울 남자여자 구분없이 따뜻한 한방에 모여 자다가
    옆에서 자던 사춘오빠가 오줌싼거를 내가 싼줄알고 엄청 놀란일!

    이런 추억들이 좋은줄 모르고 살다가
    나이가 들어가니
    어린시절 시골에서 지냈던 그 짧은 기간동안이
    정석적으로 얼마나 좋았던가 새삼 깨닫게 되네요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따뜻해져요 ㅎㅎ

  • 7. 봄날..
    '12.2.17 11:37 AM (118.34.xxx.189)

    저도 봄날을 너무도 좋아하는데 학교다닐때 캠퍼스 한가득 만개했던 벚꽃을 잊을수가 없네요
    날은 따뜻하고 점심먹고 나와서 동기들이랑 수다떨며 보냈던 그시절... 자격증 공부한다고 새벽에
    버스타고 도서관까지 걷던 기억...그때 만났던 남자친구도 돌아보면 아련한 추억이 되어있네요...

  • 8. ..
    '12.2.17 11:47 AM (211.60.xxx.239) - 삭제된댓글

    초등학교때인데.. 평상같은데 누워서 하늘 보던 생각이 나요.. 아주 파란 하늘에 깃털구름이었는데..
    파란 하늘색이 너무 예뻐서.. 저런 색의 음료수를 마시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 9. 둘이서 간 여행을 마치고
    '12.2.17 11:56 AM (119.201.xxx.131)

    돌아오는 차안이었어요
    해그름녘 가을 들판을 옆으로 하고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나란히 남편과 앉아서 아무런 말없이
    음악을 듣던 어느해가 기억납니다
    부부라는 건 아무런 말이 없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편안한 사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때 들었던 음악이 드라마 아들과 딸의 메인테마였습니다

  • 10. 아 저도^^
    '12.2.17 12:04 PM (112.152.xxx.25)

    5살때외국에서 살았어요 유럽이라 유난히 공기가 맑고 깨끗했는데 어느날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싶어서 눈을 찡그리고 하늘을 무작정 한참동안 바라본적 있어요..햇님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푸른 잔디가 펼쳐져 있는 오래된 아파트의 정원에 누워서~...
    벌이 귓가에 왱왱거리고 작은 맨드라미??/하얀 국화??같은 꽃들이 잔듸사이에서 피어나 있었고..
    구름 한조각...
    그때의 생생한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요.
    어릴때 비록 5살이였지만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난 참 행복하구나'하고 생각까지^^

    그때 저보다 1~2살 연상의 금발 머리 오빠가 동네에 있었는데 갸는 독일인이에요~잘생기고 똑똑했던거 기억해요~아이였지만..
    그녀석이 저한테 달려와서 엎어지는 장면에서 기억이 끊기네요...
    아휴 개구장이 정말...얼마나 아프던지...

  • 11. 저도
    '12.2.17 1:10 PM (125.177.xxx.76)

    저 위에 어떤님이 적으신것과 비슷한 분위기와 느낌..아직도 기억이 나요.
    중학생때인지 고등학생때인지 정확히는 기억나지않지만,점심시간후 약간은 나른한 오후의 수업시간..
    하늘은 구름한점없이 푸르르고 화창한 날인데 어디선가 먼곳에서 헬리곱터가 특유의 소리를 내며 지나가던날이 아직도 생생히 생각이나요.
    아주 작게 들릴듯말듯나던 헬리곱터 특유의 프로팰러소리..그리고 너무나 조용하고 평화롭게만 느껴지던 어느 봄날...또각또각 판서하시는 선생님의 분필소리...아주 평화스럽고 약간은 지루하고 나른한 분위기였죠^^
    근데 왜 이게 아직껏 기억에 남는지를 모르겠어요.
    특히 전 지금도 화창한 봄날에 헬리곱터 날아가는 소리만 들려도 그냥 그때 그시절로 한방에 훅~~가요~ㅋㅋ

  • 12. 영화 4월 이야기
    '12.2.17 1:43 PM (180.226.xxx.251)

    러브레털로 유명한 이와이 슌지?감독의 4월 이야기를 가끔 봅니다..
    아주 짧고 소품같은 영화..
    한 선배를 사랑하는 신입생의 사랑의 시작을 그리는 풋풋한 영화..
    그 영화속에 원글님이 묘사하는 그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요..
    그 느낌 잘 알거 같아요..

  • 13. 하나더
    '12.2.17 2:29 PM (121.161.xxx.217)

    초등학교4학년때쯤 친구집에 갔는데... 아주아주 정갈한(부자집은 아니었어요) 집분위기와 친구엄마가 친구랑 마루에 앉아 만들기 방학숙제를 도와주던 장면.... 돌이켜보면 저는 굉장히 많이 부러웠던것 같습니다...
    그때 친구엄마가 만들어 주시던것이 연필꽂이였어요... 깡통을 예쁜 색종이로 싸고 거기다 색종이로 꽃도 만들어 붙이고 장식을 했던 .... 아직도 그 연필꽂이가 생생합니다... 엄마의 관심을 받는 친구가 몹시 부러웠던것 같습니다...

  • 14. ok
    '12.2.17 3:19 PM (14.52.xxx.215)

    윗님들..한편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네요.
    어렴풋이 스쳐가는 기억들이 많은데...왠지 풀어놓아지지 않습니다.
    행복한 시절이 대부분이었는데 왜???
    슬펐던 기억이 더 떠오를까.

  • 15. 꺄울꺄울
    '12.2.17 8:47 PM (113.131.xxx.24)

    중학교 다닐때요
    학교 체육대회가 멀지 않아서 아이들 대부분이 방과후에 운동장에 모여서 각 반 끼리끼리 연습을 하고 가곤 했거든요
    햇살이 아주 좋은 오후에
    커다란 운동장에
    아이들이 둘레둘레 서서 운동연습을 하거나,끼리끼리 깔깔대며 뛰어다니거나
    하늘은 정말 아름다운 푸른빛에 포근하고 따뜻한 공기가 감싸인 운동장에서
    저 멀리 바다가 보이고(우리 학교 운동장에서 바다가 보였어요!! 산을 깍아 만든 중학교)
    옆에는 친구들이 연습하면서 웃고 있고 (여자애들 목소리와 남자애들 목소리가 섞여서)
    저는 집에 간다고 구석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친근해서
    이대로 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그랬네요
    ^^
    역쉬 추억에는 따뜻한 햇살이 기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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