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90
작성일 : 2012-02-17 07:23:01

_:*:_:*:_:*:_:*:_:*:_:*:_:*:_:*:_:*:_:*:_:*:_:*:_:*:_:*:_:*:_:*:_:*:_:*:_:*:_:*:_:*:_:*:_:*:_

우네
인간의 마을 불빛을 바라보며 푸른 머릿수건 쓴 곡비 엎드려 우네
철썩철썩 후려치는 바람, 매운 손바닥을 혼자 다 맞네 저 강물

아가들아, 잠이 안 와? (유난한 추위였어, 그해 섣달은)
아기들이 새파랗게 우네 추워서 울고 배고파 우네 다른 울음 따위 끼어들 수 없네
세상의 강물들이 다 멈추어 긴 허리를 휘네 저기 인간의 마을에 무슨 일이지?

다섯 살, 여섯 살, 이마가 동그랗고 눈망울이 별떨기 같은 오뉘였지 해질녘
어린이집으로 데리러 온 아빠 따라 나섰다지
아빠다! 미처 외투도 못 입은 채 홑 스웨터 차림으로

(이 약 누가 먼저 먹을래?
저요! 저요!)
아빠 손바닥 흰 알약들을 비둘기처럼 주워 먹은 말 잘 듣는 아기들은
꼬박꼬박 졸았을라나
누가 헝겊인형을 버리나, 지나던 차량이 보았다는데

아가들은 아빠 손에 들려 초저녁 정적을 깨고 첨벙… 또 첨벙…
제 품속 계단을 구르는 그치지 않는 비명소리를 받아 안고 어쩔 줄 모르네, 저 강물
저런, 저런! 난간 끄트머리 키 큰 어둠이 놀라 어쩔 줄 모르네 벌어지고 비틀리는 입

검푸른 물속이야 아빠, 잠이 안 와 아니, 눈꺼풀에 얹힌 이 잠이… 너무 무거워

새파란 달빛 아래 밤물결에 씻긴 오뉘들 연달아 안아 올린 아저씨가 그랬다지
차마… 제 또래보다 많이 가벼웠어요 젖은 깃털처럼 겉옷도 없이…

천 길 만 길 푸른 물타래 풀며, 풀며 저 곡비들 일제히 우네
턱밑도 못 보는 인간의 눈을 어찌할까 어찌할까 아비가 자식을 버리더니
자식이 어미를 겁간하려드네, 천길 낭떠러지 위 저 인간의 마을을 어찌할까


   - 조정인, ≪곡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2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2/16/20120217-grim.jpg

2012년 2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2/16/jangdor-20120217i.jpg

2012년 2월 1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217/132939203963_20120217.JPG

2012년 2월 1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2/16/alba02201202162051590.jpg

2012년 2월 1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2/20120217.jpg

 

 

 


아니다 싶고 쫄린다 싶으면 빨리 놓는게 스스로를 덜 우습게 만드는 길이긴 하죠.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7 8:43 AM (125.177.xxx.79)

    감사합니다 ^^

  • 2. 온도계
    '12.2.17 8:57 AM (58.236.xxx.4)

    날이 갈수록 수위가.....ㅋ 감사합니다.

  • 3. 나거티브
    '12.2.17 12:04 PM (175.205.xxx.87)

    잘 봤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6405 간치수가 10배... 라는게 2 둥게 2012/03/22 2,569
86404 이금기 마파소스 사왔는데 물만 좀 더 부으면 되나요? 1 .. 2012/03/22 1,868
86403 자존감 글 읽고, 저도 여쭤볼게요.(20대와 30대가 너무 달라.. 17 intell.. 2012/03/22 4,108
86402 돼지 목심갖고 애들이랑 뭐해먹을까요 3 유치원생 2012/03/22 1,520
86401 남편을 일찍 여읜 선배언니에게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요 8 ***** 2012/03/22 2,310
86400 수목드라마 3사꺼 다봤습니다. 44 .. 2012/03/22 10,542
86399 저같이 가슴이 항상 아픈 분 있나요? 2 .. 2012/03/22 1,494
86398 이털남에 이정희 인터뷰가 나오나봐요.. 16 음.. 2012/03/22 1,587
86397 [긴급요청] KBS노조가 만든 ResetKBS9 -2회 4 탱자 2012/03/22 930
86396 직장인들 방송대수업.시험 어떻게 조절하시나요? 7 삐짐이 2012/03/22 1,766
86395 무엇이 민주주의고 무엇이 진보인지... 울 아들 말 1 ㅇㅇ 2012/03/22 821
86394 서울시, 비정규직 1천여명 5월부터 정규직 전환 3 세우실 2012/03/22 1,429
86393 하와이 가족 자유여행 팁 있을 까여? 4 77 2012/03/22 2,050
86392 이 알바어떨까요? 2 2012/03/22 1,089
86391 전기렌지 얼룩이 지워지지 않아요 방법이 없을까요 8 ........ 2012/03/22 10,779
86390 새누리 공천위 '청와대 공천 개입' 폭로 MBC 외면 3 yjsdm 2012/03/22 804
86389 코스트코 찜닭 드셔보셨나요? 6 코스트코 2012/03/22 2,901
86388 혹시 봉봉부티크 잘 아시는 분? 1 봉봉 2012/03/22 1,652
86387 초3 사회 숙제 좀 가르쳐 주세요.. 4 .. 2012/03/22 1,618
86386 (펌) 이번 야권 단일화 여론조사 기관이.. 5 그냥 2012/03/22 1,158
86385 택배기사님께 초코파이한개라도.... 1 택배 2012/03/22 1,988
86384 [단독] 라면담합, 삼양식품 자진신고 과징금 '0원' 18 아마도그런거.. 2012/03/22 1,987
86383 편입 준비 4 신입생엄마(.. 2012/03/22 1,537
86382 동요- 1은 랄랄라 하나이구요~ 이노래 제목이 뭐에요? 2 긍정이조아 2012/03/22 900
86381 헬스 끝나고 샤워안하고 집에 오면 많이 불편한가요? 5 .... 2012/03/22 2,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