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21
작성일 : 2012-02-17 07:23:01

_:*:_:*:_:*:_:*:_:*:_:*:_:*:_:*:_:*:_:*:_:*:_:*:_:*:_:*:_:*:_:*:_:*:_:*:_:*:_:*:_:*:_:*:_:*:_

우네
인간의 마을 불빛을 바라보며 푸른 머릿수건 쓴 곡비 엎드려 우네
철썩철썩 후려치는 바람, 매운 손바닥을 혼자 다 맞네 저 강물

아가들아, 잠이 안 와? (유난한 추위였어, 그해 섣달은)
아기들이 새파랗게 우네 추워서 울고 배고파 우네 다른 울음 따위 끼어들 수 없네
세상의 강물들이 다 멈추어 긴 허리를 휘네 저기 인간의 마을에 무슨 일이지?

다섯 살, 여섯 살, 이마가 동그랗고 눈망울이 별떨기 같은 오뉘였지 해질녘
어린이집으로 데리러 온 아빠 따라 나섰다지
아빠다! 미처 외투도 못 입은 채 홑 스웨터 차림으로

(이 약 누가 먼저 먹을래?
저요! 저요!)
아빠 손바닥 흰 알약들을 비둘기처럼 주워 먹은 말 잘 듣는 아기들은
꼬박꼬박 졸았을라나
누가 헝겊인형을 버리나, 지나던 차량이 보았다는데

아가들은 아빠 손에 들려 초저녁 정적을 깨고 첨벙… 또 첨벙…
제 품속 계단을 구르는 그치지 않는 비명소리를 받아 안고 어쩔 줄 모르네, 저 강물
저런, 저런! 난간 끄트머리 키 큰 어둠이 놀라 어쩔 줄 모르네 벌어지고 비틀리는 입

검푸른 물속이야 아빠, 잠이 안 와 아니, 눈꺼풀에 얹힌 이 잠이… 너무 무거워

새파란 달빛 아래 밤물결에 씻긴 오뉘들 연달아 안아 올린 아저씨가 그랬다지
차마… 제 또래보다 많이 가벼웠어요 젖은 깃털처럼 겉옷도 없이…

천 길 만 길 푸른 물타래 풀며, 풀며 저 곡비들 일제히 우네
턱밑도 못 보는 인간의 눈을 어찌할까 어찌할까 아비가 자식을 버리더니
자식이 어미를 겁간하려드네, 천길 낭떠러지 위 저 인간의 마을을 어찌할까


   - 조정인, ≪곡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2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2/16/20120217-grim.jpg

2012년 2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2/16/jangdor-20120217i.jpg

2012년 2월 1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217/132939203963_20120217.JPG

2012년 2월 1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2/16/alba02201202162051590.jpg

2012년 2월 1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2/20120217.jpg

 

 

 


아니다 싶고 쫄린다 싶으면 빨리 놓는게 스스로를 덜 우습게 만드는 길이긴 하죠.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7 8:43 AM (125.177.xxx.79)

    감사합니다 ^^

  • 2. 온도계
    '12.2.17 8:57 AM (58.236.xxx.4)

    날이 갈수록 수위가.....ㅋ 감사합니다.

  • 3. 나거티브
    '12.2.17 12:04 PM (175.205.xxx.87)

    잘 봤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415 뭘 잘 못 먹는 친구가 놀러온다는데 반찬을 뭘 해주죠.... 13 님들... 2012/02/29 2,136
77414 5세. 대형 어린이집 vs 유치원 1 계속되는걱정.. 2012/02/29 4,228
77413 청소기 추천해 주세요~!!꼭 부탁드려요 2 청소기 2012/02/29 887
77412 한가은 정말 욕나오네요 24 심하다 2012/02/29 8,936
77411 한가인 대사 빵 터졌어요! 19 2012/02/29 12,469
77410 나경원 남편 기사 하루 사이에 65개 나왔네요 세봤음~ 5 저질청탁 2012/02/29 1,787
77409 조마조마 아싸! 2대0 3 .. 2012/02/29 598
77408 일본 유학가는 딸 침구는 어떤게 좋을까요? 28 바람이 2012/02/29 4,152
77407 제일 후회되는일..-.- 11 .. 2012/02/29 3,238
77406 고양이 키우는분들이 정말 부러워요 10 ㅠㅠ 2012/02/29 1,454
77405 박원순이나 곽노현이나 실패하게 돼있어요 8 입진보 2012/02/29 777
77404 아줌마들 진짜 미친듯이 떠드네요 ㅠㅠ 4 틀어막고 싶.. 2012/02/29 2,492
77403 아이고 한가인씨.!!!!!! 제발..... 89 .. 2012/02/29 16,866
77402 필라델피아크림치즈 파인애플맛은 원래 저렴해요? 6 치즈 2012/02/29 2,565
77401 '먹사'와 '개독교인'으로 불리고 싶지 않다 5 호박덩쿨 2012/02/29 744
77400 앞뒤베란다 2 단독주택 2012/02/29 937
77399 얼마 전에 조회수 댓글 수 무지하게 많던 글 있었죠, 8 미치겠다.... 2012/02/29 1,706
77398 아내의자격 끼얏호 4 Estell.. 2012/02/29 2,221
77397 스텐웍 찾고있는데요 18궁중팬 너무 작을까요? 10 rr 2012/02/29 1,840
77396 7살이아가 그림그릴때 보고 따라그리기를 너무 좋아 하는데요.. 5 그림 그리기.. 2012/02/29 1,068
77395 멸치볶음 이렇게 하는데 맛이 없어요 방법이 잘못된건지 18 봐주세요 2012/02/29 2,772
77394 이대앞 은하미용실이 어디로 이전했나요~~?? 10 은하미용실 2012/02/29 11,924
77393 투루도 야채칼 써 보신 분 계세요?? 1 살까말까 2012/02/29 469
77392 코스트코에서 커피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6 왜그래요 2012/02/29 1,678
77391 ct자주 찍으면 안좋나요? 1 -- 2012/02/29 2,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