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88
작성일 : 2012-02-17 07:23:01

_:*:_:*:_:*:_:*:_:*:_:*:_:*:_:*:_:*:_:*:_:*:_:*:_:*:_:*:_:*:_:*:_:*:_:*:_:*:_:*:_:*:_:*:_:*:_

우네
인간의 마을 불빛을 바라보며 푸른 머릿수건 쓴 곡비 엎드려 우네
철썩철썩 후려치는 바람, 매운 손바닥을 혼자 다 맞네 저 강물

아가들아, 잠이 안 와? (유난한 추위였어, 그해 섣달은)
아기들이 새파랗게 우네 추워서 울고 배고파 우네 다른 울음 따위 끼어들 수 없네
세상의 강물들이 다 멈추어 긴 허리를 휘네 저기 인간의 마을에 무슨 일이지?

다섯 살, 여섯 살, 이마가 동그랗고 눈망울이 별떨기 같은 오뉘였지 해질녘
어린이집으로 데리러 온 아빠 따라 나섰다지
아빠다! 미처 외투도 못 입은 채 홑 스웨터 차림으로

(이 약 누가 먼저 먹을래?
저요! 저요!)
아빠 손바닥 흰 알약들을 비둘기처럼 주워 먹은 말 잘 듣는 아기들은
꼬박꼬박 졸았을라나
누가 헝겊인형을 버리나, 지나던 차량이 보았다는데

아가들은 아빠 손에 들려 초저녁 정적을 깨고 첨벙… 또 첨벙…
제 품속 계단을 구르는 그치지 않는 비명소리를 받아 안고 어쩔 줄 모르네, 저 강물
저런, 저런! 난간 끄트머리 키 큰 어둠이 놀라 어쩔 줄 모르네 벌어지고 비틀리는 입

검푸른 물속이야 아빠, 잠이 안 와 아니, 눈꺼풀에 얹힌 이 잠이… 너무 무거워

새파란 달빛 아래 밤물결에 씻긴 오뉘들 연달아 안아 올린 아저씨가 그랬다지
차마… 제 또래보다 많이 가벼웠어요 젖은 깃털처럼 겉옷도 없이…

천 길 만 길 푸른 물타래 풀며, 풀며 저 곡비들 일제히 우네
턱밑도 못 보는 인간의 눈을 어찌할까 어찌할까 아비가 자식을 버리더니
자식이 어미를 겁간하려드네, 천길 낭떠러지 위 저 인간의 마을을 어찌할까


   - 조정인, ≪곡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2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2/16/20120217-grim.jpg

2012년 2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2/16/jangdor-20120217i.jpg

2012년 2월 1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217/132939203963_20120217.JPG

2012년 2월 1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2/16/alba02201202162051590.jpg

2012년 2월 1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2/20120217.jpg

 

 

 


아니다 싶고 쫄린다 싶으면 빨리 놓는게 스스로를 덜 우습게 만드는 길이긴 하죠.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7 8:43 AM (125.177.xxx.79)

    감사합니다 ^^

  • 2. 온도계
    '12.2.17 8:57 AM (58.236.xxx.4)

    날이 갈수록 수위가.....ㅋ 감사합니다.

  • 3. 나거티브
    '12.2.17 12:04 PM (175.205.xxx.87)

    잘 봤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6002 자동차 명의 이전 가장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요 궁금이 2012/03/24 600
86001 예쁜 찻잔 파는 오프 매장좀 알려주세요 1 snpo 2012/03/24 1,602
86000 영화)스텐리도시락과 언터쳐블~~ 6 골라주세요~.. 2012/03/24 1,209
85999 여의도 바이킹 부페 가보신분 있으세요? 2 돌잔치 2012/03/24 1,686
85998 이쁘면서 편한 런닝화 추천해주세요,, 1 ... 2012/03/24 1,046
85997 일본에 거주하려면 어찌해야 하나요?(뭘 준비해야~) 2 // 2012/03/24 1,224
85996 창피하지만 영어 질문~ 3 ㅡ.ㅡ 2012/03/24 736
85995 결혼식에 복장 어찌 입고 가시나요? 2 결혼식 2012/03/24 1,136
85994 94년도의 히트곡들 7 아련한.. 2012/03/24 2,968
85993 넝쿨당에서 유준상 너무 멋있지않나요? 19 흠냐 2012/03/24 6,024
85992 다른집 남편들은 어떤가요? 15 참나 2012/03/24 3,341
85991 어쩌면 손수조 이것때문에 낙마하겠네요.. 9 .. 2012/03/24 2,168
85990 근데 정동영의원도 도곡동에 집이 있는 강남 사람이고 23 ... 2012/03/24 2,515
85989 보험 아시는 분 문의요. 1 .... 2012/03/24 580
85988 팥빙수 맛있는집 추천좀해주세요 5 봄날 2012/03/24 1,306
85987 아들 자랑 ~~~~~~~~~ 4 2012/03/24 1,390
85986 무서운세상읽고나서 3 침묵은금 2012/03/24 1,421
85985 굿바이솔로 기억하세요? 처음 장용님을 다시 보게된... 4 아련한 2012/03/24 1,496
85984 용기 좀 주세요.. 6 답답 2012/03/24 986
85983 어제 아침 정동영의원이 대치역에서 들은 얘기(트윗) 1 ... 2012/03/24 1,639
85982 극과극이 서로 대결하는 비례대표1번들 5 .. 2012/03/24 724
85981 똥배 전혀 없는 분들. 허리 23,24인치인 분들 식습관 어떻게.. 31 --- 2012/03/24 18,297
85980 저희 남편의 거북이 . 2012/03/24 847
85979 딸아이가 과외구하는데 어떻게하면 구할수 있나요? 2 푸르르 2012/03/24 1,037
85978 거북이 해석 좀 해주세요 2 거부기 2012/03/24 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