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구미호 여우누이전과 해품달의 공통점과 차이점

brams 조회수 : 1,461
작성일 : 2012-02-16 22:59:33
2010년 여름쯤 방영했던 구미호 여우누이뎐과 해품달은 둘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판타지 픽션 사극이며, 
한국토속신앙의 형태인 무당, 주술과 같은 샤머니즘적 요소를 차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구미호의 둔갑술이나, 환생, 액받이 무녀나 씻김굿과 같은 다소 황당한 극적장치들도 전설이나 설화를 들으며 자란 우리네 한국 사람들의 정서에 닿아 있어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것도 공통점일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 공통점은 해품달 연우의 아역이었던 유정양이 새끼 구미호로 출연해 아역 양명군이었던 이민호군과 함께 출연했던 점이고, 아역들의 연기가 두 작품 보다 작품을 빛나게 해주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네요.


두 작품의 차이점은 여우누이뎐은 구미호 설화라는 민간에서 구전으로 전해지던 설화를 극화한 것으로 짐승이 인간으로 둔갑한다는 전혀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법한,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믿는 현재의 우리에게는 믿기 힘든 판타지적 세계를 극화한 반면, 해품달은 비록 가상의 왕조이기는 하나 조선 어느 왕조에서도 있었을법한 권력투쟁 가운데에서 희생된 힘없는 가문의 세자빈과 그를 사랑하지만 힘이 없었던 세자의 사랑이라는 현실성 있는 스토리를 극화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물론 세자빈에게 살을 날려 아프게 했다거나 무당이 된 세자빈이 다시 신원 복권이 되어 중전에 오른다는건 조선시대의 유교식 절차적 가치관에 맞지도 않고 현실성도 없긴 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긴 합니다만 해품달은 여우누이뎐보다 현실성 있는 스토리에 더 큰 바탕을 두고 있는데다가 궁중사극인지라 왕권과 신권의 팽팽한 대립, 그리고 왕권을 호시탐탐 노리는 종친과 외척들의 술수와 같은 정치적인 요소들로 충분히 극 전체의 무게감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판타지를 표방한 여우누이뎐을 해품달보다 더 현실적이고 무게감있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더니 그 이유는 단순히 스토리에 대한 공감과 캐릭터에의 이입이었습니다. 
자기 자식을 살리겠다고 남의 자식을 죽이려는 사람들의 이기심에 대한 분노, 자식을 잃고 분노하는 어미에 대한 연민과 동정, 나쁜 사람들에 대한 복수와 응징으로 느껴지는 통쾌함. 원수의 자식을 거두었으나 결국 원수의 자식으로 인해서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며 복수는 복수를 낳을뿐 근본적으로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교훈까지... 스토리가 주는 메세지들이 분명했고 이 스토리들이 배우들의 물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호응을 일으켜 종국에는 명품드라마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해품달이라는 드라마가 종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를 하기 많이 조심스럽습니다만 아역이후 본격적인 성인역으로 들어가면서 드라마 자체의 스토리라인의 흐름이 상당히 산만해지고 모호해져 어떤 부분에 공감을 하고 이입을 해야할 지 갈피를 잡기 힘들더군요. 
특히 성인역할들의 연기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캐릭터에 이입해서 극에 몰입하고 공감을 사기에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어떤분은 월은 연우가 아닌데 자꾸 제작진이 연우라고 우긴다고 농을 하기도 합니다.

해품달을 보며 유치하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하지만 그 소재의 유치함도 여우누이뎐처럼 작가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힘과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서 명품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저는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뿌나로 sbs 에서 대상을 탄 한석규씨가 수상소감으로 드라마는 종합예술이며 대본, 연출, 연기가 아울러져야만 비로소 빛을 발한다고 하셨습니다. 해품달을 보며 그 발언의 무게감을 상당히 느낍니다. 


IP : 110.10.xxx.3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7 7:11 AM (121.167.xxx.221)

    맞아요. 인간의 이기심을 바닥까지 파헤친 '구미호 - 여우누이뎐'.
    대본 참 잘 썼지요.

    그리고 나으리가 여우 딸 (김유정) 죽이려 할 때 (동굴씬)
    아.. 그 둘의 연기란 정말...

    전 김유정양이 그 연기하고나서 트라우마 생겼을까봐 진심 걱정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3850 3식구.. 30평대.. 40평대.. 난방비는? 2 어떻게생각하.. 2012/02/24 4,282
73849 선배맘님들 조언 좀 4 dd 2012/02/24 1,036
73848 이런 내용의 영화.. 다~ 알려주세요.... 13 ㅇㅇ 2012/02/24 1,982
73847 울 아들이 생전처음 요리했던 이유가.. 1 거 참 2012/02/24 936
73846 장터거래 매너 지키면서 합니다.(장터후기) 14 매너 2012/02/24 2,267
73845 미국 유타주 가이드 1 RARA 2012/02/24 863
73844 실손 보험 꼭 들어야 할까요? 6 동그라미 2012/02/24 3,724
73843 또 해품달 3 재미나게 2012/02/24 1,311
73842 작정한 분란세력이 있나요 15 구리구리 2012/02/24 1,002
73841 신규교사들 자가용 구입 많이 하나요 2 노리 2012/02/24 1,428
73840 자기 직원에게 말할때 6 사장이 2012/02/24 997
73839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다녀오신분 계세요? 10 동유럽 2012/02/24 1,854
73838 김포공항 롯데몰 5 롯데몰 2012/02/24 1,882
73837 연예인 가십 같은거 관심없고.. 7 어중간한 나.. 2012/02/24 1,659
73836 전에 보았던 불고기 레시피를 찾습니다. 7 다이제 2012/02/24 1,612
73835 부모는 돈 벌어다 주는 존재인가요. 10 나거티브 2012/02/24 2,412
73834 요즘 맛있는 게 뭐가 있나요? 기대기대 2012/02/24 554
73833 친구남편이 싫어요 ㅠㅠ 6 마음 2012/02/24 3,474
73832 2월 24일 목사아들돼지 김용민 PD의 조간 브리핑 세우실 2012/02/24 547
73831 성씨 변경 신청을 하려고 갔는데요 3 2012/02/24 2,229
73830 왕십리역.응봉동 주변으로 씨푸드 전문점 뭐가 있나요 2 아시는분~ 2012/02/24 795
73829 돋보기 사야할까요? 2 40대중반아.. 2012/02/24 933
73828 청소기 청소기 2012/02/24 511
73827 [ 깍두기 담그는 방법 알려주세요..ㅜㅜ ] 6 임산부 2012/02/24 1,463
73826 튼튼 병원 언니 2012/02/24 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