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월 16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16
작성일 : 2012-02-16 07:28:24

_:*:_:*:_:*:_:*:_:*:_:*:_:*:_:*:_:*:_:*:_:*:_:*:_:*:_:*:_:*:_:*:_:*:_:*:_:*:_:*:_:*:_:*:_:*:_

공병대 시절, 눈만 뜨면 삽을 드는 게 일이었으니
삽질이라면 나도 제법 할 줄 알지
삽으로 흙을 떠서 던지면
삽 모양 그대로 흙이 날아가기까지
아침마다 굽은 손가락 억지로 펴가며 배웠지
내가 아무리 구덩이를 잘 파고 공구리를 잘 비벼도
그래도 어디 농민들 삽질만큼이야 했겠나
노동자들 삽질만큼이야 했겠나
한 삽을 뜨면 한 톨의 쌀이 되는 삽질
한 삽을 뜨면 한 장의 연탄이 되는 삽질
그런 삽질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지
그래도 한때나마 삽질을 해본 나는
그 시절, 삽에 대해 경배하는 법을 배웠네
삽질을 하다 상관이 지나가면
총 대신 삽을 들고, 받들어 삽!
그런 군인정신을 통해서가 아니라
삽질을 하려면 반드시 허리를 굽혀야 한다는 사실
땀 흘리지 않고 삽질하는 비책은 없다는 사실
한 삽에 흙 한 덩이 이상 뜰 수 없다는 사실
하나하나 깨우치는 만큼 삽날이 닳아갔네
삽날이 닳아 없어지는 속도에 맞춰 시간이 갔고
제대한 지 어느 새 스물 몇 해
삽질하는 법, 이제는 내 몸에서 잊혀졌지만
삽질을 모욕하는 말, 참을 수 없네
삽질 한번 안 해 본 것들이 툭하면
―삽질하고 자빠졌네
무심코 내뱉는 말, 죄 없는 삽이 불쌍했네
그러더니 새만금을 막고 천성산을 파내고
이제는 한반도 운하까지 뚫겠다며
거대한 삽을 들어 올린다는 말이 들려오네
거대한 삽질 한 방이면
경제가 살고 나라가 산다는 말
새빨간 거짓부렁이란 걸 나는 알고 있네
내가 배운 삽의 정신과는 정반대인
저 거대한 거짓의 삽
아, 한 가지 더 배운 게 있었네
삽날을 치켜들면 그대로 무기가 된다는 사실!
한바탕 삽의 전쟁이 다가온다면
나는 정직한 삽의 편에 설 것이네
삽을 경배할 줄 모르는 저 거짓 무리들의 정수리를
내 정직한 삽으로 후려치고자 하네
그 옛날 배운 대로
어깨 위로 삽!
성스러운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기 위해
내 마음의 삽을 버리고 또 버리네
삽날 위에서 햇살이 반짝, 튕겨오르네


   - 박일환, ≪삽의 전쟁≫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2월 16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2/15/20120216_20p_kim.jpg

2012년 2월 16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2/15/20120216_20p_jangdori.jpg

2012년 2월 16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216/132930500816_20120216.JPG

2012년 2월 16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2/15/alba02201202152104040.jpg

2012년 2월 16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2/20120216.jpg

 

 

 

 

아무리 정치가 쇼라지만 현실감각은 유지하셔야지.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2150 도둑년아닌가요? 81 ? 2012/02/16 19,948
    72149 아름답게 늙는 베라왕 1 화보와는 다.. 2012/02/16 1,937
    72148 드디어 기사 떴습니다. 디도스 제3의 가능성? ‘내부 공모설’ .. 7 나거티브 2012/02/16 1,419
    72147 82에 온갖 사람들 다 있어서 재밋긴한데.. IP:121,81,.. 1 ... 2012/02/16 798
    72146 서울에 구디 머리핀 파는 매장 아시는 분 계세요? 3 goody 2012/02/16 1,144
    72145 혹시 최면치료 추천해주실만한 데 없을까요 2 불면증(?).. 2012/02/16 998
    72144 초등학생~~자식의 의사를 존중하세요? 2 항상 고민 2012/02/16 890
    72143 이 경우에는 출신대학 속인것 맞겠죠? 8 .... 2012/02/16 2,975
    72142 반포에 불면증치료 받을만한 데 없을까요? 저 너무 심.. 2012/02/16 571
    72141 시집 한권 사고싶어요 7 추천좀 2012/02/16 585
    72140 삼성증권 온라인 쓰시는 분, 펀드 해지관련 도움 부탁드려요 어려워.. 2012/02/16 584
    72139 쌍용차.. 21번째 희생자 발생..세상은 조용하지요.. 4 아마미마인 2012/02/16 682
    72138 후기 고(인문계)도 20% 선지원으로 뽑자는 안이 나왔는데.. 2 글쎄.. 2012/02/16 570
    72137 참깨소스.. 2 사월 2012/02/16 1,403
    72136 강촌스키타러가는데근처놀곳먹을곳추천부탁요 2 쉬고싶다 2012/02/16 656
    72135 해품달을 보고 싶은데 무료보기가능한곳을 3 무료보기 2012/02/16 1,086
    72134 지하철카드 3 서울 2012/02/16 534
    72133 이렇게 일자리 찾기가 어려울줄이야... 13 줄리엣 2012/02/16 3,946
    72132 아버지보다 키가 더 큰 딸이 있나요? 15 ㄴㅁㅇㄹ 2012/02/16 2,871
    72131 직업과 적성 : 조언이 절실히 필요해요 ㅠ.ㅠ 6 절실녀 2012/02/16 1,873
    72130 돌쟁이한테 사주면 좋을 책 추천해주세요 5 .. 2012/02/16 818
    72129 엉겁결의 촌아짐 백만년만의 서울나들이 ~ 8 대구아짐 2012/02/16 1,459
    72128 제가 참을성이 없는건가요..입덧때문에 눈물만 나요 ㅠㅠ 11 고통 2012/02/16 4,973
    72127 우리 조카가 말하는 장난감 이거 뭘까요? 4 미도리 2012/02/16 1,000
    72126 열정적인 사랑을 하기가 어려워진 요즘에 1 ... 2012/02/16 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