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울증에 걸린 배우자... 너무 힘드네요.

고민... 조회수 : 8,573
작성일 : 2012-02-16 03:33:29

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에요...

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

추측이 아니라... 같이 신경정신과 가서 검사했는데 우울증 확정 진단 받고

약도 먹어야 한다고 해서 지금 약먹은지 3주 좀 넘었습니다.

 

남편은 평소 성격도 조금 감성적이고 소심한 편이에요.

회사 일로 극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한게 3개월 정도 되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었네요.

 

진단 받은 이후 남편은 더 무기력해졌어요...

약은 꼬박꼬박 먹고 있지만,

의사가 그러더라구요... 스트레스 근원이 없어지지 않으면 고치기 힘들거라고...

 

남편이... 스트레스 근원이 회사니까 회사를 그만둬야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전 차마 그러라는 말을 못했어요...

맞벌이 해서 겨우 생활 꾸려나가는데... 남편 수입이 제 수입의 1.5배 정도에요...

시아버지 병수발 하면서 생긴 빚과 아직 반 정도밖에 갚지 못한 집 담보 대출...

 

솔직히... 우울증이 생기려면 제가 생겨야 하는데...

- 결혼하고 12년 동안 한 번도 쉰 적 없이 같이 일했어요. 애 낳고 3개월만에 바로 복직...

  누워있는 애를 어린이집에 12시간씩 맡겨가며 피눈물 흘렸는데 아이가 이제 학교 들어가네요..

  시아버지 병 걸려서 돌아가시기 2년 전까지 병수발에 뒤치닥거리...

  남편은 제가 애 키우면서 동동거릴 때 직장일도 많았지만 거의 술파티였어요. 1주일에 4번 이상 술마시고 왔죠..

  시아버지 병 걸렸을 때도 간병인을 썼지만 주말에 병실 지키는건 저였구요... 남편은 회사일이라고 핑계대고

  회사 갔다가 동료들이랑 낚시 다녀온 적도 여러번이었어요....

 

남편이 우울증 어쩌고 저쩌고 하는게 제게는 사치스러운 투정으로 보입니다.

전 우울증 걸릴 틈조차 없어서 못걸린 것 같구요....

 

계속 자긴 우울증이니까 회사 그만둬야지 안그럼 어찌될지 모른다며 제게 이야기하고,

그 말 들으면서 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힘들지만 어떡해... 힘내...같이 힘내자..

이렇게 이야기해야 하는 저도 속으로는 너무 답답하고....

 

너무 우울하고 힘들어서 소주 한 잔 하고 왔다면서 술 냄새 풍기고 씻지도 않은 몸으로

침대 들어온 남편이 싫어서 이 시간에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아있네요....

 

우울증 걸린 남편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금은 그냥 제가 다 참고 받아줘야 할까요.

아직까지... 속마음 말 안하고 다 받아주고 있는데.... 저도 미칠 것 같아요....

 

 

IP : 175.125.xxx.13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조울증
    '12.2.16 3:44 AM (184.65.xxx.133)

    저희 남편도 우울증으로 한동안 약먹었었어요. 워낙에 수면장애가 있어 수면제를 먹는 타입이었죠.
    회사일 등등으로... 욕심은 많은데 맘대로 안되니까 그런거죠.
    근데요. 남편이 우울증으로 병원다닌다는데.. 저는 측은한 맘이 안들더라구요.
    저도 님같이 '좋겠다, 병원도 다니고..' 하는 맘이었어요.
    제가 너무 모질다구요?
    저희 남편, 결혼초부터 제가 힘들다구 투정하면 '니가 한일이 뭐가 있어 힘들다구 하냐' 고 그러던 사람이예요.
    살짝 감기만 걸려도 병원가서 링거맞구요...
    정말 자기를 위한 거는 득달같이 하는 사람이예요.

    저는 고열과 기침을 한달이상 하는데도 못본척하구
    자궁에 혹이 있다는데도 별일없을거라고 아주 대범하게 대해주던 남편분이거든요..

    그런 분이 우울증으로 정신병원 다닌다고 하니..
    연민보다는 '넌 좋겠다, 보험안되는 병원가서 상담도 받고...' 하는 맘이었어요.
    솔직히 그랬어요.

    우울증.... 누군없냐, 이 인간아... 그런 맘이었어요.

  • 2. 님느의
    '12.2.16 3:45 AM (121.178.xxx.135)

    그냥 좀 받아주세요 힘든건 알겠지만, 남편도 우울증의심도 아니고 확진받고 약먹고있는 환자인데..

  • 3. 동감...
    '12.2.16 4:06 AM (180.66.xxx.9)

    헉?? 남편의 증상이 저희랑 넘 넘 비슷해요.. 감성적이고 직장생활 힘들어 하고,, 애 혼자 키울때 맨날 술파티에 낚시에,,,
    그 따위로 살더니 이젠 술도 시들 낚시도 시들이더니 우울증인것도 같습니다.
    저흰 정신과 심리 상담 해 주시는 분에게 검사하고 심각한 우울증인거 서로 인정 했네요..
    저희 선생님이 남편은 우울증 수치가 아주 높아서 병원에 가면 당장 약 2알씩 처방 받을거라 하시고 저에겐 결혼 생활의 탈진 상태라 하시네요..
    저흰 선생님을 잘 만나서 약 처방이 아닌 심리 상담으로 치료해 나가기로 했는데,,
    이제 막 심리 처방전 나온거라 매일 저녁 먹으며 술 한잔씩 하는데,,, 중독으로 갈 거 같아 걱정 입니다.ㅠ~~

  • 4. ..
    '12.2.16 6:34 AM (110.14.xxx.9) - 삭제된댓글

    님도 검진받아보세요. 그렇게 삭아만 두면 병되요. 그리고 남편도 알아야죠. 님이 힘들다는거.

  • 5.
    '12.2.16 7:41 AM (110.70.xxx.112)

    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것같아요
    자세하게 쓰긴 그렇지만 제가 요즘
    저희남편 바라보는 심정이랑 비슷하네요
    결혼17년간 참 거의 놀자판으로 살다가
    이년전부터 정신차리고 힘든일 하는데
    어지간히 생색내거든요 힘든일 한다고
    유세 부리고ᆢ
    속으로 생각합니다
    낼모레 오십인데 전세집도 한칸없이
    이러고 사는데 그동안 편하게 살았으니
    이제는 고생도 할때가 됐다ᆢ구요
    그동안 저 마음고생하고 산거 생각하면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잠도 안와요

  • 6. 님도
    '12.2.16 8:27 AM (217.84.xxx.96)

    틀림없이 우울증초기쯤 될것 같은데요. 없던 우울증도 이번일로 생길지도모르니 꼭 조심하세용...

  • 7. 요리초보인생초보
    '12.2.16 9:45 AM (121.161.xxx.102)

    회사가 스트레스 근원이라.
    밥 먹는 거 스트레스면 먹지 말아야 할까요? 이따 배고플까봐 억지로라도 먹어야죠. 이 세상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직장 다니는 사람 어딨겠어요? 돈 필요하니까 다니는 거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좀 안타깝네요. 건강 칼럼 보니까 술이 스트레스 해소될 것 같지만 오히려 스트레스 쌓인대요. 소심한 사람들이 술로 많이 풀던데.
    저도 우울증으로 상담, 약먹기 중입니다(줄이고 줄여서 한 알 먹어요. 잠자는 문제로). 제 생각으로는 운동이 최고네요. 지금 무술 배우는데 관장님이 한의사, 양의사가 다니는데 환자 보느라 힘든 거 무기 잡고 휘두르면 다 풀린다고 하더래요. 님하고 남편분하고 동네 산책하시거나 같이 등산 다니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 많은 분들 싫어하시는 좃선 기사에서 우울증에는 중증 정도의 운동(에어로빅, 자전거?) 뭐 이런 게 좋대요. 아무리 좃선이라도 우울증 관련 기사 읽어보세요. 내용 괜찮더라고요.
    님도 이번 기회에 윗글들처럼 정신건강검진 받아보세요. 그리고 남편분 너무 받아주시지 마시고요. 그러다가 님이 너무 힘들어지실 거예요. 님도 꼭 체크해 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2607 로맨스가 필요해 2012 너무 재미있네요 6 오홋 2012/06/22 3,927
122606 울고 싶을 때 뭐하면 풀릴까요? 21 답변 좀 2012/06/22 3,499
122605 아는 언니가... 5 ... 2012/06/22 3,378
122604 혼자 밖에서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어쩌죠? 9 dd 2012/06/22 2,921
122603 저는 왜 남욕을 이렇게 하는 걸까요? 16 뭘까 2012/06/22 5,172
122602 인버터에어컨 1 2012/06/22 2,438
122601 선거부정.. 통합진보당과 새누리당을 대하는 이중잣대? 2 아마미마인 2012/06/22 1,866
122600 태반크림 어디에쓰나요? 1 승우맘마 2012/06/22 1,984
122599 김기덕 감독의 '시간'을 우연치 않게 봤는데.. 6 영화 2012/06/22 2,635
122598 청첩장 받으면 결혼식 꼭 가야하나요? 2 궁금 2012/06/22 3,319
122597 요즘 김밥 싸가면 맛변하지 않을까요? 6 2012/06/22 2,449
122596 회사에서 저 가르쳐준 선배님 선물뭘 사드릴까요? 1 dd 2012/06/22 1,587
122595 매실장아찌 만들때 설탕 비율이 4 .. 2012/06/22 2,911
122594 7월중순에 미서부 여행 괜찮을까요 4 .... 2012/06/22 2,544
122593 요가시작,,그리고 작은변화. 1 운동 2012/06/22 3,489
122592 일반 오이로 오이지 담가도 될나요? 3 잘될거야 2012/06/22 2,088
122591 중고 불량상품사기거래 조심하세요 쿠쿠 2012/06/22 1,722
122590 아이폰 비활성화 문의 드려요 3 솜사탕226.. 2012/06/22 5,083
122589 결혼식 하객으로 흰 옷 안되겠죠? 12 Zz 2012/06/22 6,259
122588 남편 핸드폰은 가끔씩 뒤져봐야 하나요? 11 ㅇㅇ 2012/06/22 3,485
122587 아랫층에서 매일 담배냄새가 올라와요. 2 알레르기 2012/06/22 2,824
122586 옷살때 어느 지하상가가 더 좋을까요? 4 dd 2012/06/22 2,395
122585 종합병원 정신과에서 상담치료도 하나요? 2 ... 2012/06/22 2,142
122584 동남아는 잘모르겠고 형부가 미국사람인데... 26 밑에글보고 2012/06/22 13,498
122583 여름에 덕산 스파캐슬 가보신분 계신가요??? 1 ... 2012/06/22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