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무려 소주를 사왔습니다.
친정 엄니가 주셨던 냉동된 국을 꺼내서 해동하고 소주를 마시다보니 엄마 생각이 많이 나네요.
무뚝뚝하고 세심한 면은 하나도 없는 엄마..
남들이 말하는 일반적인 친정엄마랑은 많이 다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런것도 허상인거 같아요.
돌이켜 생각하니 사랑의 방식이 다를뿐.. 아들보다 더 저를 많이 챙기고 아끼셨거든요.
여자들은 그런건지.. 아니면 저만 그런건지 결혼하면 시댁에 충성하고 어느정도의 의무감을 가지는
본능이 있는 것 같아요.
적어도 저는 그랬거든요...
실속은 없고 경제관념에 모든 생각 자체가 다르지만 시댁에 그냥 이해하고 융화되려고 노력했고,
남편을 미치도록 사랑한 것도 아니고 어쩌면 이혼을 매일 생각할 정도였지만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고
받아들이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애 낳고 살다보니 뭔가 생각이 바뀌네요.
착한 여자 증후군에 걸린 것도 아니고.. 지금 뭐 하는 짓인지.
82에 보다보면 흔하게 나오는 며느리도 사위처럼 대하라는 말이요...
전 다르게 친정엄니를 시엄니처럼 생각하고 대해보기로 했어요.
물론 긍정적인 면에서요.
항상 유념해두고 챙기고 전화드리고 문자도 자주 넣고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