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주기적으로 우울해 해요.
결혼 만 3년 지난 4년차인데
결혼 직후부터 1년에 3분의 1 이상은 우울해 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거의 2주 정도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급우울해 하고 무기력한 중인데요...
저희 가정의 객관적인 상황은 특별히 나쁘진 않아요.
맞벌이에 두 돌 된 아이있고,
둘 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수입이 있고,
전세지만 빚도 없어서 경제적으로 큰 부담도 없고,
아이는 양가 부모님께서 번갈아 잘 돌봐 주셔서
육아 부담은 남들에 비하면 정말 적은 편이고요.
부부사이도 문제 없습니다.
직장에서도 한동안 힘들었던 시기 지나서
지금은 인정받고 야근도 거의 하지 않을 정도로 시간적 여유도 생겼는데...
물론 이건 제생각이고 요...
남편은 일찍 생긴 아이 때문에 한동안 힘들어도 했고
직장 다녀서 언제 돈 모으냐며 요즘들어 돈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도 해요.
직장도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고...
남편은 사는 게 너무 재미없대요.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이게 남편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에요.
전에는 일도, 취미도 여기 저기 관심이 많고 부지런히 일 벌이는 타입이었는데
지금은 모두 관심이 없어졌대요.
죽고 싶다는 말도 가끔해요.
죽으면 모든 게 다 끝나고 편할 것 같다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대요.ㅠㅠ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아보는 건 어떻겠냐고 하니
정신과 드나드는 것 회사에서 알면 좋지 않다고
병원가서 신청서에 주민번호 작성칸 보고 돌아서서 나온 적이 있었다네요.
회사에 심리 상담사가 새로 왔는데
경력을 보니 중고등학교 상담 경력밖에 없다며 믿음이 안간다고 하고...
무기력하고 굳은 표정에 말도 하지 않고
여건만 주어지면 12시간도 넘게 잘 수 있는 사람이
잠도 못자고 ,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다며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고 하고...
평소에는 활기차고 의욕이 많던 사람이
주기적으로 이렇게 우울해 하는데...
제가 옆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억지로라도 병원에 보내야 하나요?
몇 번 말 꺼내 봤지만 전혀 듣지 않고...
운동하러 가도 심각한 표정은 그대로고
억지로라도 웃게 하려고
재미있는 연극 보러가자고 해도 시큰둥하고
여행가자고 주말에 계획도 짜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제 노력이 정말 아무 도움도 안되는 것 같아요.
남편이 이렇게 우울해 할 때마다
옆에서 저도 마음이 가라앉고 눈치 보게 되고
저도 너무 힘들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변에 우울증 앓고 있는 가족이나 친척, 친구가 있으신 분...
옆에서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