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아주 늦은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 아는 후배와 연을 완전히 끊었네요
대학교 3학년에 올라가던 1990년대 후반에
편입한 후배가 있었습니다
저의 전공이 경제학이라 수학과 통계가 뒷받침되지 못 하면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어서인지 그 후배가 많이 힘들어했고
마침 수업을 같이 듣게 되어 많이 도와준 탓에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 후배... 약간의 공주병끼도 있고
좀 얌체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 밥을 먹어도 얻어먹기만하고
(제 기억에 그 후배가 돈을 낸적 한 번도 없었어요)
대학교 졸업하고 대학원에 다니는 저를 불러내
이것 저것 뜯어먹고 자기만 홀랑 36계 줄행랑을 치더군요
대학원 다니던 당시에 경제적으로 참 많이 힘들었는데
직장다니는 후배가 학생인 선배한테 사달라는게 어이가 없었습니다만
뭐 그냥 이해하려 했습니다
제가 직장다닐때에도 저한테 자기 힘들때만 찾아오곤했습니다
평상시에 연락도 안 하고 제가 연락해도 답장도 없다가
남자친구와 싸우거나 이별할 때만 갑자기 연락해서
술 사달라... 밥 사달라 그랬었죠
그러다 그 후배 결혼한다고 해서 강원도 춘천에서 부산까지 결혼식도 갔다와서 사진도 찍고
박수도 쳐주고 그랬는데 역시나 그 뒤로 연락 두절....
그 뒤로 1년 정도 지났을까요... 속도위반이었는지 애는 벌써 돌을 맞이할 무렵 연락오고
그리고 며칠 지나 남편이 바람피운다며 새벽 2시쯤에 전화온 뒤
지금 연락도 없는거 보면 속 편하게 사나봅니다.
그러다가 지난 겨울 제가 결혼할 때가 되어 결혼식장에 올수 있냐고 물어보니
주저없이 "못가 선배 미안" 이 말만 하고 전화를 바로 끊더군요
10년 넘게 알고 지낸 후배...
이제 포기하니 속이 시원하네요
뭐 언젠가 저한테 연락올 날이 있겠지요
자기 남편이 또 바람피우거나 아니면 자기가 힘들거나
그때 연락오면 저도 매몰차게 연락을 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