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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 아이템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는 착각에 자꾸 빠져요 ;

물욕 조회수 : 4,259
작성일 : 2012-02-12 03:56:38

무슨 기념일이 있거나, 뜻밖의 수입이 생기거나,

시댁에서 스트레스를 주거나, 남편이 스트레스를 주거나.. 하면 소소하게 물건들을 지르는 편입니다.

 

뜻밖의 수입.. 같은 경우, 그 수입의 10% 정도 내에서 사고,

기념일 같은 경우에는 현금 선물을 주로 받는 편인데 받은 현금의 70% 정도만 써요.

자기 합리화이고 변명 같지만.. 그냥 제가 정한 규칙이랍니다.

 

그래서 맨 윗줄에 적은 경우에는.. 크게 죄의식을 느끼지 않지만,

시댁과 남편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려는 제 자신을 보면..

한심하기도 하고 죄의식도 조금 느껴집니다.

(아이 둘 키우는 워킹맘이에요... ;)

 

그런데 그 과정에서도 꼭 정당화를 시켜요.

그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푸는 것보다(화를 낸다거나 소리지른다거나..)

풀리지 않는 문제로 남편에게 짜증을 낸다거나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하는 정당화를요.

(남편 장남, 저 맏며느리.. 주중에 일하고 주말에 시댁 행사.. 뭐 이런 스트레스요.

시댁쪽이 좀 자주 모이고 행사가 많은 집이거든요.)

 

그러다 보면 주객전도라고 할까..

착각에 빠집니다.

이 물건만 사면 제가 굉장히 행복해질 것 같고

이 옷을 걸치고 다니면 제가 막 세련된 사람으로 보일 것 같고.. 하는 착각이요.

결국 새 옷을 걸치든, 새 아이템을 추가하든 저는 저일 뿐인데 말이에요.

자기만족으로 사는 거고... 또 받는 순간 만큼은 행복하기 때문에..

허용한도라고 정당화를 시키며 구입하기는 하지만, 그런 제 스스로가 참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물건으로 무얼 채우려는 것 같아서요.

 

아이들도 아직 어리고(초등학교 저학년) - 챙겨줘야 할 게 많고, 채워줘야 할 것도 많은데,

제 일도 한창 때이고 - 더 많은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데,

남편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고 - 더 허심탄회하게 내 감정을 보여주고 개선시켜나갈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냥 날 위한 물건을 고르고, 그걸로 다른 모든 허기를 채우려는.. 어리석은 물욕..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참 한심하죠.

 

오늘도 주말에 일이 있어서 시댁 행사를 갔다가..

애들 씻기고 재우고..

남편이 제 어깨 주무르며 고맙다고 해서, 아니라고.. 어서 자라고 들여 보내고는,

밀린 제 일을 하다.. 갑자기 가방에 꽂힌 거예요.

 

이 가방만 사면 좀 더 즐겁게 일하러 다닐 수 있을 것 같고.. 하는 또 어리석은 착각에요.

왜 가방에 다시 꽂힌지.. 압니다.

항상 되풀이 되던 제 패턴이거든요.

 

지난 달에도 많은 일을 했고, 수입이 평균보다 많았고, 늘어난 수입이 딱 가방 값이고,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일했는데 이 정도는 나를 위해 써도 괜찮을 것 같고,

또 오늘 시댁 행사가 있었으니 스트레스는 좀 풀어야 할 것 같고..

..하는 매우 어리석은 사고패턴, 소비(지름?)패턴인 거죠.

 

새똥님 절약 글 읽고 반성하고

이 쓸데없는 물욕을 버리려고 노력은 하는데-

다시 또 이런 사고패턴의 고리에 쏙 들어가 있는 저를 보며..

이 새벽에 다이어리에 끄적이는 것마냥 끄적이고 있습니다.

 

저 좀 꾸짖어주세요.. ㅠ ㅠ

IP : 219.251.xxx.13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일단
    '12.2.12 4:08 AM (211.176.xxx.232)

    그걸 깨달으신 것 만으로도 대단하신거죠.^^
    저는 쿠폰의 덫에 걸려.....필요한 게 없는데도 살거 없나 둘러보는 중.

  • 2. ----
    '12.2.12 4:13 AM (188.99.xxx.87)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푸시는 게 마음에 걸리는 거죠..? 알 거 같아요. 차라리 다른 (?)곳으로 승화시키는 건 어떨까요? 정기적인 취미를 가져보세요.. 그림을 배우거나 악기를 배우거나 노래교실 꽂꽂이? 기타 등등. 물건을 사는 것보다는 몸 밖으로 나쁜 스트레스 기운을 표출시키는 데 더 좋을 것 같아요. 원래 일, 가정 스트레스 많을 때 취미에 더 몰두하게 된대요.

  • 3. 샐리
    '12.2.12 4:13 AM (218.39.xxx.38)

    그런 심리는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요? 저도 알음알음 그래요. 빚을 지면서 하는 병적인 행동이 있다면
    모를까, 넘 자책마세요. 그게 또 인생의 재미라고 저는 스스로 위안하고 있네요. 절약하며 사는 부분도 있고
    뜻하지 않게 충동구매로 자책할 때도 있으리려니 하세요. 가계위험 상황이 오거나 그렇지 않으면 몰라도요
    저는 손빨래하면서 맛있는 외식은 포기하지 못하는 면이 있어서 조절하는 중이랍니다.
    원글님이 그런 생각이 있으시다니 별 문제 없어 보이는 걸요.토닥토닥

  • 4. ----
    '12.2.12 4:14 AM (188.99.xxx.87)

    저도 일이 영 안 풀릴 때 댄스를 배웠거든요. 댄스 배우는 재미에 사는 시름을 잊었었죠. 남들이 쳐다보는 몸매도 덤으로 얻고 ^^~

  • 5. 저도
    '12.2.12 7:22 AM (14.42.xxx.154)

    위 33님 댓글이 좀 이해가 안 되네요.
    새똥님 글을 그렇게 곡해하는 수도 있군요.^^;

  • 6. ..
    '12.2.12 8:44 AM (116.120.xxx.144)

    33님 글쓰신 의도로 봐선 새똥님글을 완전히 오해한것 같진 않고요. 두분다 맞는 말씀이죠.
    저는 상대방 컬러링만 들어도 그 사람을 표현하는 것 같거든요.
    너무 누르고 무조건 누르면 무미건조하쟎아요.
    적당히 즐거워하고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현명한 아이템은 삶의 활력도 되고
    인생을 적당히 기름지게 해주지 않을까요?

  • 7. 저는
    '12.2.12 9:11 A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그게 안되지만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한 2주만 더 생각해보세요.
    그래도 눈에 밟히면 그땐 사는거지요
    사서 맘에 안들면 반품하면 되고요.
    생활비에 지장을 주는 금액이 아니면 한두가지는 지르고 사는게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해요.

    사실저는 원글님처럼 그 물건에 한눈에 반해서 사는것보다 그냥 있으면 더 좋을거 같아서
    지르는게 태반이라 반성해야해요 ㅋ

  • 8. 위의 33님
    '12.2.12 9:31 AM (203.152.xxx.100)

    새똥님 글을 다시 한번 정독하시기 바랍니다.
    머리 몸통 뚝 떼고 꼬리끝에 달린 털 하나만 읽으셨나봐요.
    엉뚱한 말씀 하시는 거 보니....

  • 9. 바히안
    '12.2.12 10:56 AM (116.122.xxx.200)

    "이 아이템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는..."

    이것을 라캉의 심라학에서는 '오브제 아(objet a)' 또는 '환상대상 아' 라고 하더군요.

    "욕망에 휘둘리지도 말고 욕망을 포기하지도 말라"
    용어의 동일성이 개념의 동일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죠.
    전자의 욕망이 타자에 의해 강요되어 내면화되고 상상에 의한 것이라면
    후자의 욕망은 자기성찰에 의한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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