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후회되는 일 많지요.
작은애 낳고 보니 큰애 하나만 있을 때 더 잘해줄걸.. 하는 후회,
결혼하고 보니 결혼 전에 연애 좀 더 해볼걸.. 하는 후회 ^^
대학 졸업하고 보니 고등학교 때 공부 좀 더 할걸.. 하는 후회..
뭐.. 다 지난 일이라 부질없는 후회들인데요,
아.. 오늘 동네 분식집 지나가다가 문득 미치도록 후회하게 된 것은요..
제가 첫애 임신 때 .. 거의 막달 다 되었던 것 같은데,
그 무렵에 남편이 10시쯤 퇴근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산책이나 갈까.. 해서
야밤에 집을 나섰다가 동네 분식집 문이 열렸길래 남편이 라면 하나 먹자고.. 그래서 들어갔었죠.
남편은 라면 시키고 저 좋아하는 떡볶이 순대.. 이런거 줄줄이 시켰는데,
그때 왜 그랬는지 그게 너무 짜증이 난거에요.
임신 막달에 몸도 부었는데 야밤에 이런거 다 먹으라고 시키는 남편도 밉고,
임신 중인데 떡볶이며 라면같은 밀가루 음식 아무 생각없이 먹어라 먹어라 하는 것도 밉고,
그래서 결국 저는 내내 인상쓰고 앉아있고 남편은 분식집에 틀어진 티비 보면서 그거 다 먹고..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적이 있어요.
그게 벌써 3년 전이네요. 저희 큰애가 이제 곧 세돌 되어가니까요.
오늘 딱 그 분식집 앞을 지나가는데 3년전 그때처럼 티비도 틀어져 있고
주인아주머니도 아직 그대로 장사하고 계시고.. 3년 전의 그 날 밤이 문득 생각나더라구요.
그러고나서 생각해보니 그 날 이후로 저는 출산하고 남편도 바쁘고
장장 몇년이 지나도록 남편이랑 단둘이 그렇게 외출해보거나 밤에 바람쐬거나.. 하지 못한거에요.
이제 둘째도 생겼고, 앞으로도 몇년간은 그런 시간을 가지기 어렵겠죠.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될 줄 알았다면 그날 밤에 밀가루 음식이 뭔 대수냐..하면서
남편이랑 떡볶이 떡도 갈라먹고 오뎅국물도 나눠먹고 그럴걸 그랬지.. 하는 후회가 ..
아직 애기 없는 커플님들.. 둘이 오붓한 시간.. 아낌없이 많이 가지세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