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가지 끍기 선수인 저도 개과천선 하네요.

----- 조회수 : 1,087
작성일 : 2012-02-11 22:29:33

무얼위해 그토록 치열하게 살았나?

무엇때문에 돈을 그렇게 벌어야 했나?

왜 배를 웅켜잡고 허리를 바싹 졸여 살아왔나?

대학 다닐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초가을 어느 날

겨우 친구 집에 하루 밤 신세를 지다 그만

연탄가스로 나는 똥을 싼 덕분에 죽어가던 친구를 겨우 깨워

엠블란스로 병원 실고가서 친구를 살렸다.

또다시 갈 곳 없는 나는 냄비 한개 이불 하나 책보따리 옷보따리를

들고 나는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울고만 있었다.

비속에 비치는 버스 속의 사람들이 나는 너무 부러웠다.

아.. 저 사람들은 갈곳이 있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하염없이 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

나는 그때의 방한칸에 대한 절절한 소망이 내가 결혼생활하면서

내 자식에게만 절대로 나처럼 그런 설움을 만들어주지 말아야 된다는 의무감으로

나는 온몸을 바쳐 일하고 먹는 것을 줄이고 아끼고 아끼며 살았다.

어느 듯 나는 어엿한 집도 장만했고

아이들도 원하는 공부를 시키면서

어느듯 내가 대학 때 그토록 간절했던 삶이 내곁에 와있다.

 

오늘 방바닥에 덜컹누워.. 그동안 남편에게 박박 바가지 긁었던

내자신이 조금은 밉다.

그렇게하지 않았어도 살 수 있었는데..

나는 역시 기다림과 은근함을 모르는 재미없는 사람이었던 것같다.

 

돈도 중요하고 빵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 나이먹어보니

부모님이 내게 한 말들이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식을 위해 희생했지만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

요녀석들 때문에 나와 내 남편의 허리가 반쯤 휘어졌지만

인생을 산 재미도 요녀석들이 양념도 쳐주었고

살아가는 의미도 만들어 준 요술쟁이들이다.

언젠가 요녀석들이 제 갈길 가겠지?

그때 생각하면 마음이 벌써부터 아려온다.

까탈스럽고 쉽지 않았던 자식들 키워내기를 한 덕분에

나는 의미있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제부터 나는 내 남편이 부리는 심술을

웃어넘겨야 되겠다. 어차피 나 아니면 누가 이사람의

심술을 받아주리...

IP : 1.226.xxx.8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리봉소녀
    '12.2.11 10:31 PM (210.205.xxx.25)

    맞아요. 오십넘으니 젊었을때 일들이 후회되더라구요.
    좀 더 잘해줘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2252 남편 운동화 좀 골라주세요. ㅜㅜ 2 고민 2012/04/26 978
102251 유기농이 필요한 농산물이 따로 있다는데.. 3 ... 2012/04/26 1,625
102250 많이 상한 음식은 일반쓰레기인가요 음식물쓰레기인가요? ?? 2012/04/26 2,960
102249 전세놓는 시기여쭤요. 2 안해봐서 2012/04/26 1,137
102248 몸 찌푸둥하고 컨디션 안좋을때 하는 노하우있으세요? 9 몸찌푸둥 2012/04/26 3,985
102247 [조선] "또 잘못하면 우린 자멸" 폭발한 박.. 2 세우실 2012/04/26 1,674
102246 아가미젓갈 좋아하시는 분 없나요? 15 반지 2012/04/26 1,622
102245 타이니러*모빌 정서상 어떤가요 3 초보 2012/04/26 1,123
102244 그래도 오세훈이 잘한건 있네요 14 서울시장 2012/04/26 3,110
102243 뭔가 준다고 와서 가져가라고 하면 어떠세요 6 질문 2012/04/26 2,071
102242 이번 중간고사를 넘 못봐서 속상해요.. 5 5학년 2012/04/26 2,101
102241 문대성, 동아대 교수 임용때도 ‘부정’ 의혹 1 참맛 2012/04/26 887
102240 盧 대통령 3주기…미공개 사진 3점 공개 17 우리는 2012/04/26 2,620
102239 쇼파에서 쓸수 있는 노트북 책상? 이런건 뭐라고 하죠? 7 봄날 2012/04/26 2,018
102238 <대전>2012.5.12 어린이날 무료공연 안내 어린이날 2012/04/26 861
102237 안경을 껴야한다네요 2 ,,,,, 2012/04/26 1,083
102236 제주여행 코스 좀 알려주세요... 2 패랭이 2012/04/26 981
102235 입이 있으면 말 좀 해 봐!!! 6 종훈아 2012/04/26 1,768
102234 저희 아들놈 꿈해몽좀 해주실분 계신가요? ... 2012/04/26 772
102233 생선도 먹지 않는 채식자분들 계신가요? 4 .. 2012/04/26 1,553
102232 이사하고 전기세가 너무너무많이 나오는데.. 이유를모르겠어요 ㅠㅠ.. 16 fff 2012/04/26 16,032
102231 조조할인-건축학개론... 4 뒷북 2012/04/26 1,833
102230 더킹 빵터진 부분 전지적 아기 시점 ㅋㅋ 6 블랙코메디 .. 2012/04/26 3,159
102229 적도의 남자 장일이 아역요~ 5 ㅎㅎ 2012/04/26 1,688
102228 치과에서 견적낼때 충치를 모를 수 있나요 1 기분이영~ 2012/04/26 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