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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꼼수 소동으로 분노가 가라앉지 않거나 고민이 많아진 분들에게

나거티브 조회수 : 2,117
작성일 : 2012-02-10 11:52:36
사진이 올라오고
난 저런 방식을 택하지 않겠지만 봉도사 응원하는 마음만은 100% 공감 이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아파서 누웠다가 일어났더니
큰 소동이 일어났었네요.

불 붙은데 기름 한방울 더 끼얹는 거 아닐까하는 마음도 있고,
생각이 정리될 시간도 필요해서 이삼일 보내다가.

이제 스스로가 차분해지는 것 같아 글을 써봅니다.

그 소동에 대해서는 의견이 대립되는 분들의 마음이나 의견에 
어느 정도 이상씩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기 때문에
길게 쓰고 싶지는 않아요.

어느 편도 드는 듯 안드는 듯 점잖게 빼는 소리나 하면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무임승차하려는 거냐고 
타박하실 분도 계실 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이에요.
그냥 소란스러운 소리가 듣기 싫어서 
이것도 괜찮고 저것도 괜찮냐고 하는 거냐고.

.

고정닉으로 기억해주시는 분은 알겠지만
전 지난 두 정권에서 비판자의 입장에 섰던 사람이에요.
사회적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니 어디에 글 한줄 올린 적 없고
시위하는데나 참여하고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던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두분 대통령이 그렇게 돌아가시고
가슴을 뜯으며 울었던 사람이고,
오프라인에서 제가 알고 지내던 사람들은 
상당수가 저랑 비슷한 사람이었구요.

물어뜯을 땐 언제고 울었다고?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번 소란 덕에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거대한 게임에 참여하고 있구나.


.

나의 정치적인 입장이 만들어지던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10년 정도,
어쩌면 불과 얼마전까지 한 20년 동안

저는 하나의 카드를 남기는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
이건 나와 다르니 내려놓고
이건 마음에 안드니 내려놓고
하나의 카드를 든 자가 승리하는 게임이죠.

.

지금 게임판은 들고 있는 카드에 
다른 카드들을 더해서 최선의 조합을 만드는 게임판이에요.
쓸모 없어 보이는 카드,
맘에 안드는 카드도 섞여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카드를 버리면 패가 완성이 안되요.
머리 아프고 피곤하고 능력도 부족하지만,
이 게임판에서 도망갈 수도 없습니다.

심지어 상대는 칩을 잔뜩 쌓아두고 있는 사기도박꾼.

도망갈 수 있다면 도망가겠는데,
그럴 수도 없고 팔짝 뛰겠습니다.

.

스스로 마이너 중에서도 마이너인 정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부딪치고 깨지면서 알아버려서
익명의 공간에서 제 정치적 입장을 다 주장할 기운은 없습니다.
그럴 필요가 있는 때도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이번 소동에서 제가 배운 건

내 정치적 입장을 가다듬을 때는 
하나의 카드로 승리하는 게임의 룰이 아주 적당했는데

가카께 무상급식을. 새누리당은 지역정당 전락을 원하는
이 게임의 판에서는
부실하고 마음에 안드는 카드라도 조합을 만들어가야하는 룰이구나
하는 점입니다.

.

알고 보니 간단했던건데,
오랫동안 헷갈렸어요.
머리로야 알았지만 마음으로는 못 느꼈습니다.

원카드 게임처럼 버려야하는 판에서 
이 카드는 좋은 패가 나오는 카드니까 
꼭 쥐고 있어야지 하다가 기회를 놓치고.

포커처럼 카드를 조합하는 카드에서
이건 수가 낮으니까 버리자 버리자 하다가
원페어, 하이카드도 못하고 무패로 박살도 나고.

제가 정치적 감각이 둔해 빠진 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바보같은 짓을 정말 많이 했네요.
어제 오후 쯤 생각이 가닥이 잡히다가
밤에 잠이 다 안오더군요.

.

다음 대통령은 성군일 것이라는 역술인의 말까지 
믿고 싶어지는 절박한 심정입니다.

그런데 정말 성군이 와도 
저같은 사람은 또 비판을 할 겁니다.
그러나 그 비판으로 내가 원하는 결과가
그냥 싸움이나 하자는 게 아닌 이상

어떤 방법으로 어떤 시기에 비판하는 것이 
최선인가 곱씹고 곱씹고
타고난 정치적 감각이 아둔한 점까지 감안해서 
또 곱씹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기르고 싶어요.

.

지금 원카드게임이 필요하신 분도 있고
일찌감치 포커판 뛰어드신 분도 있고...

저는 이기고 싶습니다.

질 때 지더라도 
상대가 로열스트레이트플러쉬를 들고 나와서 지는 거지
쪽팔리게 지고 싶지 않아요.

지금 들고 있는 패가 아무리 똥패여도,
어떻게든 풀하우스나 포카드는 던져보고 싶습니다.

상대가 망해서 하이카드로 이겨도 좋으니
이길 땐 쫌 폼이 덜나도 좋으니 
이기고 싶습니다.

(로열스트레이트플러쉬의 확률은 0.0001539%. 
이 확률이 가카무상급식 실패 확률이길!!)
IP : 118.46.xxx.9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믿어요.
    '12.2.10 12:02 PM (116.127.xxx.24)

    나꼼수에대한 지지를 내려놓은 분들이 다시 맘을 돌려주지 않더라도....그들 역시 길만 다를뿐 목적지는 같다는 것을요. 굳이 같이 가야한다고 같이 느껴야 한다고 요구하는 자체가 촌스러운거죠. 이번일로 대인 김 총제를 통해 배웠습니다. ㅎ

  • 2. 111
    '12.2.10 12:05 PM (112.184.xxx.38)

    그렇네요.
    패를 하나씩 버려서 누가 제일 손을 먼저 터느냐가 아니라
    패를 잘 잡아서 먼저 완성하느냐.
    좋네요.

  • 3. ..
    '12.2.10 12:12 PM (220.149.xxx.65)

    비판은 나쁜 게 아닙니다

    내새끼라도 마냥 예쁘다 하면 안되는 건 자식 키워보신 분들 아실 거에요
    가지치기도 해줘야 해요

    그렇지만 그런 손길을 내새끼 흠집낸다고 생각하는 것도 옳은 건가 싶어져요
    저 역시도 진보의 순혈주의가 너무너무 싫었던 사람인데
    오히려 정치에 관심 가지면서
    그사람들과 내가 가진 가치와 지향성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니
    오히려 내려놓기가 편해졌어요

    어려우면 인정하면 돼요
    그와 내가 다름을요

    지금은 시국이 워낙 흉흉하니 달라도 힘을 합쳐야 하고
    때로는 내소리를 좀 잠재울 필요도 있어요, 그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찍소리도 내지 말라는 거나
    너들은 어리니 그래, 우리는 연륜이 풍부하니 우리가 맞아
    내 편 아니면 다 적이야.......
    이런 태도도 아닌 거 같아요

    제가 요며칠 피곤했던 건, 바로 그런 점 때문이었어요
    진보의 순혈주의가 싫고 지긋지긋하다면서
    내가, 우리가, 바로 그 테두리 안에 갇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점이요

  • 4. ..님
    '12.2.10 12:27 PM (116.127.xxx.24)

    그냥...........다친마음 추스리시고......더 이상 진빼고.... 빠지게도 하지마시고........갈길 가세요.
    이래봐야 님에겐 우리가 억압하는 것으로 느껴질것이고 우리 눈엔 님들이 투정을 부리는 것으로만 보이네요. 또 그러심.....양쪽 이간질해서 진빼려는 알바로 간주하렵니다.

  • 5. 세뇨리땅
    '12.2.10 3:06 PM (58.225.xxx.15)

    말을 주고 받는 화자들 관계에 따라서는 같은 "사과해!!" 도 뉘앙스가 여러가지죠
    1. 사과안하면 사생결단내겠다
    2. 사과좀 하지?
    3. 사과하는게 좋겠어

    이 차이를 혼동하거나 혼동하도록 만든이들로 인해 너무도 일이 커졌습니다

    결혼 했으니 찍소리도 내지 말고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했으니 상대방의 입장도 헤아리면서 말하라는 것이죠

    싸워서 얻는 것은 하수라는 겁니다

  • 6. 세뇨리땅
    '12.2.11 12:12 AM (58.225.xxx.15)

    이런 논쟁 자체가 우스워 무시하고 있었는데... 공작가가 트윗을 절필 한다기에 뉴스를 좀 찾아보니
    사실 이번 싸움은 누군가 조장한 냄세가 너무도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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