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러 번 이 글을 올리고 싶었으나, 어쨌든 혈육중 한 분의 이야기라 제 얼굴에 침뱉기가 아닐까 망설였는데, 오늘은 꼭 하고 싶네요.
저희 친정어머니는 부모도 아닌 오빠가 대학 못 가게 반대해서 못 가셨던 경우입니다.
평생 한이셨고요.
부모도 가만히 있는데, 오빠가 왜 그랬느냐...
저희 외갓댁이 형편 어려운 댁도 아니었고 부자셨습니다.
이유인즉슨...그당시 명문대생이던 외삼촌이 나중에 자기 것 될 재산 축낸다면서 못 가게 하셨다네요.
그러면서, 지금 경리 내 보내고, 부모님 업장에서 주문전화나 받으라고...
대처의 유명여고 다니는 것도 그렇게 눈에 쌍심지를 켜고 싫어하셨는데...
대학까지 간다 하니까, 난리난리 부리시다가...
친정어머니께서 그래도 시험보러 간다니, 아예 그 날 가지 못하게 문에 못질을 해서 감금해 버리셨다고...ㅜ.ㅜ
정말 자식들 잘 키워야 하는 것이요...
저희 외할머니께서 외삼촌에게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답니다.
이 재산, 다 누구 거겠니? 다 니거다...
그야말로 해 달라는 거 다 해주면서, 오냐오냐...
그러니, 모두가 다 내 아래다...이런 유아적 어른으로 자라고 마셨죠.
당시는 명문대 나오면 일자리가 기다리던 시절이었답니다.
그런데, 성정이 그러시니, 외삼촌은 어디 가서든 못 견디셨나 봐요.
월급쟁이 못해 먹겠다 하시면서 외갓댁 뭉치돈 끌어다가 서울에 큰 상점도 열어보고, 사업도 벌여보고 하셨지만, 하는 족족 망했죠.
모든 사람들에게 그렇게 고자세니 잘 될 리가 있었겠어요?
돈보고 시집오려는 여자들도 많았지만, 여자도 까다롭게 고르시니, 결혼도 아주 늦으셨어요.
그런데, 고르고 고른 여자 분이 저희 외숙모가 되셨는데, 최악의 여자를 선택하시게 됩니다.
그 외숙모란 분...이중얼굴에, 완전히 사악하기 그지 없으셨어요.
전 그런 분과 결혼한 거 외삼촌 벌받으신 거라 생각합니다.
외조부모님들 돌아가시고 나서 재산도 모두 빼앗다시피 혼자 독차지하려고, 강제적 완력으로 협박해서 도장찍게 하는 등...
그 과정에서도 저희 친정어머니께서 얼마나 큰 상처를 입으셨는지 모릅니다.
맨날 오빠가 무서워 벌벌 떨면서 억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평소엔 동생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관심도 없다가 필요하실 때만 연락하셨는데, 전화만 받고도 친정어머니께서 며칠씩 앓아 누우실 정도였으니, 그 트라우마가 짐작되고도 남았지요.
그러던 어느날 인연 끊기로 결심하셨고, 한바탕 죽을 힘을 다해 뒤집고, 왕래 안 하신지 이십여년이 가까워 오네요.
그런데, 이즈음 계속 연락을 해 오신답니다.
모르는 전화번호라 아무 생각없이 받으셨는데 외삼촌이라 도로 끊으려 하시려는데...
"그 때 내가 너 대학 못 보내 미안하다...대학만 보냈다면, 니가 명민해서 뭘 해도 했을 텐데..." 하시더랍니다.
그 소리 들어도...저희 친정어머니 마음이 싸늘하더랍니다.
속으로 '니가 뭔데 날 대학을 보내니? 니가 내 부모니? 부모재산은 다 니 거라 생각한 거 맞구나...' 읊조리시면서 말없이 전화를 끊으셨답니다.
풍문에 들으니, 물려받은 그 많은 재산 다 날리시고, 일용직으로 근근이 살아가신다고 해요.
돈 떨어지니 외숙모는 떠나고요.
그런데, 건너건너 들으니, 제 외사촌들이 결혼들을 하게 되나 봐요.
뿐 아니라, 동생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또다른 일이 생겼다고도 하고요.
그 이후로 수십통의 문자가 날아와서 보지도 않고 삭제하시고 수신거부해 놓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