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년반정도된 맞벌이 새댁입니다.
지난달 시댁 제사였어요
시 증조할아버지 그러니까 어머님의 시할아버지 제사죠
저희시댁제사는
남편말로는 시할머니 세대에서는 제사음식 제대로 차리고 다 하셨다는데
어머니 대로 넘어오면서 그런걸 싹 다 없애시고 그냥 가족끼리 모여서 밥먹는것만 하세요
(물론 음식은 평소보다 좀 신경쓰시지만요)
저희 어머님은 정말 순종적이시고 교회밖에 모르시는 분이세요 저에게도 평소에 불편하게 하시는거 없구요.
작년 1월, 그러니까 결혼하고 첫 제사때는 어머님이 여행중이셨어요
평생 가부장적인 아버님때문에 여행한번 제대로 못가보신 어머님이 가여워서
제가 시집오자마자 남편이랑 어머님이랑 둘만 유럽여행보내드렸었거든요.
2주동안 시아버님, 시할머니, 시할아버지 식사챙겨드리고
제사도 모셨어요. (물론 음식같은건 작은어머님이 거의 다 하시고 전 거들었죠)
그때 제수비는 시아버지가 작은어머님한테 드리셨죠.
그리고 올해 1월 제사.
제사가 평일이라 휴가내고 돕지는 못해도
일찍 얼굴이라도 비춰야되겠다싶어서 제사 전 3일 내내 야근..
제사 당일은 다섯시 땡치고 나와서 일곱시 반정도에 저녁먹을때까지 일을 좀 거들었어요
잘 먹고나서 제가 10인분 설겆이 다 하고, 인사 잘드리고 집에 왔죠
집에와서 남편이랑 얘기하면서, 어머님 요즘 속 안좋으시다고 하던데 돈좀 들더라도
정밀건강검진좀 받아보시게 병원에 알아봐야겠다는 기특한 얘기를 하고 있던 찰나,
어머님한테 문자가 띡왔길래 아, 고생많았다는 문자를 보내셨겠거니 하고 읽어봤는데
"날씨도 추운데 일하느라 고생이많구나 그러나 교육차원에서 말을 해야겠다
너는 큰며느리다 제사때 제수비는 내놓는게 기본이다 남편이 모르고 지나가도 조언을 해야옳다
이제까지는 몰랐다고 보고 앞으로는 조심하거라 피곤할텐데 푹쉬거라"
(어머님이 보내신거 그대로에요)
문자 보는순간 등에 땀이 쫙..ㅠㅠ
보자마자 전화드려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어머님은 옛날에 시할머니가 제사주관하실때 한번도 돈 거른적 없었다며,
오늘도 고모할머니(시할아버지의 여동생)도 제수비를 주셨다고
친정에서 제사안지낸것도 아닐텐데 모르는것 같아서 알려주는 거라며..ㅠㅠ
저희친정은 큰집이 두분다 의사셔서 큰엄마 혼자 제삿상 차리지도 않거니와
큰집에 일도와주시는 아줌마랑 같이 한다고 제수비가 왔다갔다 하진않거든요.
(이런말을 어머님께 하진 않았어요_ 그냥 작년제사때 아버님이 제수비 주시길래 잘 몰랐다고만..)
그리고 솔직히 어머님 음식 준비하신거,
그렇게 집집이 제수비 받아서 차릴 만큼 돈들어가는 음식도 아니었어요
어머님은 고깃국이랑 나물 몇개, 고기 재워둔거, 굴비 내어서 구우신게 다고
메인요리는 작은어머님이 다 가져오셨더라구요(고추잡채, 전 몇가지..)
집집이 제수비 다 받으시면 3-40은 될텐데
그걸로 도대체 뭘하시려고 저희한테까지 제수비 안내놓는다고 뭐라고 하시니..ㅠ
그렇다고 저희 시댁이 남의돈 없으면 그정도 상도 못차릴정도로 가난하냐
그것도 아니에요 강남한복판에 아파트 있으시고 아버님도 아직 일하시거든요
남편한테 말했더니 갑자기 왜 시어머니 노릇을 하려고 드는지 모르겠다며
자기가 나중에 찬찬히 얘기해보겠다고 하네요
휴- 정말 답답해요
제수비 다들 어떤식으로 하세요? 저희 친정은 제수비 문화가 없어서
다른집들은 어떤지 궁금해요
저희 시어머니, 그래도 여러 막장 시어머니들처럼 안하시고
잘해주시려고 하셔서 감사하게 생각해왔고, 내복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시댁은 어쩔수 없이 시댁이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