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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뜨거웠고 미숙했고 상처줬던 20대, 여성주의, 그리고 나꼼수......에 대한 단상

피버피치 조회수 : 3,242
작성일 : 2012-02-09 17:12:44

왜 내가 요 며칠 나꼼수와 비키니, 그리고 그에 찬성하는 여성과 반대하는 여성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에 이리 귀를 열며 민감한가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그건 제 20대에 대한 이야기예요 여성주의 우리 시대에는 가장 민감한 이슈였고, 또 성희롱과 성담론에 대해

입을 열기 위해 싸우고 전투적이고 또 그만큼 미숙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만큼 미숙했기에 지금 그 때의 미숙함이 상처이든 상처 줬든 지금 나의 정체성을 자리잡는데

도움 됐다 생각하고요

김광석이 말하잖아요 20대는 유리 같은 세대라 자신을 비추기도 하지만 깨지기도 쉽고 그만큼 상처받는다고요

그 때, 성희롱을 하는 남성에게 당하는 여성의 고통을 전달하기 위해

가장 강조한게 '피해자 중심주의'였고 이것을 기본 원칙으로 자리잡기 위해 많이 싸웠죠

피해자가 불쾌한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은 성희롱이다 라는 정의가 과연 어느 선에서 가능한가는

너무 다양한 사건에 하나로 적용하기에는 폭력적인 원칙이다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그 때는 그게 필요했습니다

그게 폭력적이더라도 여성 입장에서는 분노할만한 성희롱이 사회 곳곳에 버젓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당연하다 믿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여성이 불평등한 한국 사회에서' 는 당연한거다라기 보단

정말 절대적으로 당연한 원제인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게 당연하지 않는 사회가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도 그런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란 걸 깨닫았던

경험이 있었죠.

미국 대학에 아주 잠시 방문했던 시절,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있던 강의실 안에서 였습니다

진보적이라 인기 높던 한 교수가 있었는데, 그는 위트있는 표현으로 인기 있었죠.

그가 당시 대학 안에서 이뤄지던 대학안 노동자들의 파업을 어디까지 지지할 것인가에 대해

대학 본부 측에 대해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 대학 안 노동자들의 파업을 탄압한다라고

비판했던 구절이 있다 생각합니다 당시 그 대학에서 그 노동자 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대학 본부측을 점거하며 농성한 학생들의 과격 양상이 과연 학습권 침해인지 아닌지 학생들 사이에서

논쟁이 뜨거웠던 시기라, 민감한 핫 포테이토였죠.

 

그리고 그 교수는 거기에 대해 거침없이 대학 본부 측을 욕했고 그게 진보적 학생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교수가 강의 중에 '대학 본부 측은 사과를 깨물기만 원했다'라는 다소 중의적인 의미로

자칫 해석하자면 성적인 뉘앙스의 표현을 했어요 사과를 깨물다던가 복숭아를 깨물다던가로

제가 지금은 영어를 다 까먹어서

정확한 원문을 옮기지는 못하지만, 그것이 미국 영국 속어로 여성의 단 맛을 보다라는 식의

섹슈얼한 코드의 중의적 의미가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한 백인계 여학생이 '그리고 그들은 지금 그 열매의 즙이 꽤나 달콤했겠죠.'라고

맞받아쳤어요. 이것도 중의적인 성농담이죠.

강의실 안에는 웃음이 일었는데 거기에는 분명 그 섹슈얼한 코드에 대한

농담을 이해했다라는 웃음이었어요. 교수도 함께 '그거지. 그 즙이 독일지도 모르고'라 맞장구 치며 웃었구요.

제가 지금 이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는건 이게 미국 대학가에서 큰 논란거리가 되며

한국에 들어올 때 이와 관련한 레포트를 꽤 길게 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 수업시간에

참관했던 사람이구요.

 

 

왜 논란이 됐냐면, 그 당시 수업을 듣던 인도계 여성이 이 수업을 공개적으로 여성을 모욕하고

자신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고 이것이 섹슈얼 하라스먼트가 아닌가에 대해 공개 문제화 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특히 이 성희롱? 성적 괴롭힘 문제에 예민하기 때문에 곧 위원회가 소집되고

그 당시 학내 신문을 통해 다양한 논쟁이 오갔습니다

 

 

여기서 고려해야할 것은 일단 피해자 중심주의로

그 여성이 인도계 여성으로, 이런 성적 농담이 강의실 안에서 받아들여지는데 익숙해지지 않았다라는 걸

인정하고 그 여성의 입장을 가장 먼저 배려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즉 그 성적 농담을 한 그 교수와 백인계 여성과 그 농담에 같이 웃은 사람들 모두가

이 인도계 여성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가해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보기에는 억울한 사람들이 생기죠. 그 정도의 농담이 그리 예민한가에 대해

받아들여지는 사람층은 다양했고 실제로 백인계 여성이 맞받아친 부분, 다른 여성들이 같이 웃은 부분.

단지 그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여성이 인도계로 성적으로 보수적인 사회에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그럼 그 여성의 성적 수치감은 누구 책임인가.

인도라는 여성의 성적 발언이 금기시화 되고, 특히 미국 유학까지 올 정도로 카스트가 높았던 그녀는

성적 발언이 자기 앞에서 오간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어하는 게 아닌가.

그 여성의 수치감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여기에는 여성과 남성 포함- 이 그 수업을 통해 주고받았던

대화들의 유머스러운 맥락은 사라지며 부정되고 모독되야 하는가에 대한 반발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여성이 인도라는 특성상 미국 안에서는 제 3세계 여성의 수치감이 더 존중받아야하는건

그녀가 미국 사회에서 인종적, 문화적으로 약자이기 때문에 당연하다라는 의견이 여기 받아쳤고

그녀를 인도 여성이란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다해도 여기는 미국안의 대학이기에

특정한 누군가를 비하할 의도가 아니었다라면

그녀를 배려하는 것 자체가 그녀를 인도인이니 약자다라고 보는 인종주의적 오만이다란 질타까지

정말로 다양하게 쏟아져 내렸습니다

 

 

결과는 그 교수가 정중하게 사과하며 끝났습니다

물론 그 동안 그 교수는 논란의 중심에서 매우 괴로워했고요

그럼에도 가장 약한 사람의 수치심을 이해한다며 더 배려하겠다는 사과로 끝났습니다

그건 무릎 꿇음이나 잘못했다가 아니라

그 부분을 미리 인지 못했다라는 인정이었죠. 유감이다로요.쏘리죠.

 

그리고 그 논쟁이  끝난 듯 했지만 남아있는건

인도계 여성은 성적으로 보수적인 사회에서 살아온 여자로 성적 담론 안에서 예민하고 수치스러워할 수 있으므로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고 배려받아야할 약자이다

그러니 그녀 앞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각자 자기 말을 다시 한 번 검열해야 한다라는

애매모호한 결론만 남았습니다

 

 

제가 같은 아시아 여성으로 느낀건

그 논쟁에서 결국 약자를 배려해준다는 대의는 좋지만

실제로는 아시아 여성은 성적, 문화적으로 약자이다란 이미지만 남아 그게 앞으로 아시아 여성으로

미국 사회에 어우러지는데 장애가 될 것이다라고 느꼈죠

 

물론 이 논란을 지켜보며 레포트를 쓰며 제가 감탄했던건

피해자 중심주의란 명제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맥락으로 해석되며 이리 다양한 갈등이 나올 수 있다라는

그만큼 진지한 논쟁이 필요한 부분이란 것과

어떤 의견이 나와도 막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할 말 다하는 분위기

 

 

그만큼의 다양한 입장에 대한 고려와 주장이 다 나온 후에

몇 주에 걸쳐 그 사안을 토론하는 과정의 진중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든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와요

어느 누구도 서로를 극단적인 용어- '넌 마초야' 넌 성적 차별주의자야

넌 성희롱자야 , 넌 인종 차별주의자야 라는 식의- 언어로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지켜야할 선이 있었죠

 

저는 이번 나꼼수 사태를 보며 조금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가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봅니다

지킬 선을 지키면서요

그리고 나꼼수가 이 사안을 그저 사과나 가볍게 넘기지 않았음에 감사합니다

 

 

분열이 무서운게 아니라, 이리 서로 생각할 시간이 논쟁한 시간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알바든, 중간 이간질이든, 혹은 서로에 대한 막연한 증오심이 아니라요

이건 누구 편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저 나꼼수든 여성주의든 이번 사태에서 삿대질만 하는 방식에 갈기 갈기 모욕당하는게 슬퍼서 이리 글씁니다

 

저 역시 흥분해 삿대질 한 순간이 있었기에, 저 자신에게 쓰는 글이기도 하구요

그때 내가 미국 대학의 그 사건에서 배운건 뭐였는가 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한참 옛날 90년대 이야기네요 그때 제가 느낀 문화충격이

아마 지금 제가 나꼼수 논란을 지켜보는데 더 민감하고 관심깊어하는 동력이긴 합니다

IP : 58.141.xxx.145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
    '12.2.9 5:23 PM (211.196.xxx.198)

    잘 읽었습니다.
    좋은 이야기입니다.

  • 2. 토론
    '12.2.9 5:26 PM (122.36.xxx.48)

    토론과 논쟁의 시간을 주지않고 여성의 대표성을 스스로 부여하면서 성명서를 내어버렸죠
    다양성과 그 소수의 시각속에 불쾌함을 느끼는것을 이해할수 없다는건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 비키니 논란이 있을때 가만히 지켜본 사람들이 더 많았구요
    아 불쾌할수 있겠구나 과하다 생각할수 있겠구나 하구요

    그런데 선을 넘어 버렸죠 그리고 그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 빠라든가 추종자라고 하기 시작했죠
    제일 아쉬운것은 성명서 내기 이전에 아고라나 좀 열린공간에서 왜 토론이나 논쟁의 시간을 갖지 않았냐는 거죠
    무조건 사과를 받고싶다는 쪽을 매도하기 시작한건 아닙니다

    사과를 원하는 방식에 그걸보는 여성입장에서 같이 묶여 들어가는 부분이 모멸감을 느끼는 거지요
    또 그쪽의 상처가 있다면 이 문제를 보면서 행동한 그 모습에 상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사람들의 일방적 주장은 언론이나 논객들이 늘상 다뤄주는데 우리 이야기는 소리는 없다는거죠
    형평성의 원칙에서도 벗어나구요
    20대의 사고니까 이해하고 넘어가자는 이제 아니죠
    문제를 크게 꺼냈으니 어느정도의 소통이든 논쟁이든이 있어야 풀리겠죠 그리고 지금이 과정이구요

  • 3. ....
    '12.2.9 5:26 PM (220.77.xxx.34)

    사과일거여요.제가 예전에 속뜻을 모르고 썼다가 미국인친구에게 쿠사리를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리..ㅎ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피해자 중심주의 말씀을 하시니 서정범 교수님 얘기가 생각나네요.....
    이제 삿대질의 시기도 지난 것 같긴한데 빨리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단계로 넘어갔음합니다.

  • 4. 공감
    '12.2.9 5:27 PM (211.217.xxx.253)

    "그저 나꼼수든 여성주의든 이번 사태에서 삿대질만 하는 방식에 갈기 갈기 모욕당하는게 슬퍼서 이리 글씁니다 "

    많이 공감합니다.

  • 5. ...
    '12.2.9 5:29 PM (220.85.xxx.177)

    우리 사회가 민주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민주주의 형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민주적인 토론의 과정과 이를 통한 사회적 성찰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논란이 편가르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민주주의를 훈련하는 과정이 되길 바랍니다.
    제 자신을 포함한 모두에게...

  • 6.
    '12.2.9 5:44 PM (175.127.xxx.83)

    이런글때문에 82를 떠날수가ᆢ원글님이 한때 고민했던 문제가 저도 같이고민되고 공부되네요ᆢ

  • 7. 블레이크
    '12.2.9 5:47 PM (118.37.xxx.231)

    오히려 잘 된 일 같기도 해요.
    위의 ...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이런 토론과 성찰과 합의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 8. 캡슐
    '12.2.9 5:49 PM (116.127.xxx.24)

    차라리 그냥 나꼼수를 지지한 삼국 카페의 지지를 내린다였으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을거예요.
    그들은 열정적이었지만 미숙해서 (인정 안하실지도) 여성전체를 대표한다는 오류를 범했지요. 그리하여 많은 여성들에게 역으로 불쾌감과 상처를 입혔어요.
    어떤 이유이건 잘못은 잘못입니다. 전 그녀들이 쿨하게 인정하고 사과할건 사과하여 한층 성숙한 카페로 여성으로 거듭나길... 희망합니다.

  • 9. 김 다람쥐
    '12.2.9 5:52 PM (93.104.xxx.194)

    워어~~~ 글 멋집니다.(물론 멋있어 보이려고 쓴글은 아니겠지만^^)
    논점도 명확하고 내용도 세세하되 지루하지 않고 왠지 포근한 느낌까지 있네요.
    무엇을 썼냐..도 중요하지만 원글님의 글 풀어내는 매력적인 감각에 반해서 괜히 기분 좋네요^^

  • 10.
    '12.2.9 6:08 PM (211.41.xxx.106)

    님의 경험, 이번 건에 비추어 아주 좋은 사례고 의미 있는 얘기 같아요.
    저도 이 즈음 이게 덮고서 넘어가자 하는 게 좋은 건지, 차라리 이런 담론의 기회로 삼는 게 좋은 건지 애매해요. 우리가 님의 말처럼 이 주제로 서로를 헐뜯지 않고 성숙한 토론을 하는 게 참 힘겹구나, 너무도 서로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구나 생각되긴 해요.
    저도 이번 건을 보면서 과거 미국의 레이건 시절 비슷한 사건이 오버랩됐어요. 아니타 힐- 토마스 사건요. 토마스가 흑인으로서 아주 진보적인 법관이었고 처음으로 흑인 대법관이 나오려 할 즈음, 그의 제자였던 아니타가 학생 시절에 난 토마스에게 성적인 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고, 미국 진보들 사이에 이것은 핫핫이슈였다죠. 흑인 여성에게도 진보에게도 아니타힐은 꽤나 공격을 받았어요. 진보의 큰 산을 넘어가고 있는 이 시점 흑인 인권이 바야흐로 전환기를 맞으려는 이 시점에 너가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거죠. 당시 아니타 힐은 백인 보수에 매수당했다부터 별말이 있었겠죠. 분열시킨 후 정복한다는 백인들의 정책에 고스란히 넘어간 형국이라는 얘기도 있었고요. 이게 흑인-백인과 진보-보수, 여성-남성의 문제가 첨예하게 중첩된 사건이라 꽤 유의미해요. 즉 중요한 가치 여러개가 똑같이 맞물릴 때 무엇을 우선으로 할 것이냐에 많은 물음을 던진 건이라 생각해요. 서로가 피흘리긴 했지만, 미국의 진보는 이로써 많이 성장한 계기를 맞았다 생각해요.

    이 건이랑 비슷한 점도 전혀 다른 점도 있지요. 삼국카페 그들을 피해여성이라 보기도 이것을 성희롱이라 보기도 명쾌하게 동의되지 않는 지점이 많으니까요. 전 많은 얘기들이 차라리 좀 터져나온다면 오히려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 근데 저도 건강한 토론에 익숙지 않아선지 피곤하긴 피곤해요.ㅎㅎ

  • 11.
    '12.2.9 6:15 PM (211.41.xxx.106)

    그러고 보니 피버비치님 닉넴 보니, 언젠가 비슷한 얘기 하신 적 있나 봐요. 피버비치님 말씀 일리 있다고 말을 껴든 기억이 나네요.
    그냥 저는 삼국카페 사람들이 좀 덜 경직됐음 좋겠어요. 자기애가 강한 건 좋은데, 그러다 보니 남의 몸까지 자기 몸인 줄 알아요.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말이 여기도 해당될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각자 자기 몸의 결정권은 자기에게 있다는 중요한 명제를 좀 지켰음 좋겠어요. 니네 몸까지 우리가 대표로 지켜줄게 하는데, 응? 이런 반응이 절로 나와요. 누굴 상대로 왜 지켜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이쁘고 발랄한 그들이, 자기 몸의 치장과 업그레이드에 그토록 관심 많은 그들이 성적 자기결정권에선 왜 그리 보수적인지 모르겠어요.

  • 12. 그니까...
    '12.2.9 6:45 PM (14.37.xxx.112)

    피해자 피해자 하는데..여기서 누가 피해자라는건지..참..
    강의실 비유와 나꼼수는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인데요..

  • 13. ...
    '12.2.9 6:48 PM (220.77.xxx.34)

    성희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당신들은 당신들을 피해자라고 규정하지만 우린 우리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당신들 생각은 알겠지만 그냥 당신들의 생각이 이렇다고 주장하는걸로 충분합니다.
    왜 이걸 모르냐고 다그치는걸로는 상대를 설득하지 못해요.
    그냥 각자 갈 길 가면 됩니다.

  • 14. ...
    '12.2.9 6:53 PM (203.59.xxx.241)

    그 교수처럼 나꼼수가 사과했더라면 이 일은 좋게 마무리 됐을지도 모르죠(그러니까 삼국성명 이전에)
    그런데 거의 이주정도 반응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던거 같아요.

    전 생각해 봅니다.
    그 비키니, 그 후의 코피를 비롯한 여러 반응에 아무도 이의를 제의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다면 그건 성숙한 여성들의 반응이었던걸까 하고 말이죠.
    전 어떤 여성들은 분명 불편해 했고 그렇다면 그걸 '분열을 막기 위해' 숨기고 덮고
    지나가기 보다는 이렇게 공론화시키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정봉주 의원의 오늘 편지에서 전 씁쓸함을 보았지만 - 사과를 하셨지만 사실은 분열은
    안된다고 강변하고 계셨죠- 어쨌거나 이제부터라도 여성의 인권에 대해 생각하겠다는
    말씀을 하셨잖아요? 그건 놀라운 발전이죠. 남성 일반이 여성의 시선을 의식했다는 것..
    정말 못된 가시네들이 있다는 걸 알게 해줘서 전 기뻐요.

    그 인도 여성이 미국 사회를 살아가는 건 힘들 거예요. 장애가 될테죠.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얼굴이나 붉힐 어떤 사람에 비하면 훨씬 강하게 살아남을 거라 생각해요. 적어도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란 뜻이니까요. 저도 미국에서 교육받아서 알지만 서양애들,
    자기 주장 강한 사람에겐 절대로 함부로 못하죠.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 더욱 더 잘해주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더군요. 성숙한 시민의 자세가 그런 것일테고요.

  • 15. 나거티브
    '12.2.9 6:54 PM (118.46.xxx.91)

    잘 읽었습니다.
    나꼼수든 여성주의든 이번 사태에서 삿대질만 하는 방식에 갈기 갈기 모욕당하는 게 저도 참 슬픕니다.
    원글님처럼 담담하게 생각을 풀어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자신이 없어서 그냥 보고 있습니다.

  • 16. ^^
    '12.2.9 7:29 PM (122.35.xxx.107)

    글이 넘 좋아요
    이런분들이 계셔셔 82에 있으면 넘 행복합니다

  • 17. ...
    '12.2.9 7:35 PM (122.34.xxx.15)

    멋져요.. 나꼼수 관련글로 많은 분들이 예시를 들었지만.. 이렇게 의미있는 사건을 제시해 주시다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이번 일로 다들 많은 생각을 하고 나름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에도 의미를 두는 사회라면 좋겠습니다

  • 18. ..
    '12.2.9 7:55 PM (14.52.xxx.72)

    오늘 하루 정말 이 논란속에 박힌 날카로운 칼날들때문에 피곤하더군요
    왜 내편 아니면 다 적이어야 하는지
    우리 안의 다양성이라는 게 서로 존중받아야 좀 더 바람직한 합의를 이워내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이 글이 있어 위로받고 갑니다

  • 19. 피버피치
    '12.2.9 8:14 PM (58.141.xxx.145)

    어떤 의견이든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저를 단도리하기 위해 그 옛기억을 떠올렸으니까요
    그 사실을 레포틀 쓰며 고민했던 경험이 지금 나에게 다시 돌아봄이 가능하게 하듯이
    이렇게 지금 나도 내 생각을 정리하며 쓴 글이 저 자신에게 흥분하지마, 위악스러워지지마, 라고
    나를 다독이고 싶어 쓴 글이 다른 분들 피드백을 받으니 좀 안심되는 기분이에요

    감사합니다

  • 20. 고미0374
    '12.2.9 8:57 PM (211.216.xxx.129)

    저와 비슷한 시기에 계셨는데..저랑 정 반대의 경험을 하셨군요...모든 미국인이 그러진 않아요...제가 있던 대학에선 룸메이트가 제가 처녀인걸 알게되자 그것을 농담으로 주변 친구들(남녀포함)에게 말하더군요..정말 신기하다며... 그러던 어느날 안면있는 남자가 저에게 팬트하우스 잡지와 포르노를 선물한 일까지..

    그리고 당시 오제이 심슨이 부인을 살인했느냐에 대한 재판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을텐데, 백인애들이 흑인들하고 왠만하면 상대 안하려 하고, 황인종인 저에게 너정도 피부색은 백인에 가까우니 괜찮지만, 정말 흑인들은 사납고 폭력적이지..라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자기네들끼리 거르낌없이 해서 정말 놀랐죠..

    여행갔을때도 시골같은데, 방이 뻔히 있어도 황인종이라 그런지 방없다고 하고....

    워낙 친했던 사이라 그런가 보다했지만, 미국은 겉으로 보기엔 평등하지만, 속으로는 곪을대로 곪은 정말 차별적인 나라라 못살겠구나란 생각 많이 했었어요..

  • 21. 쓸개코
    '12.2.10 12:30 AM (122.36.xxx.111)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 생각도 정리하게 되네요^^
    어찌보면 이번일이 아주 의미없는것은 아니었던것도 같아요.

  • 22. 메인으로 고고
    '12.2.10 3:55 AM (112.187.xxx.30)

    좋은 글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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