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이제 겨우 세 살.. 두 돌 지났는데,
자식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구나 이런걸 벌써 깨달아요..
저는 제 아들이 밝고 명랑하고 쾌활한 아기였으면 하고 바랬어요.
어떤 엄마라도 다 그럴거에요.
좀 더 욕심부리자면 내추럴본 또랑또랑. 뭐 이런거였죠.
저도 말도 빨랐고, 어렸을 때부터 똑똑했다고 이야기 많이 듣고 자랐고
남편도 어려서부터 아이큐로나 성적으로나 학교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웠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저희 아들 두 돌인데 우울해요. ㅜㅜ
제가 옆에서 아무리 쇼를 해줘도 시큰둥하고, 먼 산 바라보는 경우 많고요..
낯선 사람 보면 엄마 뒤에 숨고요.. 우울해보일 때가 훨씬 많아요.
세상에 아무 근심없고 제일 행복해야할 때인데, 내가 얘한테 뭘 잘못했는지 가슴이 덜컹 내려앉을 때가 많아요.
다른 아이들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구 흔들며 춤출 때도,
저희 아들은 머리만 살짝 흔들다 말아요.
어디 가자, 뭐 하자, 뭐 먹으러 가자, 이제 곧 할머니가 오실꺼야,
친구랑 같이 놀자. 등등 제가 뭔가 제안을 하면 다 싫다고 고개부터 흔들어요.
뭐든지 재미있어하고 호기심에 눈동자 반짝였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말도 아직 못해요. 한글자로만 얘기해요..
할머니는 하. 굴착기는 구. 씽씽이는 씨. 모든 단어가 다 이런 식이에요.
두 음절 이상 발음하는 걸 못봤어요..
대부분 제가 잘 알아듣지만, 요구하는 걸 다 알아챌 수가 없어요.
어제는, 자기가 원하는 걸 너무 말하고 싶은데 말을 못하니까,
표정을 잔뜩 찡그리고 카..카..카... 하는데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옆에서 너무 속상했어요.
두 돌 넘어 인지는 많이 되는데, 표현이 안되고 의사소통이 안되어서 그런지,
자주 난폭한 행동을 해요.
제가 설거지 하느라 관심 못가져준다든지 하면
장난감을 세게 집어던지고, 어딘가에 쿵쿵 소리나게 부딪히게 하고요...
자기보다 어린 아기가 한 공간에 있으면 끊임없이 밀치고 때려요.
저도 맘에 안들면 때리고요...
이렇게 난폭하게 굴 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육아서마다 다 달라요...
누구는 그럴 때마다 다그쳐서 혼내라,
아이보다 엄마가 더 힘센 존재라는 걸 느끼도록 그러지 못하게 손목을 꽉 붙들고 강한 어조로 안된다고 말하라,
관심 끌려는 거니, 순간엔 무관심하게 있다가 그 순간이 지나면 부드럽게 타일러라,
아기가 폭력적인 행동을 할 때마다 이 많은 조언들이 스쳐지나가면서
어떻게 해아할지 모르겠어요..
가끔 한쪽 눈을 찡그리거나 깜빡이는 것 같기도 해요...
울 때나 인상을 찡그릴 때도 한쪽눈이 더 많이 감기고요...
혹시 저희 아들 무슨 문제 있는 거 아닐까요?
제가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야 저희 아들 밝고 행복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까요?
조언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