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희 동네 새 성당에서 첫미사가 있었습니다.
그것 말고도 축하하고 기념할 일이 있어서 초등학생 여자아이들이 제대 앞에 나가 발랄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어요.
처음엔 저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신나게 장단을 맞추었어요.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한 엄마의 뒷모습..
통로 맨 앞에 쪼그리고 앉아 아이들에게 뭐라뭐라 손짓발짓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 아이가 저 중에 춤을 추나보다..저 엄마는 동영상을 찍고 있겠구나 싶었는데
곧 알았어요,그 분은 아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치신 봉사자였던 거예요.
그 아이들 중 누군가의 엄마일 수도 있겠지요.
하..저 같으면 단 10초도 못 넘길 저 많고 복잡한 동작을 잊어먹지 않고 이쁘게 추는 아이들도 너무 장하고
(늙었나봐요..아이들 이쁘고 기특한 짓을 보면 왜 눈물이 나나요^^;;;)
저 동작들을 안무하고 의상을 준비하고 음악을 찾았을 그 엄마의 노력과 봉사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전 어울려 다니는 엄마들 없어도 괜찮다고,혼자 여행다니고 서점 가고 인터넷 하고 영화보고
아무에게도 폐끼치고 살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는데,그게 아무에게도 도움되지 않는 생활이었던 거죠...
저는 식구도 적어서 살림스트레스도 거의 없어요.맘만 먹으면 하루 열다섯시간 82질만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하루종일의 82댓글러 활동이 82에 뭔 덕이 되나요?
집안살림엔 무슨 보탬이 되고요..제가 살고 있는 이 동네,가족,친지..모두에게 너무 무의미한 사람이라는 게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