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학년 되는 딸아이예요. 개학 첫날 부터 결국 천불이 나서 혼내고 잔소리하면서 보냈어요.
결국 담임선생님이 아직 등교를 안해서 혹 개학인지 모르시는 건 아닌지 전화도 받구요.
지난 여름 성적표에도 오죽하면 '행동을 빨리해야 합니다.'라는 말씀을 적어보내셨더라구요.
담임 선생님 참 좋은 분이고 연세가 많으셔서 아이들한테 항상 여유있으신 분이라 미움을 받거나 편견이 있신 건 아니구요.
오늘 아침에도 깨워서 세수하고 바지하나, 티하나 입고 미역국에 밥 말아 먹는 것 까지 눈 뜨고 부터 40분 걸렸어요.
평소에도 옷 입어라 하면 옷에 바지 다리 하나 끼고 밍기적 밍기적, 티셔츠 하나 입어도 휘리릭이 아니라 세월아 내월아.
좀 통통한 편이라 행동이 둔한편이기도 하고 둔해서 살이 찌는 것 같기도 해요. 더 잘먹는 동생은 날 쌘 돌이라 살이 찔 새가 없어요.
큰아이는 뭐든지 느리터져분 합니다.
수업중에 그림기리기나 뭐 과제를 내줘도 생각하고 행동까지 옮기는데 한참 걸린답니다. 그래서 허연 도화지만 드려다 보고 있어서 얘가 아무생각이 없나 싶어 재촉을 하면 그제사 하는데 나름 멋드러 지기도 하고 그림은 상도 여러번 받았습니다. 그래도 선생님 말씀이 끝날 시간이 다 되서 빨리 하라고 재촉을 하면 다른 아이들은 시간중에 마치려고 대충도 하고 막 서두르는 대 우리 아이는 그런게 없답니다. 그래도 지 생각대로 다 해야 되고 그래서 그 시간안에 못하기도 하고 집에 가져오고, 그렇습니다.
또 독서록도 다른 친구들은 스티커 욕심에 주어진 시간에 어떻게든 많이 쓰려고 하고 제목만 적는 등 대충이라도 빨리 끝내려고 하는 편인데 이 녀석은 한 번 다 읽은 책도 선생님 책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난다며 다시 들춰보고 쓰고 그런답니다.
공부욕심도 친구들과 경쟁도 안하는 것 같은데 막상 동생이랑 사소한 것도 지기 싫어하고 경쟁하는 거 보면 욕심이 만땅인데 지난 두 학기 동안 화를 안내려고 해도 맨날 재촉하며 속태우다보면 결국 화가 솟구치곤 했어요. 너무 속터져 가방 현관에 집어 던진적도 있어요.
도대체 이런 애를 어떻게 해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