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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비키니 발언 문제 - 나꼼수는 여성을 비하했는가?

..... 조회수 : 1,704
작성일 : 2012-02-05 19:33:52

나꼼수는 여성을 비하하지 않았다. 여성을 너무 동등하게 본 것이 문제이다.

 

 

나는 남편과 성적으로 동등한 관계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 속의 나는 결코 성적으로 동등하지 못하다.

어떤 분이 질문 글에 ‘초콜렛복근과 가슴의 차이가 뭐냐.’ 라고 했는데, 초콜렛복근에는 열등감이 없고 가슴에는 열등감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 여성들에게는 성적 정체성에 있어서 열등감과 피해의식이 있다.

 

그것은 이 땅에 오랜 세월 있어온 성적인 지배구조에 기인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일본군 위안부, 씨받이, 첩, 성고문의 역사를 지나서 현재에는 아버지가 딸을 십여 년 간 성폭행, 교사가 학생을 성추행, 각양각색의 강간, 매춘, 도가니, 나영이, 장자연리스트, 성상납 연예인, 아나운서는 다 줘야 발언 등등. TV만 틀면 끝도 없는 성과 관련된 사건들.

이 사회적 사건들 속에 여자는 여전히 성적 도구, 피해자의 위치에 자리매김해있는 것이 현실이다. 피해의식은 망상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현실감각이다.

 

여성의 몸매를 두고 표현의 자유를 운운할만큼 우리사회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국가가 아니다.

남고생 아들래미가 쫙붙는 티에 스키니진을 입고다니면, ‘학생놈의 새끼가 공부는 안 하고…’라고 말한다. 여고생 딸래미가 가슴골이 드러나는 나시티에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면 ‘기지배가 겁도 없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라고 한다.

모르는 여자가 가슴시위하면 발랄한 표현의 자유이다. 하지만 내 마누라나 다 큰 딸래미가 길에서 비키니 시위하겠다고 하면 집안이 발칵 뒤집힌다. 정봉주 역시 자신의 부인이 벗은 사진을 대중에게 돌린다면 빡 돌 것이다.

 

어찌하여 부인에게는 표현의 자유를 주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남자들이 낯선 여자의 노출을 어떤 자세로 바라보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인이나 딸의 문제가 되는 순간, 남자들은 여자들만 느끼던 피해의식을 공동으로 느끼게 된다.

여성들은 인터넷에 걸그룹멤버가 너무 짧은 치마로 팬티가 살짝보이는 캡쳐화면을 보면 불쾌감이 느껴진다. 같은 여성으로서 내가 함께 농락당하는 묘한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남성들은 짐승돌이 웃통을 벗어던져도 관심없다. 그것은 남성들의 육체가 성적으로 착취당한 역사적 기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놈의 복근은 그저 그놈 것일 뿐이다.

여성들이 느끼는 지나친 노출에 의한 불쾌감은 큰 가슴에 대한 질투가 아니라, 여성 스스로 자신을 성적 대상화 시키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다. 

그러면 수영장에서의 비키니는 왜 괜찮은가?

그 노출은 ‘피해’라기보다는 스스로의 몸매자랑과 즐기기에 목적을 두기 때문에 피해의식을 자극하지 않는다. 하지만 외롭다는 남성을 즐겁게 해주기 스스로 벗은 사진을 보내는 행위나 정치적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몸을 사용하는 행위는 우리사회에서 오랜 세월 수단화되어온 여성의 몸을 상기시키기 때문에 여자들에겐 불쾌감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여성들의 의식은 혼자 만들어낸 못난 자괴감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현실과 우리의 역사가 만들어낸 집단 무의식이다. 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자와의 관계의 역사이다.

남자들이 여자들 앞에서 성희롱이 되지 않도록 언행을 조심하는 것 또한 무의식적으로 이런 여성의 피해의식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꼼수가 페니스 끝에 달린 둔감한 존재가 아니라 민감한 존재였다면, 이 미묘한 감정의 문제를 알았을 것이다. 이것은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무의식과 감정의 문제이다. 김어준은 ‘여성이 사회적으로 성에 있어서 약자’라고 말했다. 잘 알고 있다. 다만 머리로만 알기 때문에 아쉬울 뿐이다. 사실 남자가 그걸 다 안다면 그것도 깜놀할 일이다.

 

나꼼수는 사과를 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나꼼수가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본의 아니게 불쾌했다니 미안해.’라고 사과한다면… 그것은 매우 배려적인 행위일 것이다. 남성은 잘못을 했을 때에만 사과하지만, 여성들은 잘못하지 않았어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 사과를 하곤 한다.

내가 우리아이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친구가 너에게 사과를 한다면 그것은 그 아이가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야. 그 아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기꺼이 넓은 마음으로 사과하는 거야.’

그동안 나꼼수를 사랑해온 수많은 여성팬을 위해서 그들이 과연 기꺼이 그것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를 마초라고 부르는 김어준. 그에게 이런일로 사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에 50원 건다.

 

만약 그들이 사과를 한다면, 왠지 존경심이 생길 것 같다.



http://www.ddanzi.com/blog/archives/62679


이번 비키니 문제에 대해 여성들의 입장을 정말 잘 대변해주는 글이네요

IP : 121.146.xxx.242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50 아줌마
    '12.2.5 7:37 PM (220.117.xxx.38)

    나는 애플은 필요 없다에 150원 건다

  • 2.
    '12.2.5 7:40 PM (110.70.xxx.33)

    배려심부족한 나꼼수
    어리석은 비키니 아가씨

  • 3. 이건
    '12.2.5 7:41 PM (58.141.xxx.145)

    여자들이 모두 성적 트라우마와 피해의식에 휩싸일 수 있다라는 걸 전제로 하는건가요?

    이게 여성주의가 아닌데.... 그리고 누구도 나꼼수를 존.경할 이유는 없는데

    이해하고 지지할 수는 있지만 그들을 존.경. 하는건 다른 범주인데.

  • 4. 그리고
    '12.2.5 7:42 PM (58.141.xxx.145)

    항상 이상하다 느꼈지만 수많은 여성이란 표현이 왜 가능한건지

    왜 자신이 불쾌했다가 아니라 수많은 , 혹은 다수의 여성이 불쾌했다라고 무리 짓는건지


    같은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레벨링 당하는데 대한 저항감 있는 여성도 있는데

  • 5. 솔직히 그래요
    '12.2.5 7:43 PM (182.214.xxx.43)

    8:2로 아가씨의 책임이 더 큽니다

  • 6. 윤옥희
    '12.2.5 8:02 PM (121.170.xxx.74) - 삭제된댓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비키니로 나름 재미있게 표현한건데...

  • 7. 덧붙여
    '12.2.5 8:19 PM (58.141.xxx.145)

    여자들도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 생각하는데 사과하는 경우 없어요

    어떤 여성들은 자신이 전혀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사과하는 방식이

    구시대의 여성이라서 잠재된 착한 여자 콤플렉스라고 보거든요

  • 8. ...
    '12.2.5 8:25 PM (211.246.xxx.165)

    진짜 지겹네요..이게 왜 논란이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저도 여자지만..전혀 공감이 안되네요...222

  • 9. 비키니 논란
    '12.2.5 8:45 PM (59.5.xxx.130)

    비키니 때문이 아니라 나꼼수 발언 때문에 약간 불쾌했지만... 그건 개인이 받아들이는 느낌 정도의 차이고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10. 아침해
    '12.2.5 8:47 PM (219.248.xxx.189)

    진짜 지겹네요..이게 왜 논란이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저도 여자지만..전혀 공감이 안되네요...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

  • 11. 저도 이해불가..
    '12.2.5 8:59 PM (1.245.xxx.111)

    진짜 지겹네요..이게 왜 논란이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저도 여자지만..전혀 공감이 안되네요...444
    이미 세상은 성을 도구화하고 상품화하고 대상화하는데 큰 거부감이 없어져가고 있고 오히려 여자로서의 성을 자랑스러워하고 무기화하는데 당당해져가고 있는데요.
    불쾌한 면이 백프로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게 심각한 정도라 보지 않는데...
    휴...이걸로 나꼼수 더이상 안듣겠다..딴날당 마쵸들이랑 다를게 없다..그러는 사람들 이해안가요..백프로 무결점을 원하는건가?

  • 12. 길을묻다
    '12.2.5 9:33 PM (218.38.xxx.20)

    진짜 지겹네요..이게 왜 논란이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저도 여자지만..전혀 공감이 안되네요...555
    근데 사과는 누구한테 해야 하는거에요? 당최 이해가 안간다 정말...

  • 13. 악.....
    '12.2.5 9:41 PM (175.209.xxx.231)

    진짜진짜진짜루 지겹네요

    "수많은 여성들이 불쾌했으니 사과해라!!!!"

    근데요 그 비키니 아가씨는 나꼼수가 사과한다고 하면
    자신이 오히려 무시당했다고 느껴지기에 절대 사과하자 말아달라고 했다더군요
    대체 정체가 확실치도 않은 그 "수많은 여성들" 때문에
    정작 이 사건의 당사자가 느끼는 감정과 권리는 무시해도 되는겁니까?

    대체 그 수많은 여성들이 누구에욧!!!!!!!!!!!!!
    수많은 여성들의 뒤에 숨어서 사과하라고 난리치는 사람들!
    오직 자신의 감정과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들!
    제발 좀 그만하시죠.

  • 14. ㅋㅋㅋ
    '12.2.5 9:43 PM (122.38.xxx.4)

    여자의 적은 여자라더니 ㅉㅉ

  • 15. 지겨운데요..
    '12.2.5 10:20 PM (220.86.xxx.224)

    페미니스트들이 좀더 많은 이들도부터 지지를 받고 공감을 받으려면 저 "무의식적,잠재적,경험적 피해의식"을 강조하는데서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

  • 16. 헐...
    '12.2.6 12:22 AM (14.37.xxx.252)

    페미니스트 운운하면서 나꼼수공격하려는 의도가 훤히 보이네요.
    비키니 몸매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것도 아닌데..뭔 사과?
    정작본인도..나꼼수도 원치 않은 사과는 대체 누굴 위한단말인가?

    말해보시오!!

  • 17. ㅇㅇ
    '12.2.6 12:06 PM (125.177.xxx.83)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비키니로 나름 재미있게 표현한건데... 222222222222
    사과는 비키니 사진 밑에 저질댓글을 단 남자회원들에게 받아야지 왜 엉뚱한 사진당사자와 나꼼수를 물어뜯는지..
    애당초 저질댓글 단 남자들한테 치여서 미권스 탈퇴하고 울고불고 한 여자회원들부터 오바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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