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생일날의 저주

생일 조회수 : 1,578
작성일 : 2012-02-04 23:01:27

제 생일날의 저주는 1987년 중학교 1학년 때부터였던거 같습니다.

채 중학생이 되지 않은 예비중학생이었고

그땐 전 운동선수였지요

 

그날따라 언니들이 소위 말하는 얼차레를 시키더군요

여자들이 더 악랄하게 벌 세우는  아시죠?

초등학교 갓 졸업한 신입생들 군기 잡는다고 운동장 구르고

체육관에서 맞고

 

나중에 집에 갈때 "생일날 재수없게 모야" 이래서 선배언니들한테 더 맞았어요

 

그 이후 생일날 계속 안 좋은 일들만 계속 되었구

 

결혼하고 첫해 생일 맞을대 원래는 시댁에서 첫 며느리 생일은 한상 차려준다면서요

저희 시어머님과 그때는 같이 살았읍니다.

한해 먼저 결혼한 형님 생일날은 해장국 사줬다면서 상을 못 차려준다고 큰 소리 치더군요

그때 제가 좀 특이한 신혼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남편도 없이 신혼생활 1년간 하다가 그떄 남편이 2달정도 저랑 같이 살았을때였던거 같아요

 

시어머님도 저랑 쌓이신게 많으신지 제 생일날 아침 무슨 말을 했는데 대꾸를 안했다며

출근해야 하는 저를 나무라시고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워서 내가 니 부인한테 이런 대우

받고 산다고 난리 치시고

 

저 울며불며 그런거 아니라며 출근준비하고

 

신랑은 제편도 아니고 어머니편도 아니고 낮에 어머니랑 마트 갔는데 오뎅을 먹는 어머님 모습이

슬퍼보였다나

 

그때 알아봐야했어요 이 남편이라는 인간 그 시어머님이 키웠으니 같은 족속이라는것을........

 

결혼하고 아이도 생기고 10주년 생일날

 

뭐 대단한걸 바라는 건 아니고 몇일전부터 제발 소원이니 생일날 내가 미역국 안 안 끓이게 해달라

10년동안 내가 내 생일날 미역국 끓여먹는거 싫었다 즉석미역국이라도 끓여달라

그래도 올해도 미역국 한 그릇 끓여 주지 않고

 

아침에 어딜 가고 싶냐? 어디 가자? 얘기 하는데 다 짜증나더라구요....

 

애들은 감기에 걸렸고 그런건 지가 알아서 해야지 어디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누가 간다고 하나요

평생 나가기 싫어하고 집하고 텔레비젼만 사랑한 당신 죽을때 관속에 tv 묻어준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아침 먹고 설겆이 하고 평소에 집안일 하나도 안 도와 줍니다.(참고로 애가 셋이예요)

겨울에는 일이 없어서 거의 노는 편이구요

생일이니깐 청소 부탁해도 되겠다 싶어

 

아침먹고 집 청소좀 해달라고 했더니

오늘안으로 해준다.

이따가 해준다는 애매모호한 말을 하는거예요

 

계속 해달라고 보챘더니 조금 잠깐 쉬고 있는꼴을 못 보고 청소 해달라고 한다고

성질을 성질데로 부리고 자기가 집안일 안도와주냐고 성질부리면서

계속 제가 얘기하니간

" 짜증난다고 입 닥쳐" 하더군요

 

전 기분이 계속 안 좋았고 기분전환 하자고 애들 데리고 나가자고 하는거 안 나갔어요

 

어떤사람이 청소좀 해달라고 개짜증내면서 입닥치라고 하는데 나가고 싶겠어요

 

오후 2시까지 집안일 하고 잠깐쉬려고 안방에 들어왔는데 계속 인상 구기고 있길래

 

"내 생일 생각하지 말고 나가라 그러고 인상찡그리고 있는 꼴을 못 보겠다"

했더니 부득히 나가지 않고 제가 애들있을때 제일 싫어하는 티브이만 보고 있고

 

5시쯤에 갑자기 방에 들어와서 안나갈건지 나갈건지 고래고래 막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안 나간다고 했더니 성질 더럽다는 둥 고집이 세다는 둥 얘기 하더니

 

갑자기 배고프다고 점심도 차려줬건만 지가 안  먹고 제대로 못먹었다고

 

짜장면하고 짬뽕을 시키더니 막상 음식 오니깐 먹으면 체할거 같다고 안 먹고 애들 방에서 자고

 

저는 애들 다 먹이고 씻기고 누가 낮에 사다준 케익 애들 주고

목욕시키고

재웠어요

 

좀전에 보니깐 동네 사는 공공의 적 결혼 안한 노총각들이 스크린치자고 불러내는거 같든데

나간거 같네요

---------------------------------------------------------------------------

눈물이 나네요

 

그래도 생일이 뭐 큰 의미가 있겠어요

 

전 그냥 큰거 바라는 것도 아닌데 생일날 어디 가자고 물어보는 것도 싫었고

지가 알아서 하는것도 없고

원래 여행이나 외출 싫어하는 인간이고

 

생일날도 저한테 저렇게 대하니

서럽고 지금 애들 일찍 재우고 컴으로 막연히 나에게 일어날 지 모르는 이혼절차나

구직같은거 보고 있다니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아 나 이렇게 살기는 싫었는데

 

암튼 긴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기분 풀려고 쓴 글인데 쓰면서 눈물이 앞을 가려 더이상 쓰지도 못하겠어요

 

IP : 58.229.xxx.10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b
    '12.2.4 11:12 PM (58.145.xxx.127)

    생일 하루만 개떡같고
    364일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2. ..
    '12.2.4 11:19 PM (112.151.xxx.134)

    윗분 댓글 참 좋네요....

  • 3. ㅜㅜ
    '12.2.4 11:48 PM (211.208.xxx.149)

    저라도 축하 해드립니다
    오늘로 생일 징크스 깨지길 빌어드립니다
    내년부터는
    생일에 즐거운 일만 생기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3677 급질문/ 아이허브 주문시 무료 샘플주문 9 시작 2012/04/30 1,812
103676 최시중도 역시나 검찰 문턱선 ‘환자’… 영장심사 뒤 수술 예정 세우실 2012/04/30 678
103675 내일 우체국 업무 하나요? 2 질문 2012/04/30 1,390
103674 너무 순한 우리고양이 10 gg 2012/04/30 2,036
103673 잠실쪽 수학전문학원?? 1 중학생 2012/04/30 1,145
103672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딸아이 "대상 웰라이프-클로레라.... 9 ㅠㅠㅠ 2012/04/30 1,576
103671 세탁비누 환불할까요? 말까요? 5 이거 2012/04/30 1,133
103670 이해찬씨는 대중적 인식이 어떤가요? 16 부엉이 2012/04/30 1,537
103669 [속보] 어버이연합도 "美쇠고기 검역 중단해야".. 19 참맛 2012/04/30 2,635
103668 내일 은행 쉬어요? 1 저기 2012/04/30 1,984
103667 아이가 초밥 킬러인데요. 3 ㅜ.ㅜ 2012/04/30 1,095
103666 낼 벙커1 가실 분 계시려나? 만나보자 2012/04/30 813
103665 근데 어제 황정음씨 같은 드레스는.. 5 궁금 2012/04/30 2,537
103664 어찌해야 하나요??? 운전 2012/04/30 765
103663 시험 못보면 야단치세요? 25 www 2012/04/30 4,424
103662 대문에 부러운 친구 극복에 관한 글을 보고요... 7 육아는 외롭.. 2012/04/30 1,796
103661 종교 가지신 분들은 왜 종교를 믿으세요? 15 궁금 2012/04/30 1,575
103660 영화같은 뮤직비디오 좋았던 거 추천 좀 해주세요^^ 3 추천 부탁드.. 2012/04/30 2,589
103659 근자감 심한 여자는 뭐라고 해줘야 하나요? 12 -_-;; 2012/04/30 3,349
103658 아이 어릴때 놀이공원 가면 이렇게 놀았어요. 2 .... 2012/04/30 940
103657 저도 천주교 신자님들께 질문이 있어요...제 경우는 어떻게 하는.. 14 붕어 2012/04/30 2,140
103656 위장 약하신 분들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4 위가 문제... 2012/04/30 1,594
103655 속옷고르기 질문드려요^^ ^^ 2012/04/30 864
103654 하나씨님(?) 닭발 편육 해 먹었어요. 2 포카리 2012/04/30 2,292
103653 카카오스토리 부담스러워요. 17 ㅠㅠ 2012/04/30 1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