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생일날의 저주

생일 조회수 : 1,051
작성일 : 2012-02-04 23:01:27

제 생일날의 저주는 1987년 중학교 1학년 때부터였던거 같습니다.

채 중학생이 되지 않은 예비중학생이었고

그땐 전 운동선수였지요

 

그날따라 언니들이 소위 말하는 얼차레를 시키더군요

여자들이 더 악랄하게 벌 세우는  아시죠?

초등학교 갓 졸업한 신입생들 군기 잡는다고 운동장 구르고

체육관에서 맞고

 

나중에 집에 갈때 "생일날 재수없게 모야" 이래서 선배언니들한테 더 맞았어요

 

그 이후 생일날 계속 안 좋은 일들만 계속 되었구

 

결혼하고 첫해 생일 맞을대 원래는 시댁에서 첫 며느리 생일은 한상 차려준다면서요

저희 시어머님과 그때는 같이 살았읍니다.

한해 먼저 결혼한 형님 생일날은 해장국 사줬다면서 상을 못 차려준다고 큰 소리 치더군요

그때 제가 좀 특이한 신혼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남편도 없이 신혼생활 1년간 하다가 그떄 남편이 2달정도 저랑 같이 살았을때였던거 같아요

 

시어머님도 저랑 쌓이신게 많으신지 제 생일날 아침 무슨 말을 했는데 대꾸를 안했다며

출근해야 하는 저를 나무라시고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워서 내가 니 부인한테 이런 대우

받고 산다고 난리 치시고

 

저 울며불며 그런거 아니라며 출근준비하고

 

신랑은 제편도 아니고 어머니편도 아니고 낮에 어머니랑 마트 갔는데 오뎅을 먹는 어머님 모습이

슬퍼보였다나

 

그때 알아봐야했어요 이 남편이라는 인간 그 시어머님이 키웠으니 같은 족속이라는것을........

 

결혼하고 아이도 생기고 10주년 생일날

 

뭐 대단한걸 바라는 건 아니고 몇일전부터 제발 소원이니 생일날 내가 미역국 안 안 끓이게 해달라

10년동안 내가 내 생일날 미역국 끓여먹는거 싫었다 즉석미역국이라도 끓여달라

그래도 올해도 미역국 한 그릇 끓여 주지 않고

 

아침에 어딜 가고 싶냐? 어디 가자? 얘기 하는데 다 짜증나더라구요....

 

애들은 감기에 걸렸고 그런건 지가 알아서 해야지 어디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누가 간다고 하나요

평생 나가기 싫어하고 집하고 텔레비젼만 사랑한 당신 죽을때 관속에 tv 묻어준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아침 먹고 설겆이 하고 평소에 집안일 하나도 안 도와 줍니다.(참고로 애가 셋이예요)

겨울에는 일이 없어서 거의 노는 편이구요

생일이니깐 청소 부탁해도 되겠다 싶어

 

아침먹고 집 청소좀 해달라고 했더니

오늘안으로 해준다.

이따가 해준다는 애매모호한 말을 하는거예요

 

계속 해달라고 보챘더니 조금 잠깐 쉬고 있는꼴을 못 보고 청소 해달라고 한다고

성질을 성질데로 부리고 자기가 집안일 안도와주냐고 성질부리면서

계속 제가 얘기하니간

" 짜증난다고 입 닥쳐" 하더군요

 

전 기분이 계속 안 좋았고 기분전환 하자고 애들 데리고 나가자고 하는거 안 나갔어요

 

어떤사람이 청소좀 해달라고 개짜증내면서 입닥치라고 하는데 나가고 싶겠어요

 

오후 2시까지 집안일 하고 잠깐쉬려고 안방에 들어왔는데 계속 인상 구기고 있길래

 

"내 생일 생각하지 말고 나가라 그러고 인상찡그리고 있는 꼴을 못 보겠다"

했더니 부득히 나가지 않고 제가 애들있을때 제일 싫어하는 티브이만 보고 있고

 

5시쯤에 갑자기 방에 들어와서 안나갈건지 나갈건지 고래고래 막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안 나간다고 했더니 성질 더럽다는 둥 고집이 세다는 둥 얘기 하더니

 

갑자기 배고프다고 점심도 차려줬건만 지가 안  먹고 제대로 못먹었다고

 

짜장면하고 짬뽕을 시키더니 막상 음식 오니깐 먹으면 체할거 같다고 안 먹고 애들 방에서 자고

 

저는 애들 다 먹이고 씻기고 누가 낮에 사다준 케익 애들 주고

목욕시키고

재웠어요

 

좀전에 보니깐 동네 사는 공공의 적 결혼 안한 노총각들이 스크린치자고 불러내는거 같든데

나간거 같네요

---------------------------------------------------------------------------

눈물이 나네요

 

그래도 생일이 뭐 큰 의미가 있겠어요

 

전 그냥 큰거 바라는 것도 아닌데 생일날 어디 가자고 물어보는 것도 싫었고

지가 알아서 하는것도 없고

원래 여행이나 외출 싫어하는 인간이고

 

생일날도 저한테 저렇게 대하니

서럽고 지금 애들 일찍 재우고 컴으로 막연히 나에게 일어날 지 모르는 이혼절차나

구직같은거 보고 있다니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아 나 이렇게 살기는 싫었는데

 

암튼 긴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기분 풀려고 쓴 글인데 쓰면서 눈물이 앞을 가려 더이상 쓰지도 못하겠어요

 

IP : 58.229.xxx.10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b
    '12.2.4 11:12 PM (58.145.xxx.127)

    생일 하루만 개떡같고
    364일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2. ..
    '12.2.4 11:19 PM (112.151.xxx.134)

    윗분 댓글 참 좋네요....

  • 3. ㅜㅜ
    '12.2.4 11:48 PM (211.208.xxx.149)

    저라도 축하 해드립니다
    오늘로 생일 징크스 깨지길 빌어드립니다
    내년부터는
    생일에 즐거운 일만 생기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1513 어떤게 맞는건지 의견 좀 나눠주세요 4 뺑소니 2012/03/13 550
81512 성동을 임수경전략공천 1 .. 2012/03/13 812
81511 하드렌즈 교체안하고 오래 끼신 분들 ?? 3 ㅣㅣ 2012/03/13 7,504
81510 저가항공으로 해외가기 괜찮나요? (방콕) 6 괜찮나? 2012/03/13 2,535
81509 오늘 백분토론...유시민님 나오시는데..... 5 리아 2012/03/13 1,172
81508 연애 시작하고 모든 연락 무시하는 친구가 있어요 6 ... 2012/03/13 1,837
81507 해군기지 정도가 아니라 제주도 전체를 요새화시켜야 freeti.. 2012/03/13 542
81506 남향인데 앞에 건물이 있는 아파트 어때요? 3 어린 2012/03/13 1,484
81505 괌pic의 구조가 우리나라 케리비안베이 같은 것인가요? 3 떠나자 2012/03/13 1,591
81504 서른 넘어 결혼이라는 것은... 2 빛으로 2012/03/13 1,704
81503 승무원 해외로 비행다녀온후 얼마나 쉬나요 10 질문 2012/03/13 5,079
81502 일상이 늘 같은 생활..무기력해지네요 1 그냥 2012/03/13 1,074
81501 @@청소년들 수염이 보통 언제쯤 나오나요?@@ 3 두리맘 2012/03/13 1,651
81500 중딩 영양제 추천해 주세요~ 9 피곤 2012/03/13 2,442
81499 이사왔는데 화장실에서 벌레가 나와요~~ 4 2012/03/13 4,342
81498 방송사 낙하산 사장들이랑 가카까지 한방에 날릴 계획! 2 yjsdm 2012/03/13 747
81497 그럼 영어유치원 다닐나이의 6,7세의 교육비는... 7 ... 2012/03/13 2,542
81496 영어유치원 하니간 생각나는데.... 2 별달별 2012/03/13 1,235
81495 이솔 화장품 쓰시는분 계시나요..? 8 ....? 2012/03/13 4,137
81494 전화 못받은 게 많이 잘못한 일인가요? 34 노이로제 2012/03/13 19,351
81493 학교 운영위원을.. 1 애플 2012/03/13 902
81492 남양유업 이것들이 약을 팔고있네요 1 미듬이 2012/03/13 1,260
81491 경춘선 기차 좌석 돌릴 수 있나요? 5 경춘선 2012/03/13 1,212
81490 솔직히 영어유치원 영어실력 의심갑니다 12 에비게일 2012/03/13 3,946
81489 호텔 laundry백 가지고 나오다가.... 22 그런데 2012/03/13 21,495